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도쿄 올림픽' 개막식 중 선수단 입장곡이 게이머들의 눈길을 끌었다. 오케스트라로 연주된 입장곡들이 일본 유명 게임들의 BGM이었기 때문이다.
도쿄 올림픽 공식 발표에 따르면 이번 선수단 입장곡 목록에 19개 게임이 이름을 올렸다. 이중 '드래곤 퀘스트', '파이널 판타지', '몬스터 헌터', '소닉' 등은 한국 게이머들에게도 큰 인기를 끈 게임이다.
이번 입장곡의 주인공은 단연 스퀘어에닉스였다. '파이널 판타지', '킹덤 하츠', '크로노 트리거'에서 각 2곡, '드래곤퀘스트'와 '사가' 시리즈, '니어 레플리칸트'에서 1곡으로 총 9곡을 입장곡 목록에 올려 '게임 음악 명가'로서 명성을 과시했다.
스퀘어에닉스 다음으로 반다이남코가 '테일즈' 시리즈 2곡과 '소울 칼리버', '에이스 컴뱃' 등 4곡으로 2위를 차지했으며 세가·코나미·캡콤이 각 2곡으로 공동 3위를 기록했다.
한편, 입장 행진곡의 시작과 끝은 스퀘어에닉스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의 '서곡'이 장식했다. 이 음악은 일본 원로 작곡가 스기야마 코이치가 작곡한 음악으로, 그는 60년대 '후지 테레비'에서 활동하며 가요, 광고음악 등을 작곡했으며 '과학닌자대 갓차맨(한국명 독수리 오형제)' 등 애니메이션 음악을 맡기도 했다.
스기야마는 스퀘어에닉스가 1986년 발매한 '드래곤 퀘스트'의 BGM을 작곡한 뒤로 게임음악 전문가로 활동했으며, 1987년 세계 최초로 게임 음악 오케스트라 콘서트를 연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선 스기야마가 '극우파'로서 정치적 행보를 보였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실제로 스기야마는 2012년 "중국·러시아·한국이 일본 주권을 침해하고 있어 전쟁도 불가피하다"고 발언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미국 매체 데일리비스트는 "스기야마 코이치는 타국을 무시하는 정치적 발언은 물론 성차별적 발언도 서슴지 않은 인물"이라며 "그의 음악이 '화합'을 중시해야할 올림픽 개막식에 울려퍼진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