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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테슬라 전기차, 스웨덴 수출에 비상 걸린 이유

스웨덴 남부의 예테보리항. 사진=컨테이너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스웨덴 남부의 예테보리항. 사진=컨테이너뉴스
최근 파업으로 미국 완성차 업계를 들었다 놓은 끝에 요구 조건을 관철하고 완승을 거둔 전미자동차노조(UAW)도 숙제로 남겨둔 사업장이 한 곳 있다.

다름 아닌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이자 무노조 경영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테슬라다.

GM·포드자동차·스텔란티스 같은 완성차 업체들이 맹추격을 벌이고 있을 정도로 테슬라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석권하고 있지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경영철학에 기반한 테슬라의 무노조 장벽에 비집고 들어갈 틈조차 없어서다.

그러나 테슬라의 유럽 사업장에서 테슬라 경영진이 전혀 예상치 못한 사건이 터져 관련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웨덴에 대한 수출을 가로막을 수도 있는 노사 분규가 스웨덴 주요 항만에서 처음으로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미국과는 다르게 유로존에서는 노조가 활성화돼 있고 입김도 매우 강한 것과 직결돼 있다.

스웨덴 4대 항만 노동자들, 테슬라 전기차 입항 저지 예고

2일(이하 현지 시간) 온라인 매체 와이어드에 따르면 말뫼·예테보리·트렐레보리·쇠데르텔리에항 등 4개 항만에서 항만 노동자들이 테슬라 전기차의 입항을 차단하는 집단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이들 항만은 테슬라 전기차가 스웨덴으로 들어오는 관문으로서 집단행동을 경고하고 나선 곳은 6만 명에 육박하는 조합원을 둔 스웨덴 운송노조로 오는 7일부터 테슬라 전기차를 실은 선박의 입항을 저지하는 행동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웨덴 운송노조는 “우리의 집단행동이 시작되고 나면 그때부터 테슬라 전기차는 스웨덴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테슬라 전기차가 스웨덴에 수출되는 일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테슬라, 스웨덴 금속노조의 단체협약 체결 요구 거부


그러나 스웨덴 운송노조가 테슬라와 직접 관련이 있는 단체는 아니고 테슬라와 관련이 있는 곳은 스웨덴 금속노조(IF메탈)다.

스웨덴 내 테슬라 서비스센터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을 위해 이들이 속한 스웨덴 금속노조가 단체협약 체결을 테슬라에 요구해 왔으나 테슬라 경영진이 이를 수용하지 않자 테슬라 서비스센터 노동자들이 지난달 27일부터 파업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단체협약이란 노조와 사용자 간 단체교섭의 결과로 근로조건 기타 노사관계의 제반 사항에 대해 합의한 문서를 말한다.

테슬라 경영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운송노조가 금속노조와 연대하는 차원에서 집단행동을 계획하고 나섰다. 직접 관련이 없음에도 산별 노조끼리 서로 지원에 나설 정도로 스웨덴의 노조 운동이 활성화돼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와이어드는 “스웨덴의 노동관계법에 따르면 사용자 입장에서 단체협약 체결이 의무적인 것은 아니지만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것이 스웨덴 기업들 사이에서는 그동안 오랜 관행이었다”면서 “그 결과 스웨덴 근로자의 약 90%가 사용자와 체결한 단체협약에 따라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스퍼 페테르손 스웨덴 금속노조 대변인은 “우리는 테슬라 사업장의 노동자들이 여느 스웨덴 기업들에 적용되는 똑같은 기준에 따라 일하면서 노동자로서 권리를 누릴 수 있기를 바라는 입장”이라면서 “테슬라가 스웨덴 사업장 노동자들의 처우와 관련해 스웨덴의 노동관계법을 존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테슬라 사업장의 근로자들은 아직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않은 상태라 여타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 비해 열악한 처우와 근로환경에서 근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와이어드는 “스웨덴은 테슬라 입장에서 유럽 내 5위 전기차 시장이다”라며 “테슬라가 스웨덴에서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판매한 전기차는 1만6309대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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