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즈리스트·해상 관제 집계… 전년 동월 대비 46% 급증하며 아시아-유럽 핵심 우회로 부상
중동 해상 분쟁 장기화에 중·러 선사 쇄빙·내빙 컨테이너선 및 LNG 운반선 집중 투입
운항 거리 최대 40% 단축… 극지 운항용 'Ice-class' 고부가가치 특수선 신조 발주 봇물 예고
중동 해상 분쟁 장기화에 중·러 선사 쇄빙·내빙 컨테이너선 및 LNG 운반선 집중 투입
운항 거리 최대 40% 단축… 극지 운항용 'Ice-class' 고부가가치 특수선 신조 발주 봇물 예고
이미지 확대보기글로벌 해사 정보 분석기관과 로이즈리스트(Lloyd's List) 해상 관제 집계에 따르면, 지난 2026년 9월 한 달간 북극 북동항로를 통과한 상업 선박의 운항 횟수는 총 133회를 기록하며 전년 동월 대비 무려 46% 폭증했다.
기존 주력 해상 통로였던 중동 관문들이 지정학적 무력 충돌로 사실상 봉쇄되거나 막대한 전쟁 보험료가 부과되자, 극지 해빙(解氷)기인 9월을 맞아 중국과 러시아 선사들을 중심으로 북극 해상 회랑을 대체 항로로 전격 선택한 결과다.
전통적인 남아프리카 희망봉 우회 항로 대비 항해 거리와 운항 일수를 최대 30~40% 이상 단축할 수 있는 북극항로의 실물 물동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영하 수십 도의 혹한과 유빙을 견딜 수 있는 특수 '내빙(Ice-class)' 고부가가치 상선에 대한 글로벌 해운사들의 신조 발주 수요가 조선업계의 새로운 승부처로 부상하고 있다.
10월 4일(현지시각) 글로벌 해사 전문매체 시뉴스(SeaNews)와 로이즈리스트 관제 데이터에 따르면, 이번 9월의 이례적인 통항 급증은 일시적 현상을 넘어 유라시아 해상 공급망의 구조적 대전환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중·러 선사, 상하이·닝보-유럽 노선에 내빙선 집중 배치
이번 통항량 폭증의 주역은 중국과 러시아 국적 선사들이다.
양국 해운사들은 중국의 상하이, 닝보 등 주요 환적항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유럽 북서부 주요 항만을 직결하는 정기 컨테이너선과 북극 가스전 중심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북극항로에 대대적으로 배차했다.
통상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화물선이 수에즈 운하를 이용하지 못하고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할 경우 운항 기간이 10~14일 이상 늘어나고 막대한 유류비가 소요된다.
반면 베링해협을 통과해 러시아 시베리아 북쪽 연안을 지나는 북극 북동항로는 희망봉 루트는 물론 평시 수에즈 운하 경로보다도 운항 거리를 약 7,000km 이상 줄일 수 있어 물류비와 납기를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올해 여름철 북극 해빙 면적이 평년 수준 이하로 감소하며 항행 가능 일수가 늘어난 기후적 요인에 더해, 중동 해역의 군사적 위험을 회피하려는 선사들의 대체 경로 확보 전략이 맞물리며 선박들이 북극항로로 대거 쏠렸다.
조선업계 새 승부처… '아이스 클래스' 고부가가치 선박 신조 수요 자극
북극 북동항로의 상업적 효용성이 구체적인 물동량 데이터로 입증되면서, 극지방 해역을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는 '아이스 클래스(Ice-class·내빙 등급)' 특수선에 대한 글로벌 발주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북극항로는 일반 상선이 단독으로 진입하기 어려워 선체 외판을 두껍게 보강하고 극저온 추진 시스템을 장착한 고내빙 등급(Arc4~Arc7) 선박이나 쇄빙선의 호위가 필수적이다.
현재 북극항로에 투입 가능한 내빙 컨테이너선과 쇄빙 LNG선의 공급은 글로벌 선대 전체를 통틀어 극히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해운·조선 전문가들은 수에즈와 호르무즈 해협의 지정학적 불안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만큼,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아시아-유럽 공급망을 유지하려는 글로벌 선사들의 내빙 상선 신조 수요가 급격히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극지 선박 건조 경험과 초격차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 및 글로벌 대형 조선소들에게 새로운 고수익 수주 장이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가 촉발한 글로벌 공급망 불안 속에서 북극 북동항로가 단순한 '탐사 항로'를 넘어 글로벌 상업 해운의 실질적인 대체 대동맥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