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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큼 다가온 사우디 '오일 머니'…'e스포츠 종주국' 자리도 위험

15만평 'e스포츠 특구' 구축…"매년 1000만 관광객 유치"
게임계에 돈 들이붓는 사우디…넥슨·NC 지분도 대거 확보
부산에 본부 둔 국제e스포츠연맹, 현 회장은 '사우디 왕족'

이원용 기자

기사입력 : 2024-01-21 11:19

사우디아라비아의 신도시 '키디야'에 들어설 예정인 e스포츠 전용 경기장의 모습. 사진=파퓰러스(Populous)이미지 확대보기
사우디아라비아의 신도시 '키디야'에 들어설 예정인 e스포츠 전용 경기장의 모습. 사진=파퓰러스(Populous)
중동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가 '게임·e스포츠 글로벌 허브' 구축을 목표로 거금을 쏟아붓고 있다. '오일 머니'의 주요 타깃이 된 한국 게임업계는 자생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아시아 게임 강국, e스포츠 종주국의 지위를 내어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우디 국부펀드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는 최근 수도 리야드 인근에 건립 중인 신도시 키디야(Qiddiya)에 총 15만평 규모 '게임·e스포츠 지구'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스포츠 경기장 전문 건축사로 꼽히는 파퓰러스(Populous)가 파트너로 참여한 이 곳은 4개의 전용 경기장과 부대시설을 포함 총 7만3000명을 수용 가능한 형태로 기획됐다.

PIF의 자회사 키디야 인베스트먼트 컴퍼니는 e스포츠 지구에 숙식 시설을 대거 조성, 현지에 입주할 20여 개 프로게임단과 30개 이상의 게임사를 유치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토대로 매년 100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할 수 있는 e스포츠 특화 관광 지구를 선보일 계획이다.

사우디는 '2030년까지 세계 엔터테인먼트의 중심지 구성'을 목표로 두고 다각도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게임·e스포츠는 영상 콘텐츠, 프로 스포츠와 더불어 중요한 축으로 손꼽힌다.

키디야 시티 건립과 더불어 사우디는 올 여름 'e스포츠 월드컵'을 선보일 예정이다. PIF를 앞세워 일본의 닌텐도와 캡콤, 미국 3대 게임 개발사로 꼽히는 일렉트로닉 아츠(EA)·테이크 투 인터랙티브(T2)·액티비전 블리자드, 일본의 닌텐도와 캡콤, 유럽 최대 게임사 엠브레이서 그룹 등 세계 각국 게임사에 줄줄이 1조원대 지분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 펀드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 사진=PIF이미지 확대보기
사우디아라비아 국부 펀드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 사진=PIF

사우디의 오일 머니 공습은 한국 게임업계에도 적용된다. 국내 최대 게임사로 꼽히는 넥슨과 엔씨소프트(NC) 모두에 1조원 이상을 투자, 9% 전후의 지분을 확보했다. 코스닥에 상장했던 일본 게임사 SNK는 아예 사우디 게임사에 인수됐으며 이후 자진 상장 폐지했다.

특히 e스포츠 업계는 사우디의 '오일 머니'가 손을 뻗을 경우 이에 대응하기 어려운 '취약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최대 인기 e스포츠 종목인 리그 오브 레전드(LOL) 프로 리그조차 선수 몸값에 비해 취약한 수익 구조로 인해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10개 구단들이 최근 "지난 3년 동안 1000억원 이상의 누적 적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할 정도다.

사우디는 이미 한국 e스포츠 업계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부산시에 본부를 둔 국제e스포츠연맹(IeSF)은 지난해 말 신임 협회장으로 사우디 왕족이자 자국 전자·마인드스포츠 연맹(SAFEIS) 회장인 파이살 빈 반다르 빈 술탄 알 사우드 사우디를 선출했다. IeSF는 2008년 설립 당시 한국이 주축이 된 곳으로 설립 직후 10년 동안 한국인들이 회장을 맡았던 곳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e스포츠라는 단어 자체의 시발점이었던 만큼 종주국으로 인정받는 것은 사실이나 미국과 중국 등의 거대 자본에 밀려 실질적으로 업계를 주도하진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오일 머니를 앞세운 중동까지 더해진다면 업계 자체적인 대응으로는 한계가 명확할 것인 만큼 정부 등에서도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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