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먼저 메타의 지배구조부터 짚어볼 필요가 있다. 메타는 차등의결권 구조를 갖고 있다. 일반 투자자가 거래하는 A주는 1주당 1표, 저커버그 등 내부자가 보유한 B주는 1주당 10표다. 이 구조 덕분에 저커버그는 전체 지분의 10%대만으로 의결권 과반을 장악하고 있다. 그러나 이 체제에는 치명적 약점이 있다. B주는 매각되는 순간 A주로 전환된다. 지분을 현금화할수록 지배력이 깎여 나가는 것이다. 창업자의 부와 권력이 서로를 잠식하는 구조라 할 수 있다.
첫 번째 의도는 바로 이 약점을 메우는 데 있다. 메타가 제출한 공시를 보면, 이번 논의는 저커버그 개인의 유동성 문제에서 출발했다. 특히 캘리포니아 주민발의안 40호에 따른 세금을 내기 위해 지분을 팔 경우 의결권이 줄어드는 문제가 직접 거론됐다. 무의결권 C주는 이 딜레마를 정면으로 해소한다. 아무리 팔아도 표는 줄지 않기 때문이다. 저커버그로서는 지배권이라는 나무를 지키면서 현금이라는 열매만 거둘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두 번째 의도는 지배권의 장기적 고착이다. 지금까지 저커버그의 지배력은 시간이 흐를수록 조금씩 약해지는 구조였다. 세금, 기부, 개인 투자 등으로 지분을 처분할 때마다 의결권은 희석됐다. C주는 이 시계를 멈춰 세운다. 경제적 지분은 줄어도 의결권은 그대로 남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가 가진 회사의 몫과 회사에 대한 권력 사이의 간극은 벌어질 수밖에 없다. 회사가 내세운 명분 역시 이를 숨기지 않는다. 특별위원회는 저커버그가 메타를 다음 시대로 이끌 최적임자이며, C주가 창업자 주도 모델을 이어가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 번째 의도는 회사 차원의 자금 활용이다. 공시에는 저커버그의 유동성과 함께 '회사의 자금조달 목표'를 그의 의결권 희석 없이 달성한다는 표현이 등장한다. 이는 의미심장하다. 메타는 지금 인공지능 인프라에 천문학적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앞으로 대규모 인수합병이나 임직원 주식보상, 나아가 신주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에 나설 때 C주는 더없이 편리한 도구가 된다. 새 주식을 아무리 찍어도 저커버그의 지배력은 흔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시장 일각에서 결국 유상증자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는 이유다.
그렇다고 이를 곧바로 유상증자 계획으로 단정하는 것은 성급하다. 아직 그러한 계획은 발표된 바 없다. 무의결권 주식을 먼저 도입한 구글의 사례도 참고할 만하다. 구글은 2014년 C주를 도입한 뒤 이를 주로 임직원 보상에 활용했고, 오히려 막대한 현금으로 C주를 사들여 소각해 왔다. 무의결권 주식이 반드시 증자의 수단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방증이다. 정확히 말하면 메타가 확보한 것은 특정한 계획이 아니라 '선택지'다.
과거의 기억도 되짚어볼 만하다. 메타는 2016년에도 같은 카드를 꺼냈다. 당시 명분은 재산의 99%를 기부하겠다는 저커버그 부부의 자선 활동이었다. 그러나 주주들은 대가 없는 지배력 영구화라며 소송을 제기했고, 페이스북은 이듬해 재판을 앞두고 계획을 접었다. 이번 이사회가 저커버그와 '창업자 정렬 계약'을 맺어, 의결권을 그에 상응해 줄이지 않는 C주 매각을 제한한 것은 그때의 교훈을 의식한 조치로 읽힌다. 다만 이 계약에 향후 추가 C주 배당의 조건까지 담겼다는 점은 이번 조치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결국 C주의 진짜 의도는 하나로 수렴한다. 소유와 지배를 분리하는 것이다. 저커버그는 회사의 몫을 줄여가면서도 회사의 운전대는 놓지 않을 수 있게 됐다. 메타는 지배구조를 흔들지 않고 주식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수단을 손에 쥐었다. 그 부담은 일반 주주에게 돌아간다. 주식이 추가로 발행될수록 그들의 몫은 희석되지만, 발언권은 단 한 표도 늘지 않는다.
앞으로 지켜볼 지점은 분명하다. 저커버그가 C주를 얼마나 매각하는지, 메타가 C주를 추가로 발행하는지, 그리고 그 용도가 현금 조달인지 보상과 인수인지다. C주가 A주에 비해 얼마나 할인되어 거래되는지도 시장의 평가를 보여주는 잣대가 될 것이다. 창업자의 비전에 기대는 대가로 투자자는 얼마만큼의 발언권을 내줄 것인가. 메타 C주는 이 오래된 질문을 시장에 던지고 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