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發 '뉴타운 부활'…규제완화 '환영', 비아파트 가격상승 '우려'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재개발 규제 완화 대책을 발표하며 사실상 ‘뉴타운’ 부활에 시동을 걸었다.

재개발 활성화 대책 발표 이후 시장에서는 재개발을 막던 ‘대못’인 주거정비지수제가 폐지된 데다 오세훈표 '공공기획' 발표로 선택지까지 늘어났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전문가들도 그동안 진입 장벽이 높았던 재개발 사업의 문턱이 낮아지면서 주택공급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긍정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러나, 사업 활성화에 따른 투자 수요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시는 지난달 26일 재개발 사업 활성화를 위해 6대 규제완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에는 ▲주거정비지수제 폐지 ▲‘공공기획’ 전면 도입을 통한 정비 구역 지정 기간 단축(5년 → 2년) ▲주민 동의율 민주적 절차 강화와 확인 단계 간소화 ▲재개발 해제 구역 중 노후 지역 신규 구역 지정 ▲2종 일반주거지역 7층 규제 완화 통한 사업성 개선 ▲매년 재개발 구역 신규 발굴 등이 담겼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내용은 ‘주거정비지수제 폐지’다. 주거정비지수제는 주택 노후도, 주민 동의율 등을 따져 점수로 환산해 재개발구역으로 지정하는 제도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임기 시절이던 지난 2015년 도입됐다.

주거정비지수제는 그동안 재개발사업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혀왔다. 부문별로 상세히 점수화해 일정 점수 이상을 받아야 사업 신청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오 시장은 “재개발이 필요한 노후 저층주거지 중 법적 요건이 충족되는 지역은 약 50%에 이르지만, 주거정비지수제를 적용하면 재개발 가능 지역은 14%에 불과했다”면서 “2015년 이후 서울시에 신규 지정된 재개발 구역은 단 1건도 없을 정도로 신규 주택공급이 억제돼 왔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주거정비지수제 폐지 등 서울시의 재개발 규제 완화 방안에 부동산 전문가들 반응은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멸실주택 수를 제외하고 실제로 증가하는 주택 물량을 보면 재건축보다 재개발이 더 많다”며 “서울시의 재개발 규제 완화안 발표로 앞으로 서울 주택공급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과거 뉴타운 구역으로 지정됐다가 해제된 곳이 몰려있는 서울 동북·서남권 일대 노후주거지를 중심으로 재개발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긍정 반응과 달리 재개발 규제 완화로 사업이 활성화되면 연립·다세대주택 등 비아파트로 투기세력이 흘러들어올 수 있다는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빌라 밀집지역 등이 앞으로 재개발사업 추진지역으로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노후주거지의 정비사업 진입문턱이 낮아져 재개발 시동을 거는 지역이 증가한다면 사업 기대감이 선 반영된다”면서 “비아파트 주거지 중 노후 단독·다가구 또는 다세대·빌라 밀집지의 매매가격 상승이 현실화되고,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갭투자 형태의 거래도 늘어 매매가격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재개발사업 추진 과정에서 분담금·이권 문제 등으로 주민 갈등이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지분가격 상승으로 조합원 기대 수익 수준이 오르고, 조합원 배분 등을 세밀하게 조율해야 하는 부분은 서울시의 해결 과제”라고 지적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