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와 일본제철은 반세기에 걸친 협력관계다. 1973년 6월 8일 포항에 일관 제철소를 건설할 당시 기술 협조를 해준 곳도 일본제철이다. 포스코가 민영화된 1998년 이후에는 상호 출자 관계를 유지 중이다.
지난해 8월에는 전략적 제휴 관계를 3년 연장하는 협정도 체결한 상태다. 친환경 철강 생산을 위한 반제품 융통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협력을 지속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포스코와 일본제철 간 자본과 기술 협력의 강도는 옅은 편이다. 2016년에는 유동성 확보를 이유로 포스코 주식 75만 주를 처분했을 정도다. 포스코도 이듬해 일본제철 지분 일부를 매각하며 맞대응했다.
일본제철은 남은 포스코 주식 298만4712주도 매각하겠다고 선언했다. 포스코 전체 주식의 3.4%에 해당한다. 24일 종가 기준으로 1조1160억원 규모다.
주식 매각 시기는 시장의 동향을 봐가며 결정할 예정이다.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불가피하다.
양사 간 협력 필요성이 낮아진데다 US스틸 인수를 위한 150억 달러의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일본제철은 지난 7월 중국 바오산강철과의 협력관계도 청산했다. 중국에 진출한 일본 자동차 업계의 사업 축소로 자동차용 강판 수요가 줄어든 여파다.
양사는 2004년 중국에 합작사를 설립하는 등 협력관계를 강화했으나 2021년 이후 특허분쟁을 거치면서 관계 정리에 이른 것이다. 바오산의 강판 생산량은 70%나 줄어든 상태다.
일본제철은 대신 US스틸 인수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US스틸 인수를 추진한 게 지난해 말이다. 미국이 자국 내 전기차 생산 기업에 보조금을 주면서부터다. 미국에 진출한 일본 전기차에 강판을 조달하려면 현지 생산이 불가피하다. 문제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까지 나서 US스틸 매각에 제동을 걸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제철은 철강노조에 서한을 보내는 한편 협상기간을 대선 이후로 연장하면서 인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글로벌 철강산업 변화에 예민해져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