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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업도 '나만 뒤처질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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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경제부 황효주 기자
남들이 잘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급해지는 건 사람만이 아니다. 기업도 뒤처지는 것이 두렵다. 경쟁사가 새 시장에서 성과를 내면 우리만 기회를 놓치는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유통업계가 앞다퉈 뷰티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화장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자체 브랜드를 선보이는 기업도 늘고 있다. 제조업자개발생산(ODM)을 활용하면 연구소나 공장을 직접 갖출 부담을 덜 수 있다. 이미 고객과 판매망을 확보한 기업에는 해볼 만한 사업이다.

뷰티만의 얘기는 아니다. 배송 속도를 높이고 자체 브랜드(PB)를 늘리고 멤버십 혜택을 확대하는 경쟁에서도 비슷한 질문을 던질 수 있다. 고객에게 필요한 것을 찾는 과정인지, 경쟁사에 있는 것이 우리에게도 있어야 한다는 조바심인지다.

그렇다고 ‘할 수 있다’가 곧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은 지난해 발표한 ‘신사업 아이템 발굴의 3대 함정’ 보고서에서 ‘포모(FOMO)’를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남들이 잡는 기회를 놓칠까 두려워하는 심리다. 뒤처질 수 있다는 불안이 기업의 판단까지 흐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확실한 사업만 골라 할 수는 없다. 영국 경제학자 케인스가 말한 야성적 충동도 불확실성을 무릅쓰고 투자에 나서는 힘이다. 계산만으로 기업이 움직이지는 않는다. 다만 무엇을 해낼 수 있다는 기대와 혼자 뒤처질지 모른다는 불안은 다르다.

경계할 것은 사업 확장 자체가 아니다. 경쟁사가 무엇을 하는지 살피느라 정작 고객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묻는 일을 뒤로 미루는 것이다.

소비자는 기업이 새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지갑을 열지 않는다. 제품이 더 나은지, 가격은 합당한지를 따진다. 경쟁사의 성공은 새로운 도전의 계기가 될 수 있어도 소비자가 구매할 이유까지 만들어주지는 못한다. 기업이 정작 두려워해야 할 것은 경쟁사에 뒤처지는 일이 아니라 고객에게 외면받는 일이다.


황효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yojuh@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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