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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뚝산업의 변신'…소재·에너지 등 신사업에 빠지다

중국·동남아 등 후발업체 추격에 배터리·소재 분야로 영토 확장
업황 악화·경기침체로 전통 사업부문 주춤, 新사업은 급성장 중

서종열 기자

기사입력 : 2023-02-08 08:00

포항제철소 전경. 사진=포스코이미지 확대보기
포항제철소 전경. 사진=포스코
생산 설비의 정중앙에 거대한 굴뚝이 자리하는 산업이라는 의미에서 '굴뚝산업'으로 불리는 중화학공업이 최근 변신을 시작했다. 플랜트 설비 등을 통해 제품을 생산하던 과거와 달리, 배터리와 소재, 바이오 등 친환경 미래 산업으로 주력 사업이 변화하고 있다.

중화학 기업들의 변신은 급변하는 산업 환경 때문이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거대 내수시장을 보유한 외국의 후발 기업들의 추격으로 인해 기술 격차가 좁혀지면서 첨단 기술이 뒷받침된 미래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2015년부터 본격화된 친환경 미래 산업에 대한 투자가 시간이 흐르면서 최근에야 결실을 보고 있다. 주요 중공업 기업들의 매출 비중에서 과거의 주력 사업 부문보다 신사업 부문의 매출 비중이 커지고 있다.

7일 산업계에 따르면 철강업체를 비롯해 석유화학 등 국내 주요 중공업 기업들의 친환경 미래 사업이 최근 열매를 맺고 있다. 지난해 연결매출 비중을 분석한 결과,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기존 주력 사업 부문 대신 신사업 분야의 매출 비중이 늘어난 것이다.

대표적인 곳이 포스코그룹이다. 포스코그룹은 지난달 27일 기업설명회를 열고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84조7500억원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11% 성장했다고 밝혔다.

눈에 띄는 점은 계열사별 매출액(별도 기준)이다. 철강이 주력인 포스코의 매출액은 42조6950억원으로 전년 대비 7% 늘어나며 포스코홀딩스의 매출비중 중 50.3%를 차지했다. 52.3%를 차지했던 2021년 대비 2.0%p 감소한 것이다.
반면 비철강 부문의 실적이 크게 늘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37조900억원, 포스코에너지 3조7070억원, 포스코케미칼 1조530억원, 포스코건설 9조4350억원 등으로 4개사의 매출 비중이 전년 대비 3.1%p 상승했다.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변화는 더욱 뚜렷하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4조8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 중 포스코의 영업이익이 2조2950억원으로 전년 대비 66.5%가 감소했는데, 그룹 전체 영업이익 중 24.7%에 불과했다. 태풍 '힌남노'로 인한 피해로 생산 차질과 복구비용 발생 등이 영업이익 축소의 배경으로 지목됐다.

포스코홀딩스의 지난해 3분기 사업부문별 매출 실적.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이미지 확대보기
포스코홀딩스의 지난해 3분기 사업부문별 매출 실적.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반면 인터내셔널·건설·케미칼·에너지 등 주력 4개사의 영업이익이 1조5650억원에 달하면서 그룹 전체 영업이익의 32.3%를 차지했다. 13.6%에 불과했던 2021년 대비 18.6%나 급증한 것이다.

포스코그룹의 매출 및 영업이익 비중이 변화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8년 최정우 회장이 취임한 이후부터다. 최 회장은 취임 당시 "그룹 사업구조를 '그린·모빌리티'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포스코그룹이 철강을 넘어 강재와 부품, 이차전지 소재, 수소 등 친환경 사업의 선도 기업으로 발돋움해야 한다"고 말했다.

철강과 함께 대표적인 굴뚝산업으로 불리는 석유화학업계도 마찬가지다. 석유화학업계 빅4(LG화학·롯데케미칼·금호석유화학·한화솔루션)로 이들은 지난해 업황 악화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신사업 유무에 따라 업체별 연간 실적이 달라졌다.

LG화학과 한화솔루션은 이전부터 꾸준하게 준비해왔던 신사업이 지난해부터 제대로 빛을 보기 시작했다. 사업 부문별 영업이익만 놓고 보면 주력 사업 부문이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지난달 31일 실적을 공개한 LG화학은 지난해 연결기준 51조8649억원의 매출액에 2조995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의 경우 주력 사업 부문인 유화 부문의 업황 악화로 인해 전년 대비 40.4% 감소했다.

LG화학 대산공장 야간 전경. 사진=LG화학이미지 확대보기
LG화학 대산공장 야간 전경. 사진=LG화학

실적을 살펴보면 LG화학은 이전부터 추진해왔던 역점 사업들이 지난해 본궤도에 오르면서 역대급 매출액을 기록했다. 첨단소재 부문과 배터리 부문(LG에너지솔루션) 매출액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연매출 50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세로 인해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25조5986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LG화학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던 유화 부문은 업황 악화와 정제마진 하락 등으로 수익이 급감했다.

한화솔루션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오는 16일 실적 공개를 앞둔 한화솔루션은 올해 견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화사업 부문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지만,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부문의 성장세가 가팔라 조 단위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철강·석유화학 등 주요 중화학 기업들이 후발 주자들과의 격차를 벌리기 위해 첨단 기술력을 덧입힌 신사업에 주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과 인도, 동남아시아 등 거대 내수시장을 등에 업고 있는 해외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수위에 서기 위해 기술력에 기반을 둔 신사업을 통해 격차를 벌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LG화학의 지난해 3분기까지의 사업 부문별 매출 실적.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이미지 확대보기
LG화학의 지난해 3분기까지의 사업 부문별 매출 실적.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실제 포스코그룹은 철강에 집중됐던 사업구조를 비철강 부문으로 확대하고 있다. '2030 성장비전'을 통해 이차전지 소재와 리튬·니켈 등 원자재, 수소, 에너지, 식량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는 의도다.

가장 빠른 성과를 내고 있는 분야는 이차전지 소재 분야다. 포스코케미칼을 주축으로 오는 2030년까지 양·음극재 생산량을 93만 톤(t)까지 늘려 글로벌 소재 기업으로 변신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소재의 원료인 리튬·니켈 등 자원사업도 본격화한다.

당장 호주에서는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생산 공장이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포스코아르헨티나 역시 내년부터 설비를 순차적으로 완공할 예정이다. 에너지와 식량 사업 부문은 포스코에너지와 합병한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총대를 멨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광양 LNG터미널을 대규모로 확장 중인데, 내년 6월 준공이 목표다.

수소 사업은 포스코가 맡고 있다.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를 활용해 수소시장에 진출하는 게 목표다. 2030년까지 국내외에서 추진 중인 블루그린수소 프로젝트를 본격화해 연간 50만t을 국내에 공급할 계획이며, 2050년까지는 연 700만t 규모의 수소 생산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LG화학은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이차전지 소재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동시에 열분해유를 활용한 대규모 리사이클링 플라스틱 제조 공정 구축에 나섰다. 이 밖에도 바이오플라스틱 설비 구축에도 힘을 쓰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을 주축으로 한 SK그룹 화학계열사들도 신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유화 부문에 집중됐던 기존의 사업구조가 서서히 다양하게 바뀌고 있다는 평가다.

석유화학업체 한 임원은 "중화학 기업들의 경우 과거 에틸렌 등 유기화학물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면서 호황을 누렸지만, 중국 등 후발 경쟁업체들의 대규모 설비투자와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업황 악화가 겹치면서 지난해 상당한 실적 악화를 경험하고 있다"면서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유화 부문의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이제는 생존을 위해 신사업에 공격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만큼 향후 공격적인 설비투자 및 신사업 확장이 더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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