장신, 위기 5년전 중국 자산 매각→뉴욕 투자로 10억弗 순자산 지켜
개발업체 60곳 파산에 동료들 감옥행…베이징, 블랙스톤 매각 차단
개발업체 60곳 파산에 동료들 감옥행…베이징, 블랙스톤 매각 차단
이미지 확대보기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 13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장신은 중국 정부가 해외 투자를 장려하던 시기에 수십억 달러를 해외로 빼냈다. 하지만 이후 베이징 당국이 미국 투자회사 블랙스톤과의 30억 달러(약 4조 3300억 원) 규모 매각을 막으면서, 중국에 남아 있는 자산은 팔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장신은 FT 인터뷰에서 "맨해튼 역사 지구에는 신규 개발 수요가 안정적으로 존재한다"며 어퍼 이스트사이드에서 6개 건물을 철거하고 10만 제곱피트(약 2800평) 규모의 주거용 타워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위기 예견하고 7년간 6조 원 중국 자산 처분
장신은 2014년부터 2021년까지 중국 자산 300억 위안(약 6조 2800억 원)을 팔았다. 같은 기간 뉴욕과 보스턴의 제너럴모터스 빌딩, 파크애비뉴 플라자 등 미국 프리미엄 부동산 지분을 사들이며 5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장신 부부는 2021년 보유 중이던 소호차이나 회사를 블랙스톤에 팔려고 했다. 이 회사 주식 64%가 장신 부부 소유였는데, 블랙스톤에 회사를 넘기면 지분을 9%로 줄이고 나머지는 현금으로 받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베이징 당국이 거래를 승인하지 않았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중국 기업이 외국 회사에 넘어가면서 막대한 돈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을 원치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신은 베이징과 상하이 주요 프로젝트를 보유한 소호차이나 지분 64%를 여전히 갖고 있으나, 회사 가치는 최고점과 비교해 극히 일부 수준으로 떨어졌다. 장신은 2022년 소호차이나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나기 전 뉴욕으로 이주했다.
애틀랜틱카운슬이 최근 보도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 부동산 침체는 5년째 이어지고 있으며 60개 이상의 개발업체가 해외 채무 불이행 또는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약 8000만 채의 미분양 주택이 시장에 쌓여 있으며, 한 중국 경제학자는 향후 개발업체와 건설업체의 80%가 시장에서 사라질 것으로 추정했다.
골드만삭스는 부동산 침체가 2024년과 2025년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연 2%포인트 끌어내렸으며, 향후 몇 년간 연 0.5%포인트 떨어뜨릴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 투자마저 증세 논란 직면…타겟 고객층 이탈 우려
장신이 중국의 규제 리스크를 피해 뉴욕으로 향했지만, 이제 미국에서도 새로운 정책 불확실성에 부딪혔다. 그녀가 개발 중인 어퍼 이스트사이드 고급 주거용 타워의 주요 고객인 고소득 금융 전문가들이 증세 논란으로 뉴욕을 떠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일 취임한 뉴욕 시장 조란 맘다니는 연소득 100만 달러(약 14억 4400만 원) 이상 고소득자에게 2% 추가 소득세를 부과하겠다고 제안했다. 맘다니는 지난 11일 뉴욕주 의회에서 "부유층과 수익성 높은 기업이 조금 더 기여해야 한다"며 "100만 달러를 버는 사람은 2만 달러(약 2880만 원)를 더 낼 여력이 있다"고 밝혔다. 이 안은 뉴욕주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장신은 이 증세안이 실현될 가능성이 낮다고 일축했다. 그녀는 맘다니가 "구체적인 일, 예를 들어 쓰레기 수거나 노숙자 보호소 운영 같은 것에 집중해야 한다"며 공격적인 증세안을 밀어붙일 권한이 부족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장신은 "사회주의는 좋은 의도에도 생활수준 개선에 처참하게 실패하고 10억 명을 빈곤으로 몰아넣었다는 것을 직접 경험했다"며 "시장경제가 경제를 성장시키고 번영을 가져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부동산 업계는 우려를 표했다. 부동산 중개업체 소더비스 인터내셔널 리얼티의 대니얼 장 중개인은 "부유층 이탈은 뉴욕이 직면한 가장 큰 위험 중 하나"라며 "제안된 세금 변화가 실현되면 고급 시장을 재편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장신 프로젝트가 겨냥한 고소득 금융 전문가들이 바로 이 증세안의 직접 영향권에 있다는 점에서, 그녀의 뉴욕 투자 역시 새로운 정책 리스크에 노출된 셈이다.
중국 경험 바탕 미국서 재도전…동료들은 감옥행·파산
장신의 사례는 중국 부동산 붕괴 속에서도 자산을 지키고 해외에서 새 사업을 시작한 극소수 성공 사례로 평가받는다. 중국 부동산 호황기를 상징했던 억만장자 개발업자들 대부분이 투옥되거나 조사를 받거나 막대한 부채에 시달리는 것과 대조적이다.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의 닐 토머스 연구원은 장신이 "미국이 중국보다 억만장자에게 훨씬 안전한 곳임을 일찍 이해한 선견지명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장신은 중국 부동산 투자 수익률이 베이징의 2020년 부동산 투기 단속 훨씬 이전부터 "매우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높은 자본비용과 낮은 임대료가 원인이었다고 설명했다. "모든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을 수는 없다"며 선진 시장으로 다각화했다고 밝혔다.
장신은 어퍼 이스트사이드 프로젝트가 인근 사립학교에 다니는 자녀 3명을 둔 전문직 종사자를 겨냥한다며, 구매자의 절반은 고소득 금융 전문가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중국에서 기업가로 활동한 것이 내 경력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면서도 "과거만 생각하며 앉아 있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장신과 달리 대다수 중국 부동산 재벌들은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한때 중국 최대 개발업체였던 헝다그룹은 3000억 달러(약 433조 원) 이상의 부채를 안고 2021년 채무불이행에 빠졌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중국 최대 가구 유통업체 이지홈의 왕린펑 회장이 지난해 7월 자살했으며, 부동산 관련 업계에서 4개월 만에 네 번째 기업인 자살 사례였다.
물론 장신도 완전한 탈출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그녀는 여전히 소호차이나 지분 64%를 보유하고 있지만, 2021년 블랙스톤 매각이 베이징 당국의 승인 거부로 무산된 이후 중국 내 잔여 자산 처분 길이 막혔다. 포춘지는 "블랙스톤 매각 무산 이후 외국 매수자를 찾기는 극히 어렵다"며 "장신 부부가 중국 탈출을 위한 최고의 기회를 놓쳤을 수 있다"는 업계 분석을 전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가까운 장래에는 장신의 자산 매각을 허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