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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 없인 AI 팩토리 못 돌린다"…엔비디아, BESS '공식 표준 인증' 편입

차세대 AI 데이터센터 설계 규격 'DSX 레디(Ready)'에 배터리 에너지 저장 시스템(BESS) 최초 지정
LG엔솔·테슬라·히타치에너지 '1차 인증 파트너' 합류… 34.5kV 중전압 버스 연계해 전력 품질 통제
AI BESS 시장 2027~2030년 연평균 77% 폭발적 성장 전망… 대만 델타전자 등 공급망 수혜 기대
NVIDIA 로고. 사진=AP/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NVIDIA 로고. 사진=AP/뉴시스
인공지능(AI) 칩 선두주자인 미국 엔비디아(NVIDIA)가 대규모 초거대 AI 데이터센터(AI 팩토리)의 안정적 가동을 위해 배터리 에너지 저장 시스템(BESS)을 자체 표준 참조 설계 규격에 편입했다.
엔비디아가 자사의 차세대 데이터센터 인프라 표준화 프로그램인 'DSX 레디(DSX Ready)' 인증 대상에 기존 액체냉각 분배장치(CDU)에 이어 BESS를 필수 전력 설비로 공식 지정한 것이다.

엔비디아의 첫 번째 공식 BESS 인증 파트너 명단에는 한국의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미국 테슬라(Tesla), 일본 히타치 에너지(Hitachi Energy)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동시다발적으로 초고전력을 소비하는 수만 대의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전용 가속기(ASIC)가 동시에 연산에 돌입할 때 발생하는 극심한 전압 강하와 주파수 왜곡을 방어하기 위해선, 단순한 외부 전력망 공급을 넘어 '초고속 전력 버퍼링(완충)'을 담당할 전용 에너지 저장 장치가 AI 공장의 필수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10월 4일(현지시각) 대만 온라인 뉴스 매체 타이바오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지난 9월 22일 DSX 레디 사양을 개정하고 GPU 냉각 제어를 넘어 데이터센터 전력 계통 전반을 직접 규격화하는 종합 인프라 플랫폼 전략을 가동했다.

34.5kV 중전압 버스 직결… 전력 버퍼링 및 과도 상태(Ride-Through) 방어


엔비디아가 공개한 DSX 참조 설계 아키텍처에 따르면, BESS는 외부 공공 전력망(Grid), 데이터센터 구내 자체 발전 설비, 그리고 대규모 AI 서버 부하(Load) 사이에 위치한 '34.5kV 중전압 버스'에 직접 연계된다.

이 시스템은 과거 재생에너지 연계형 ESS의 주 임무였던 '심야 잉여 전력 충전 후 피크 시간대 방전(피크 시프팅)'이나 전기요금 차익 거래 용도와는 질적으로 완전히 다른 임무를 수행한다.

AI 가속기 클러스터가 거대언어모델(LLM) 훈련과 추론을 시작할 때 순간적으로 치솟는 메가와트(MW)급 부하 충격을 실시간으로 흡수하는 '전력 버퍼' 역할을 전담한다.

외부 송전망에서 정전, 순간 전압 강하, 주파수 급변 등 이상 징후가 발생할 경우 마이크로초(μs) 단위로 즉각 반응해 서버 다운을 막는 '단기 과도 전력 공급(Fault Ride-Through)'을 전담해 데이터 손실을 원천 차단하는 핵심 안전망이다.

"단순 전력량 확보 넘어 전력 품질이 승부처"… 美 2030년 전력의 12% 육박


투자 자문업계와 에너지 전문 연구기관들은 AI 인프라의 핵심 화두가 '충분한 전력 용량 확보'에서 '엄격한 전력 품질 관리'로 패러다임이 이동했다고 입을 모은다.

미국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LBNL)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내 데이터센터의 연간 전력 소비량은 2024년 192TWh(미국 전체 전력의 4.7%)에서 2030년 649TWh(11.8%)로 3배 이상 폭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2024년부터 2030년까지 미국에서 새롭게 늘어나는 전체 전력 소비량의 무려 33%를 데이터센터가 차지하게 된다.
특히 초거대 GPU 클러스터의 대규모 동기화 연산은 전력망에 유효 전력뿐만 아니라 무효 전력의 급격한 변동을 야기해 전압 불균형을 초래한다.

정밀한 전력 전자 제어 능력을 갖춘 BESS가 동반되지 않으면 지역 송배전망 자체가 붕괴될 위험이 상존하는 만큼, 글로벌 빅테크 데이터센터 설계에서 BESS의 필수 채택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AI BESS 시장 2030년까지 연 77% 폭풍 성장… 글로벌 밸류체인 지각변동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분석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전력 설비 내 AI 특화 BESS의 보급률은 2027년 약 3% 수준에서 2030년 5~10%까지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설치 용량 역시 현재의 약 5GW 수준에서 2030년 30GW 규모로 6배 급팽창할 전망이다. 2027년부터 2030년까지의 복합 연평균 성장률(CAGR)은 무려 77%에 달해, AI 하드웨어 생태계 내에서 가장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할 킬러 섹터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대규모 배터리 팩 제조와 고도화된 에너지 소프트웨어 제어 역량을 겸비한 글로벌 선두 주자들이 초반 승기를 잡았다.

테슬라는 독자 대용량 메가팩(Megapack) 플랫폼을 앞세우고 있으며, 지멘스와 AES의 합작사인 플루언스 에너지(Fluence), 그리고 엔비디아 1차 인증을 획득한 LG에너지솔루션과 히타치 에너지가 시스템 통합(SI) 기술력을 무기로 엔터프라이즈 AI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대만 공급망 역시 발 빠르게 들썩이고 있다.

글로벌 전원공급장치 및 전력 인프라 1위 기업인 델타 전자(Delta Electronics)가 압도적인 시스템 통합 역량을 바탕으로 엔비디아 공급망 내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했으며, 윤바오(J&V Energy), 홍더(HD Renewable), 셩다(Sysgration), 시텔(SEATEL) 등 대만의 에너지 솔루션 전문 기업들도 데이터센터 전력 백업 시장 진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GPU 연산 칩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첨단 액체냉각에 이어 '배터리 에너지 저장 시스템'까지 엔비디아의 표준 인증 생태계로 흡수되면서, AI 패권을 둘러싼 기술 전쟁은 이제 발전·송전·배전을 아우르는 거대한 에너지 인프라 전면전으로 확장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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