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생수 판매가 허용된 게 1994년 4월부터다. 이른바 낙동강 페놀 오염사고 이후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생기면서 외국인 관광객용 생수 판매를 일반인에게 확대한 것이다.
외국인에 대한 판매는 1988년 서울올림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물론 그 이전에도 생수 업체는 존재했다. 1976년 이후 미군 부대에 생수를 납품하는 업체들이다.
낙동강 오염사고가 나자 생수업체들은 기다렸다는 듯 법원에 소송을 냈고 결국 승소한 것이다.
국내 생수 시장은 지난해 기준 2조3000억 원 규모다. 생수를 파는 업체도 300여 개에 이른다.
수돗물을 그냥 마시는 사람을 거의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하지만 국내에서 팔리는 생수 병중 90%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된 상태다. 플라스틱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지름 5nm(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의 미세플라스틱이다.
전 세계 시장에서 1분에 100만 병씩 팔리는 생수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사다.
그렇다고 수돗물을 마시기도 불안하다. 노후 파이프에서 나오는 녹물 등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게 유일한 대안인 셈이다. 전 세계에서 생산하는 플라스틱 양은 4억6000만 톤이다. 이중 일회용 플라스틱 배출은 2021년 기준 1억3900만 톤 규모다. 분당 트럭 한 대 분량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에 버려지는 셈이다.
우리나라의 플라스틱 배출은 인당 102kg 정도다. 500ml 생수병 8500개 만큼 버리는 셈이다. 바다에 떠다니는 5조 개 이상의 미세플라스틱은 수거도 불가능하다. 1인당 일주일에 5g의 미세플라스틱을 먹고 있다는 보고도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몸 밖으로 배출되지도 않아 고혈압과 당뇨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아는 한편 바다 생물의 생태계까지 파괴한다.
내달 말 부산서 열리는 국제플라스틱 국제협약 성안을 위한 5차 회의에 관심을 가지고 저감 운동에도 동참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