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슈퍼 인텔리전스(SI) 포스' 출범…해킹·탈옥·안보위협 점검, 과잉규제는 경계
이미지 확대보기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이 클레이턴 국가정보국(DNI) 국장을 인공지능(AI) 정책을 총괄하는 이른바 ‘AI 차르’로 낙점하고 백악관의 새 AI 태스크포스를 이끌도록 했다. DNI는 미국 정보기관들을 총괄·조정하는 자리다.
새 조직은 AI가 가져올 위험과 기회를 검토하고 연방정부가 어디까지 관여해야 하는지를 120일 안에 보고할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클레이턴 국장이 ‘슈퍼 인텔리전스 포스(Super Intelligence Force)’라는 이름의 백악관 태스크포스를 이끌게 됐다고 4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AI 대신 ‘슈퍼 인텔리전스(SI)’라는 명칭을 공식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클레이턴 국장은 “대통령은 우리가 슈퍼 인텔리전스에서 선두를 유지하고 미국 국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둘 수 있도록 조직을 구성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AI 경쟁에서 선두에 서지 못할 위험이 크다며 특히 경쟁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미 알려진 위험과 아직 확인되지 않은 위험에 대응하려면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120일 안에 AI 위험·기회와 정부 역할 제시
태스크포스의 핵심 임무는 빠르게 발전하는 AI의 위험과 기회를 분석하고 연방정부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정리하는 것이다.
조직 헌장에는 SI를 이용한 사회적 위협에 대응할 계획을 수립하는 동시에 혁신과 경쟁을 저해하는 과잉규제와 규제 포획을 막도록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AI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침해와 해킹, 이른바 ‘탈옥’ 등 문제를 정부에 알리는 현행 경보·통지 체계도 검토한다.
탈옥은 AI에 설정된 안전장치나 사용 제한을 우회해 원래 허용되지 않은 답변이나 행동을 끌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태스크포스는 기존 법률 아래에서 정부의 대응능력을 높일 방법도 권고할 예정이다.
클레이턴 국장은 현재 법률을 검토하고 의회가 추가로 취할 수 있는 조치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새 조직의 기본 방향은 정부가 AI 기업을 직접 통제하는 방식보다 업계와 협력해 위험관리 체계를 만드는 데 맞춰져 있다.
클레이턴 국장은 금융산업에서 연방준비제도와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업계와 함께 위험관리 모델을 발전시켜온 사례를 언급하면서 AI 분야에서도 대화를 통해 비슷한 체계를 마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 업계 자율규제 유지하면서 정부 감독도 검토
태스크포스 출범은 지난달 29일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주요 AI 기업 경영진을 소집한 직후 이뤄졌다.
당시 회의에는 그렉 브록먼 오픈AI 사장,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이 참석했다.
AI 업계는 모델 개발을 감시하기 위한 내부 통제, 제3자의 외부 모델 평가, 안전관리 상황에 대한 이사회 통보 등을 포함한 자율 원칙에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AI 기술이 산업혁명보다 더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기술 성장을 억누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새 태스크포스도 AI 위험관리의 일차적인 책임을 업계에 두는 기본 방향은 유지할 예정이다.
다만 WSJ은 “태스크포스 출범 자체가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도 AI에 일정 수준의 정부 감독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전했다.
AI가 일자리를 대체할 가능성뿐 아니라 고도화된 사이버 공격과 무기 개발에 악용될 위험을 둘러싼 우려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대한 미국 지역사회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는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등이 AI의 사이버 공격이나 생물학무기 악용 가능성 등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고 WSJ은 전했다.
◇ 국방·인프라·소비자 분야 담당 부의장 3명
태스크포스에는 분야별 역할을 맡는 부의장 3명이 참여한다.
에밀 마이클 미 국방부 연구공학 차관은 AI 기업과의 조율을 맡는다.
스콧 쿠퍼 미 인사관리처장은 주요 기반시설 사업자와 다른 산업계 이해관계자들과의 협력을 담당한다.
앤드루 퍼거슨 연방거래위원회 위원장은 소비자 이해와 종교인, 아동, 개인정보 보호, 언론·표현·결사의 자유와 관련한 문제를 총괄한다.
JD 밴스 부통령,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베선트 재무부 장관, 와일스 비서실장 등도 태스크포스에 참여한다.
외부 인사로는 트럼프 대통령 과학기술자문위원회 공동의장인 벤처투자자 데이비드 삭스와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부 장관을 지낸 콘돌리자 라이스가 참여한다.
라이스 전 장관은 국가안보 분야에 대한 자문을 제공한다.
태스크포스는 120일 동안 활동한 뒤 보고서를 내는 것을 기본으로 하지만 필요하면 활동기간을 연장하거나 일부 기능을 기존 정부기관에 넘길 수 있다.
클레이턴 국장은 새 조직의 목표가 미국의 SI 경쟁 우위를 유지하면서 기술의 위험을 관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WSJ은 AI 업계의 자율규제를 유지하려는 트럼프 행정부가 새 태스크포스를 통해 과잉규제를 피하면서도 정부가 개입해야 할 영역을 구체화하는 작업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