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힘든 시기를 보낸 카카오가 2025년에는 반등할 것으로 기대된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이 커지면서 그동안 윤 정부와 지속적으로 마찰을 빚어왔던 카카오의 주가가 반등한 것과 더불어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들의 안정적 운영, 그리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될 AI 연계 서비스들까지, 내년 을사년(乙巳年)을 맞는 카카오에 대한 평가는 대부분 장밋빛으로 가득 차 있다.
지난 3일 밤, 윤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밤 10시 25분쯤 TV를 통해 생중계된 비상계엄 선포에서 윤 대통령은 현재의 야당 활동을 "자유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짓밟고, 헌법과 법에 의해 세워진 정당한 국가기관을 교란시키는 것으로써, 내란을 획책하는 명백한 반국가 행위"라고 규정했다.
1979년 이후 45년 만에 선포된 비상계엄에 나라는 극심한 혼란에 휩싸였다. 비상계엄 관련 수많은 뉴스가 삽시간에 쏟아져나왔고 대형 포털 일부에서는 한시적으로 접속 장애가 발생할 정도로 트래픽이 급증했으며 카카오톡에서도 비상계엄 관련 글이 빠르게 공유되면서 정치적 불안정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그 상황은 카카오에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여러 포털과 서비스가 순간적이나마 '먹통' 사태를 빚은 것과 달리 카카오톡은 안정적으로 운영됐기 때문이다. 덕분에 시민들은 카카오톡을 통해 정보와 소식을 공유할 수 있었고 이후 이어진 시민들의 여의도 시위에서도 소통에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당시 이통3사의 통화와 문자메시지 전송이 수월하지 않았던 것을 떠올리면 카카오톡이 제 역할을 톡톡히 한 셈이다.
뒤이어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카카오그룹 주가가 일제히 급등했다. 카카오그룹은 윤 정권에서 전방위적인 압박을 받으며 주가가가 크게 떨어졌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 조사와 카카오모빌리티 규제, 나아가 창업자인 김범수 의장은 SM엔터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런 상황에서 윤 정권의 조기 종식 가능성이 높아지자 카카오그룹을 향한 정권의 규제가 완화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만약 2025년 '을사년'에 정권이 바뀐다면 카카오로서는 정치적 리스크는 크게 해소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 뿐만이 아니다. 올 한 해 이렇다 할 AI 결과물을 내놓지 못했던 카카오가 마침내 AI와 카카오톡을 연동한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10월, 카카오는 멀티모달(텍스트, 이미지와 같은 다양한 데이터양식을 동시에 처리가능) 언어모델(MLLM) '카나나-v(Kanana-v)'를 공개했다. 카나나는 한국어 및 한국 문화적 맥락(context)에 대한 이해도가 높게 특화됐며, '음성과 영상'까지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카나나-o(Kanana-o)'와 한국어 음성 요약 및 번역에 최적화 된 오디오 언어모델 '카나나-a(Kanana-a)'까지 3개의 멀티모달 언어모델 라인업을 구축했다.
카카오의 카나나 AI 모델은 기본적으로 'FLAG(최고성능)-ESSENCE(중소형)-NANO(초경량)' 언어모델 기반에, 'KOLLAGE(고품질 이미지 생성)', 'KINEAM(비디오 콘텐츠 생성)'와 같은 비주얼 생성모델과 'KARVE(음성인식)', 'KAST(음성합성)'과 같은 음성모델로 구성된다. 카나나는 카카오 AI 서비스의 첫 번째 단계이며, 2025년에 본격적으로 카카오톡과 연동된 AI 서비스 공개를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LLM 모델과 자체 모델을 혼합해 출시하는 새로운 AI 서비스가 카카오톡과 연동돼 기존 사업들과 시너지를 발휘하고 막대한 양의 트래픽을 발생시킬 경우 카카오의 실적과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뿐만 아니라 카카오는 비핵심 사업군의 일부 조정과 매각을 진행하는 동시에 기존 강점을 보여온 엔터테인먼트·포털·게임·웹툰 등 주력 사업을 강화하는 등 '선택과 집중'을 통해 비용효율화와 수익성 개선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증권가에서도 카카오 목표주가를 상향하고 있다. 정치적 리스크 해소와 신규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으로 카카오는 2025년 다시 한 번 재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