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의 거짓'의 성공은 콘솔 플랫폼 중심의 패키지 게임도 온라인 게임, 모바일 게임에 버금가는 충분한 비즈니스 모델(BM)을 구축할 수 있다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IP 자체의 파워도 적지 않은 만큼 네오위즈에게 향후 5년, 10년의 먹거리로 자리 잡지 않을까 싶다."
올 9월 19일 출시된 후 한 달 만에 100만장의 판매량을 기록, 손익분기점을 돌파한 게임 'P의 거짓'에 대해 네오위즈 관계자에게 묻자 한 말이다.
P의 거짓은 칼 한 자루로 거대한 적에 맞서 싸우는 액션 RPG다. 여기에 고 난이도 액션 플레이에 고전 동화 '피노키오'를 배경으로 한 다크 판타지 서사가 결합돼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지난해 8월 독일 대형 전시 행사 '게임스컴'에서 가장 기대되는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상 등 3개 상을 수상하며 글로벌 기대작으로 떠올랐다.
실제 출시 후 100만장 이상 누적 판매 외에도 PC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이용자 평가 '매우 긍정적(총 1만2109명 참여, 긍정 평가 비율 90%)' 등 게임성과 매출 양면에서 호평 받고 있다.
P의 거짓의 성과는 특히 한국에선 몇십 년 동안 비주류로 취급돼 온 '토종 패키지 게임'의 불씨를 되살렸단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간 국산 게임 중 상업적으로 '대박'을 친 게임은 대부분 '인게임 결제' 중심의 온라인·모바일 게임, MMORPG와 슈팅 게임으로 플랫폼, 장르가 편중됐다는 평을 받아왔다. 이러다 보니 정액제 BM, 패키지 게임에 익숙한 서구권 시장에서 국산 게임이 인기를 끄는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P의 거짓과 같이 글로벌 게이머들에게 확실히 눈도장을 찍은 개발사는 패키지 게임으로 온라인 게임 못지 않은 이익을 보는 것이 가능하다"며 "데뷔작의 성공이 이후 5년, 10년의 연속성을 충분히 담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공한 MMORPG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와 같은 수익을 거두지만 그 이면에는 사후 개발, 라이브 운영 과정에서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면도 있다"며 "반면 패키지 게임은 개발이 마무리된 후에는 추가적인 비용이 거의 들지 않고, 플랫폼 별 할인 등에 따라 장기간 추가 이익이 발생하는 만큼 그 사이 온전히 속편이나 후속작 개발에 몰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네오위즈 측에 이에 관해 문의하자 "P의 거짓을 스팀 등 플랫폼에서 '찜하기' 기능을 통해 위시리스트에 담는 이용자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P의 거짓이 이렇듯 장기적 성과의 기틀을 마련한 핵심 요인으로 게임성과 더불어 매력적인 배경 세계관과 서사가 손꼽힌다.
일례로 P의 거짓 개발사 라운드8 스튜디오를 이끄는 박성준 네오위즈 신규개발그룹 본부장은 "북미 톱급 영화사로부터 P의 거짓 영화화 제안을 받았다"고 말한 바 있다. 미디어 콘텐츠의 원천 IP로서 로열티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잠재력을 보인 셈이다.
DLC(확장팩), 후속작으로 연결 짓기 좋은 서사라는 점 또한 중요한 포인트다. P의 거짓 결말부엔 이 게임의 세계관이 '피노키오' 외에도 또 다른 고전 동화 '오즈의 마법사'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하고 있다.
캐나다의 미디어 전문지 스크린랜트(Screen Rant)는 "고전 동화에 대한 P의 거짓의 접근 방식은 예상보다 훨씬 역동적이었다"고 호평했다. 또 다른 매체 더 게이머(The Gamer)는 "P의 거짓의 엔딩을 본 후 든 11개의 궁금증'이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후속작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네오위즈 또한 게임 개발의 중요한 포인트로 서사를 지목했다. 최근 네오위즈가 공개한 'P의 거짓' DLC 개발진 공개 채용에선 필수 요건으로 '매년 5종 이상의 패키지 게임을 엔딩까지 경험할 것'을 제시했다. 개발 역량은 물론 패키지 게임과 그 서사에 대한 깊은 이해도까지 중요한 요건으로 보는 셈이다.
최지원 'P의 거짓' 총괄 디렉터는 최근 유튜브 영상을 통해 DLC 콘셉트 이미지들을 공개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DLC를 기다리며 다양한 예상, 창의적인 이야기까지 나오는 것을 보며 심장이 고동치는 것을 체감한다"며 "P의 거짓 개발진은 재미있는 게임을 꾸준히 만들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