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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 2023] "마크로스만 100번 봤다"…'진짜 덕후'들의 게임 '테르비스'

웹젠 산하 신생 개발사 웹젠노바, 지스타서 설명회 개최
애니메이션 컷씬 앞세운 '명품 2D 서브컬처 게임'이 목표

이원용 기자

기사입력 : 2023-11-17 19:13

지스타 2023 '테르비스' 게임 설명회 기념 사진. 개발사 웹젠노바의 천삼 대표(왼쪽)과 윤태호 '테르비스' 총괄 프로듀서(PD). 사진=이원용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지스타 2023 '테르비스' 게임 설명회 기념 사진. 개발사 웹젠노바의 천삼 대표(왼쪽)과 윤태호 '테르비스' 총괄 프로듀서(PD). 사진=이원용 기자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덕후'들을 위한 제대로 된 게임 하나 만들어보기 위해 시작한 프로젝트가 바로 테르비스다. 저부터가 과거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사랑, 기억하고 있습니까'를 100번 이상 봤을 정도다. 같은 취향을 공유하는 많은 이들을 위한 게임을 선보이고 싶다."

웹젠의 차기작 서브컬처 게임 '테르비스' 개발을 맡고 있는 자회사 웹젠노바의 천삼 대표가 지스타 2023 '테르비스' 설명회에서 한 말이다.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사랑, 기억하고 있습니까'는 1984년 개봉한 일본의 극장판 애니메이션이다.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에서 웹젠은 당사의 서브컬처 게임 3종을 전시했다. 일본 파트너사가 개발하고 웹젠이 국내 배급을 맡은 '라그나돌: 사라진 야차 공주',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 전시와 더불어 테르비스의 시연대가 마련됐다.
테르비스 게임 일러스트들. 사진=이원용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테르비스 게임 일러스트들. 사진=이원용 기자

지스타 2일차인 17일에 열린 테르비스 설명회에는 천삼 대표와 윤태호 테르비스 총괄 프로듀서(PD)가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테르비스의 기획 의도와 주요 콘텐츠를 소개하고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이 이뤄졌다.

테르비스는 당초 '프로젝트W'라는 가칭으로 개발되던 수집형 게임이다. 정식 명칭은 땅을 뜻하는 라틴어 '테라(Terra)'와 순환을 뜻하는 '오르비스(Orbis)'의 합성어다. 게임의 배경이 되는 행성, 나아가 땅의 신적인 존재라는 뜻을 모두 담고 있다.

천삼 대표는 "웹젠노바의 '노바(Nova)'는 신성이란 뜻의 라틴어로 테르비스와 연결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웹젠이 새로운 게임을 선보이는 '신성'이 되자는 의미에서 지은 이름이며 프로젝트W 역시 '새로운 웹젠(Webzen)'이 되기 위한 게임이란 뜻을 담고 있다"고 밝혔다.

웹젠노바는 2021년 새로 설립된 업체로 알려졌다. 천 대표는 "웹젠은 그간 코어 IP '뮤 온라인'을 중심으로 성인 세대를 위한 MMORPG를 중점적으로 선보여 온 기업"이라며 "10년 후에도 게이머들의 사랑을 받는 기업이 되기 위한 고민이 새로운 도전을 위한 웹젠노바의 탄생으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테르비스 전투 예시 화면. 사진=웹젠이미지 확대보기
테르비스 전투 예시 화면. 사진=웹젠

지스타에서 공개된 '테르비스'는 남자 주인공과 4명의 여성 캐릭터가 파티를 이뤄 세계를 모험하고 몬스터들과 겨루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전투는 이른바 '반 턴제'라 불리는 ATB(Active Time Battle) 시스템을 사용했다.
윤태호 총괄 PD는 "사실 게임에는 주인공 외 남성 캐릭터들도 등장할 예정인데, 완성된 캐릭터들을 내보내다 보니 시연 버전에는 의도와는 달리 여성 캐릭터들만 배치되게 됐다"며 "ATB는 기존 서브컬처 수집형 게임에도 자주 활용되는 익숙한 시스템으로 '체인 스킬'이란 시스템을 더해 전략적 차별화를 노렸다"고 설명했다.

테르비스 속 전투에서 각 캐릭터는 일반 스킬과 필살기를 갖고 있으며 '체인 스킬'은 이들 스킬 간 연계가 이뤄지는 것을 뜻한다. 시연 버전에선 필살기와 필살기 사이 연계만 이뤄졌으나 실제 출시 시에는 일반 스킬과 일반 스킬, 일반 스킬과 필살기 사이 연계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적 1인을 공격하며 특정 상태이상이 걸린 적에게 똑같은 피해를 적용한다'란 필살기를 가진 캐릭터는 해당 상태이상을 적 전체에 부여하는 필살기를 가진 아군과 조합할 때 큰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테르비스 필살기 컷씬 예시 화면. 사진=웹젠이미지 확대보기
테르비스 필살기 컷씬 예시 화면. 사진=웹젠

서브컬처 게임으로서 테르비스의 특장점에 대한 질문에 웹젠 측은 '애니메이션 컷신'을 들었다. 시연 버전에선 다섯 캐릭터가 모두 필살기를 쓸 때 일정 시간 동안 고품질 애니메이션으로 구성된 컷신 연출이 적용됐다.

윤태호 PD는 "회사의 이름을 공개하긴 어렵지만, 애니메이션 분야 전문성이 있는 파트너사와 함께 작업하고 있다"며 "가능한 한 모든 캐릭터가 컷신을 갖고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일정 등급 이상 캐릭터에만 컷신이 주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답변했다.

서브컬처 수집형 게임에는 으레 미소녀 캐릭터와 주인공 간의 연애적 요소를 담은 '호감도 시스탬'이 존재한다. 웹젠노바는 이러한 호감도 시스템에 크게 집중하지 않는 것으로 차별화를 노린다. 이용 연령대 역시 성인보다는 15세, 12세 이용가를 지향한다.

윤 PD는 "직접적인 연애 요소를 부각하기보다는 캐릭터 사이의 케미스트리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천삼 대표는 "개발진의 '덕심'과 사심을 채우기 위함이라면 성인 타깃 게임도 생각해볼 수 있겠지만, 보다 많은 이용자들에게 사랑받는 게임이 될 수 있도록 이용 연령대를 낮추려 한다"고 덧붙였다.

웹젠노바의 천삼 대표(왼쪽)과 윤태호 테르비스'총괄 PD가 기자들과 질의를 주고받고 있다. 사진=이원용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웹젠노바의 천삼 대표(왼쪽)과 윤태호 테르비스'총괄 PD가 기자들과 질의를 주고받고 있다. 사진=이원용 기자

테르비스의 출시 목표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윤태호 PD는 "내년 상반기 목표로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를 준비하고 있으며, CBT에 따른 이용자 반응을 토대로 출시 시점을 조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게임의 개발진은 현재 약 50명 규모로 알려졌다. 천삼 대표는 "출시 직후 시간에 쫓겨서 우리가 원하는 퀄리티가 아닌 콘텐츠를 급하게 선보이고 싶지는 않다"며 "최소 6개월, 최대 1년 분량의 업데이트 로드맵이 구체적으로 구상된 시점에 정식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테르비스 출시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 대해 천삼 대표와 윤태호 PD는 "프로젝트W는 결코 단발성 프로젝트가 아니며 '명품 2D 서브컬처 게임'이 되기 위해 장기간 공들인 게임"이라며 "이를 통해 웹젠노바, 나아가 웹젠 전체가 게이머들의 사랑을 받고 다양한 팬을 거느린 게임사로 자리 잡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입을 모았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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