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Biz 24] GM, 맥도날드, 로얄캐리비안 크루즈, 핼리버튼 등 직원해고하며 주주환원 정책 확대 '눈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대한 대응으로 종업원을 해고하면서, 배당을 실시하고 자사주를 매입하는 일부 미 대기업에 대해 비판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4일(현지시간) 전했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주 환원은 최근 10년 사이 3배 이상으로 늘었다. 대부분의 미국 기업은 현재 배당을 축소하고 있지만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데도 배당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기업도 있다.
로열 캐리비언 크루즈, 핼리버튼, GM, 맥도날드는 모두 직원 해고, 조업시간 단축, 급여 삭감 등을 실시하면서도 주주 환원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규제 당국에의 신청서류와 기업의 발표 문서, 기업 간부의 발언 등으로 확인됐다.

공적 연기금이나 자선 기금 등이 소속하는 기관투자가평의회(CII)의 켄 버시 집행이사는 "대기업은 지금이야말로 사회시스템 전체를 생각하고 일이 계속 돌아가도록 손을 내밀 때"라고 말한다.

로열 캐리비안은 코로나19로 크루즈선 운항을 정지, 유동성을 강화하기 위해 36억 달러의 차입을 실시하고 3월 중순부터 계약종업원의 해고에 착수했다. 그러나 5월 시한인 6억 달러의 자사주 매입은 잔여분을 중단하지 않고 매입하고 있으며 배당금 지급도 계속하고 있다. 이 회사는 분기별로 배당을 지급하고 있으며 지난해 배당 총액은 6억200만 달러였다.

회사 대변인은 재무와 유동성을 지키기 위해 단호한 행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해고와 주주 환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이번 주 S&P500지수를 구성하는 기업들이 올해 코로나19 영향으로 배당을 평균 50% 삭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주주 환원을 중단해야 하는 곳은 2조3000억 달러의 경기부양 대책에 따라 정부의 자금을 지원받는 기업뿐이다. 매사추세츠대 윌리엄 라조닉은 기업이 배당지급과 자사주 매입을 계속하고 있다면 종업원을 해고해서는 안 된다며 주주환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맥도날드는 3월부터 점포를 폐쇄하고 테이크아웃과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프랜차이즈 업소 직원들은 수입이 줄어 생계의 위협을 받고 있다.

맥도날드는 자사주 매입을 중단했지만 지난해 36억 달러 상당의 연간 배당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회사 측은 종업원이냐 배당이냐 하는 선택은 아무 관련이 없다면서 다만 프랜차이즈 업소에 월세 지급 연기와 함께 고용을 유지하기 위한 지원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GM은 북미에서의 생산을 중단하고 종업원의 급여를 일시적으로 20% 삭감했다. 홍보 담당자에 따르면 3월 20일 1분기 배당을 지불하고 다음 배당에 대해서는 경제 환경을 검증해 1개월 후에 방침을 발표한다고 말했다.

핼리버튼은 3월 23일부터 휴스턴 사무소의 직원 3500여명을 일시 해고했으며 오클라호마주는 350명을 감원했다. 그러나 3월에 1분기 배당을 계획대로 지급하고 있다.

블랙록, 뱅가드 등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투자 기업에 대해서는 인적자본을 우선해 달라고 하면서도 기업들에게 인력 감축 중단을 요구하지는 않고 있다.

오랫동안 자사주 매입을 비판해 온 타미 볼드윈 상원의원은 이익은 그것을 창출한 직원과 나눠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기업이 자사주 매입을 늘려 부유층과 경영진에게 보답하면서 시설을 폐쇄하거나 종업원을 해고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것이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