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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스웨덴 ‘反테슬라’ 파업 확대일로…머스크 “미친 짓” 맹비난

마리 닐손 스웨덴 금속노조 위원장(왼쪽)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스웨덴 금속노조/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마리 닐손 스웨덴 금속노조 위원장(왼쪽)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스웨덴 금속노조/로이터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의 ‘무노조 경영원칙’이 스웨덴 경제계를 흔들고 있다.

말뫼·예테보리·트렐레보리·쇠데르텔리에항 등 스웨덴의 4개 항만에서 항만 노동자들이 테슬라 전기차의 입항을 차단하는 집단행동에 나서면서 촉발된 ‘반 테슬라 연대파업’의 파장이 확대일로를 걷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연대파업은 스웨덴 내 테슬라 서비스센터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단체협약 체결 요구를 거부한 테슬라 스웨덴법인을 상대로 지난 달 27일부터 파업에 들어가면서 시작됐다. 스웨덴에서 영향력이 매우 큰 금속노조(IF메탈)가 파업에 동조하면서 규모가 확산됐다.

그러나 테슬라 경영진이 오히려 강경 대응에 나서면서 양측 간 갈등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머스크 “단체협약 체결 요구 절대 수용 불가”


23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이번 사태를 지켜보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테슬라 경영진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고 보도했다.

머스크 CEO는 이날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한 마디로 미친 짓을 벌이고 있다”며 반 테슬라 연대파업을 벌이고 있는 스웨덴 노동단체들을 맹비난했다.

이는 테슬라 서비스센터 근로자들의 단체협약 체결 요구를 받아들일 생각이 전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어서 스웨덴의 반 테슬라 연대파업 사태는 악화일로를 걸을 가능성이 커졌다.

머스크는 X에 트윗을 올리는 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전기차 전문 매체 테슬라라티에 따르면 머스크는 테슬라 스웨덴법인에 서비스센터 노동자들의 단체협약 체결 요구에 일체 응하지 말 것을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스웨덴 테슬라법인 소속 근로자들을 대변하는 스웨덴 금속노조 측은 “지난 7일 마지막으로 테슬라 측과 협의를 가진 이후 추가 협의 일정이 잡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스웨덴 서비스통신노조도 연대파업 가세


가디언은 반 테슬라 연대파업이 스웨덴 내 테슬라 사업장 8곳으로 확산되었으며, 우편‧철도‧건설 노동자들을 포괄하는 스웨덴 서비스통신노조(SEKO)가 파업에 가세하면서 스웨덴 경제계의 뜨거운 현안으로 급부상했다고 보도했다.

유로뉴스는 “SEKO에는 테슬라 서비스센터의 업무상 필수적으로 필요한 부품 수급을 책임지고 있는 우편 및 물류 관련 노동자들도 포함돼 있다”며 “테슬라 스웨덴법인의 운영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사태를 관망하던 스웨덴 재계도 입장 표명에 나서면서 이번 사태는 스웨덴 전역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6만여 개 스웨덴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스웨덴경제인연합회(CSE)는 지난 19일 낸 입장문에서 “스웨덴 노동단체들이 테슬라 제품이 들어오는 항만의 하역작업을 차단하는 행동을 벌이는 것은 스웨덴의 이미지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웨덴 금속노조 “요구 관철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


그러나 이번 연대파업을 주도하는 스웨덴 금속노조가 테슬라 서비스센터 노동자들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연대파업을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이번 사태는 스웨덴 경제계를 뒤흔들 핵심 현안으로 떠올랐다.
가디언은 “스웨덴 금속노조는 조합원만 30만명 이상을 둔 영향력이 막강한 노동단체”라면서 “단체협약 체결 요구를 테슬라 측이 수용하지 않는다면 이번 사태는 앞으로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스웨덴 기업에서 일하는 근로자 10명 중 9명은 사용자와 체결한 단체협약에 따라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웨덴 금속노조는 이번 사태가 테슬라 사업장 소속 근로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 뿐 아니라, 스웨덴 노동운동의 근간을 지키는 차원에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리 닐손 스웨덴 금속노조 위원장은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테슬라 노동자들뿐 아니라 스웨덴 고유의 노조 전통을 지키기 위해 이번 연대파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테슬라 스웨덴 법인의 반 노조 행보가 전통적으로 강한 영향을 행사해온 스웨덴 노조의 영향력을 해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을 막겠다는 얘기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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