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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해군 조선소 한계 부딪히자 손 내민 미국… 한국 조선 3사 건조 동맹 시험대 올랐다

- 美 해군 2026년 5월 조선 계획서, 자국 생산 기반 구조적 한계 공식 인정
- 한화 필리 조선소 50억 달러 투자, 연간 20척 건조 체제 추진
- 한국 대형 3사 1450억 달러 수주잔고 속 美 의회 법적 규제 장벽 상존
미국 해군이 2026년 5월 자국 조선 산업 기반의 생산 역량 한계를 공식 규정하고, 291척에 머문 전투 함정 전력을 보완하기 위해 한국 조선업과 공급망 연대를 본격화한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해군이 2026년 5월 자국 조선 산업 기반의 생산 역량 한계를 공식 규정하고, 291척에 머문 전투 함정 전력을 보완하기 위해 한국 조선업과 공급망 연대를 본격화한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해군이 2026년 5월 자국 조선 산업 기반의 생산 역량 한계를 공식 규정하고, 291척에 머문 전투 함정 전력을 보완하기 위해 한국 조선업과 공급망 연대를 본격화한다. 미국 내 조선소의 인력난과 만성적인 건조 지연을 타개하기 위해 동맹국의 기술과 블록 제작 능력을 흡수하는 조달 체계 개편에 착수했다.

본토의 생산 공백을 메우려는 시도가 가시화하면서 한국 조선업계는 함정 유지·보수·정비와 특수선 블록 공급을 중심으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미국 해군 생산 기반 한계 규정과 협력 전환


미국 해군 전문 연구기관인 국제해양안보포럼(CIMSEC)은 2026년 10월 2일(현지시각) 미국 해군사관학교 마커스 존스 교수의 분석 기고를 게재하고, 미국 해군이 직면한 조선업 병목 현상과 한국과의 산업 협력 과제를 제시했다.
존스 교수에 따르면 미 해군은 2026년 5월 공개한 장기 조선 계획서에서 건조 도중 반복된 설계 변경, 실행 과정에서의 요건 확대,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던 공정 일정과 비용 추산이 빚어낸 생산 기반의 부족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미 해군 전투 함정 수는 냉전 정점이던 1987년 568척에서 2015년 271척으로 줄었다. 2026년 5월 기준 현역 전투함은 291척으로 법정 목표치인 355척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해군은 2031년까지 전투함 299척에 보조함 68척, 무인 함정 83척을 합산한 총 450척 규모의 '총 해군 함정 전력' 구상을 내놨다. 이는 기존 단일 전투함 집계 방식과 다른 기준으로, 실제 전투함 수의 복원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분석이다.

미국 내 함정 건조 인력은 1980년 6월 19만 8700명에서 2025년 6월 14만 5700명으로 급감했다. 주력인 버지니아급 공격잠수함 건조는 연간 2척 목표에 못 미치는 1.1척에서 1.2척 수준에 정체돼 있다. 1999년 세계 건조 점유율 5%에 머물렀던 중국이 2024년 50% 이상으로 올라서며 국가 주도 조선 생태계를 완성한 반면, 미국은 상선 기반이 무너지며 해군 함정을 지탱할 제조 기반 자체가 좁아졌다.

생산 설비 투자와 정비 사업 실증


한국 조선업은 2024년 기준 보상총톤수(CGT) 기준 세계 선박 건조량의 약 27%를 기록하며 기술 집약 선종에서 확고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2026년 6월 말 기준 한국 대형 조선 3사인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의 상선과 해양플랜트 합산 수주잔고는 1450억 달러(약 195조 6050억 원)에 달한다. 3년 치 이상의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한국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은 대규모 자본 투자와 현지 거점 확보로 현실화하고 있다. 한화는 2024년 12월 인수한 미국 필리 조선소에 50억 달러(약 6조 7450억원) 규모의 설비 투자 계획을 마련했다. 도크와 부두를 늘리고 블록 조립 시설을 추가해, 현재 연간 1척에서 1.5척 수준인 건조 능력을 최대 20척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 해상수송사령부 소속 함정 유지·보수·정비 사업은 양국 생산 체계 결합의 시험대로 평가받는다. 한화오션이 수행한 월리 쉬라함 정비는 초기 3개월 계획과 달리 선체 부식과 방향타 전면 교체 등 300건 이상의 정비 항목이 발생하며 7개월이 걸려 2025년 3월 마무리됐다.

HD현대중공업이 맡은 앨런 셰퍼드함 정비 역시 당초 60여 개였던 작업 항목이 100건 이상 추가되며 2026년 1월에야 출항했다. 이후 HD현대중공업이 세사르 차베스함 정비 사업을 연이어 수주하면서 정비 협력은 일회성 시범 사업을 넘어 실질적 연속 사업으로 안착하고 있다.

양국 정부 차원의 지원 체계도 가동됐다. 미국 상무부와 한국 산업통상자원부는 2026년 5월 8일 한·미 조선 파트너십 이니셔티브(KUSPI) 양해각서를 맺었다. 이어 2026년 7월 23일 워싱턴에 한·미 조선 파트너십 센터(KUSPC)를 공식 개소하고 공급망과 인력 훈련 등 15건의 협약을 체결했다. 양국은 미국 선박 건조 협정(MASGA) 구상과 결부된 총 1500억 달러(약 202조 3500억원) 규모의 조선산업 협력 투자펀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 조선 산업 파급 경로와 규제 장벽


미 해군의 조달 체계 개편은 한국 조선업계에 구체적인 사업 경로를 열어주고 있다.

미 해군이 본토 조선소의 과부하를 덜기 위해 동맹국 분산 건조 모델을 적극 도입하면서, HD현대중공업은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 잉걸스 인더스트리스와 손잡고 차세대 군수지원함 개념설계 공동 참여 협약을 맺었다. 한화오션은 필리 조선소를 인수해 연간 20척 체제를 지향하는 현지 생산 거점을 마련했다. 삼성중공업은 미국 조선사 바이거와 정비·인력 훈련 협력을 추진하는 한편, 무인선 기업 사로닉과 협약을 맺고 함정 제조 자동화 솔루션 공급망에 진입했다.

국내 대형 3사는 기존 상선 일감에 더해 미 해군 보조함 정비와 분산 모듈 제작이라는 새로운 고부가가치 먹거리를 확보했다.

다만 미국 의회의 법적 규제와 지정학 변수는 협력 사업에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 하원이 통과시킨 2027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안은 외국 조선소에서 건조된 미국 군함에 연방 예산을 사용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상원 군사위원회 역시 후속 생산과 공급망의 미국 이전을 조건으로 보조함에 한해 극히 제한적인 해외 건조만을 허용하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 상무부가 2025년 10월 필리 조선소 관련 법인을 포함한 한화 계열사 5곳에 제재를 가했다가 한 달 뒤 1년간 유예한 사례처럼, 미·중 갈등에 따른 공급망 불안도 잠재적 변수로 남아 있다.

향후 시장에서 확인해야 할 핵심 변수는 미국 의회의 국방수권법 최종 입법 내용과 1500억 달러 규모 투자펀드의 실제 집행 속도다. 한국 조선업계가 증명해 온 사전 설계 완성도, 엄격한 공정 통제, 납기 준수 규율이 미국 현지 작업 환경에 얼마나 흡수될 수 있는지가 장기 파트너십의 성패를 좌우한다. 미 의회가 해외 건조 예외 규정을 끝내 승인하지 않거나 생산 이전 과정에서 제도적 마찰이 심화할 경우, 양국 간 조선 협력은 실질적인 건조 물량 확대로 이어지지 못할 수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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