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총리에 오른 이시바 시게루는 아베노믹스를 반대해온 인물이다. 앞으로 경제정책 방향이 전 정부를 계승하면서도 아베노믹스의 유산을 종결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대신 지방의 발전이 일본경제에 기폭제라는 소신에는 주목할 만하다. 기업의 지방 진출과 고용 창출 그리고 관광산업 육성이 지방경제 활성화 3대 정책으로 제시했을 정도다.
한마디로 지방에 기업을 유치해서 고용을 창출하고 이주민을 끌어모아 인구감소를 막아야 한다는 논리다.
이시바의 경제 소신은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의 관심사다. 재정과 통화정책이 글로벌 외환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우에다 일본 중앙은행 총재를 만난 후 기자들에게 “추가로 금리를 인상할 여건이 아니다”라는 발언은 엔화환율을 달러당 147엔으로 출렁이게 했다. 총리의 발언이 시장에 미칠 영향력을 간과한 대표적인 사례다.
게다가 독립적인 정책을 펼쳐야 하는 중앙은행 총재를 만난 것 자체도 부적절하다.
총리 출마 직후에는 금융 소득세를 강화하겠다고 언급해 투자심리를 냉각시킨 사례도 있다.
일본 증시를 살렸던 소액투자자 비과세제도(NISA)에 대한 언급도 마찬가지다. 전문 분야인 외교 안보 분야에서도 논란을 일으켰다.
미국 싱크탱크 기고문에서 ‘미 일 안보조약의 비대칭성을 고쳐야 한다’는 주장을 한 것이다. 일본 내 미군기지 관련 협정을 수정하고 미국 핵무기사용 공유나 아시아판 나토 구상 등은 국가의 입장을 중시해야 하는 사안이다.
이시바 신임총리의 외교 데뷔 무대는 라오스에서 열리는 아세안 정상회의다.
한일 정상회담도 예정돼 있다. 양국 정상의 만남은 한미일 3국 간 긴밀한 경제 안보 협력뿐만 아니라 해묵은 양국의 숙제를 푸는 데도 중요하다. 40년을 허비하고 폐기 위기에 처한 한일 대륙붕 공동개발 등 경제적인 과제도 많다.
7광구 개발은 양국 간 실익을 얻을 수 있는 분야다. 의례적인 정상회의도 필요하지만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만남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