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실리콘 대체할 ‘2차원 MoS₂’ 웨이퍼 대량생산 공정 확보
‘옥시-MOCVD’ 기법으로 성장 속도 100배 높여…탄소 불순물 완전 제거
미국 제재 뚫을 ‘기술 자립’ 승부수, 한국 파운드리·메모리 아성 위협
‘옥시-MOCVD’ 기법으로 성장 속도 100배 높여…탄소 불순물 완전 제거
미국 제재 뚫을 ‘기술 자립’ 승부수, 한국 파운드리·메모리 아성 위협
이미지 확대보기중국 연구진은 기존보다 100배 빠른 속도로 차세대 2차원(2D) 반도체 웨이퍼를 대량 생산하는 기술을 확보했다. 이는 미국의 첨단 장비 봉쇄를 ‘소재 혁신’으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8일(현지 시각) 중국 난징 동남대학교 왕진란 교수팀이 난징대 연구팀과 공동으로 차세대 소재인 이황화몰리브덴(MoS₂) 웨이퍼 대량생산 기술을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달 29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실리며 기술적 완성도를 공인받았다.
‘옥시-MOCVD’로 공정 혁명…성장 속도 100배 높였다
그동안 MoS₂와 같은 2차원 소재는 원자 두께만큼 얇으면서도 전자 이동성이 높고 전력 소모가 적어 실리콘을 대체할 유력한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연구실 수준의 화학 기상 증착(CVD) 방식으로는 대면적 웨이퍼를 균일한 품질로 대량 생산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왕진란 교수팀은 기존 금속-유기 화학 기상 증착(MOCVD) 방식의 병목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산소를 반응 과정에 도입한 '옥시(Oxy)-MOCVD' 기법을 고안했다. 연구팀은 산소를 투입해 결정 성장 시 발생하는 에너지 장벽을 낮춤으로써 사파이어 기판 위에 150㎜(6인치) 크기의 단결정 MoS₂ 박막을 입히는 데 성공했다. 실험 결과, 새 공법의 결정 성장 속도는 기존 방식보다 두 자릿수 이상, 즉 100배 이상 빨랐다. 특히 기존 공정의 고질적 문제였던 탄소 불순물 오염을 완벽히 차단했다. 이를 통해 제작한 전계효과 트랜지스터(FET) 배열은 전자 이동도가 기존 대비 10배 이상 향상된 성능을 보였다.
미국 제재 비웃는 ‘반도체 굴기’…RISC-V 결합해 독자 생태계 구축
중국의 이번 성과는 단순한 실험실 데이터를 넘어 실제 산업 적용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실험실 규모의 품질과 산업 규모의 확장성 사이의 간극을 메웠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이미 2D 반도체 분야에서 상당한 기술 축적을 진행 중이다.
2023년 베이징대 류카이후이 팀은 2인치에서 12인치까지 MoS₂ 웨이퍼 배치 생산을 시연했고, 지난해 7월 상하이 푸단대 연구팀은 MoS₂ 트랜지스터 5900개를 집적한 세계 최초 32비트 RISC-V 아키텍처 마이크로프로세서 '우지(Wuji)'를 개발했다. 이달 초에는 베이징 과학기술대, 투과전자현미경(TEM)을 통한 결정 성장 실시간 관찰 기술을 발표했다.
이러한 흐름은 미국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반입 차단 등 하드웨어 제재를 '신소재'와 '오픈소스 설계(RISC-V)'라는 우회로로 뚫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K-반도체에 던지는 경고장…소재 패러다임 전환 서둘러야
전문가들은 중국의 기술 추격이 한국 반도체 산업에 실질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고 평가한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반도체 공학 전문가는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실리콘 기반 미세 공정 우위는 소재 자체가 바뀌는 패러다임 시프트 상황에서 순식간에 무력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2D 반도체는 저전력·고효율이 필수인 AI 반도체와 장거리 양자 통신망 구축의 핵심 요소다. 중국이 이 기술의 표준과 대량생산 체제를 먼저 장악할 경우, 향후 10년 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의 판도는 지금과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포스트 무어' 시대의 주도권은 누가 먼저 신소재를 웨이퍼 위에 균일하게 깔고 이를 수율 높게 생산하느냐에 달려 있다. 중국이 6인치 단결정 웨이퍼 생산 속도를 100배 끌어올린 것은 한국 기업들에 보내는 강력한 기술적 경고장이다.
중국이 확보한 6인치 공정을 8인치(200㎜)·12인치(300㎜) 양산 라인에 언제 이식할지 그리고 실제 AI 가속기 칩에 탑재돼 실리콘 대비 성능 우위를 증명할지가 향후 반도체 시장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