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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대선 D-1…월가, 두 시나리오 대비

룰라·보우소나루 초접전…JP모건, 재정개혁 강도 따라 증시·헤알 경로 갈릴 것으로 분석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왼쪽)과 우파 성향의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브라질 상원의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왼쪽)과 우파 성향의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브라질 상원의원. 사진=로이터

브라질 대통령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월가가 선거 결과에 따른 브라질 주식과 채권, 헤알화의 서로 다른 움직임에 대비하고 있다.

통산 네 번째 대통령 임기에 도전하는 좌파 성향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과 우파 성향의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이 접전을 벌이는 가운데 금융시장의 관심은 차기 정부가 재정건전성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에 쏠리고 있다.

CNBC는 이번 브라질 대선 결과에 따라 브라질 금융시장의 향방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월가 투자기관들의 분석을 3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1차 투표는 4일 실시된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상위 두 후보가 오는 25일로 예정된 결선투표에서 맞붙는다.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후보는 브라질 우파의 상징적 인물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아들이다.

◇월가가 주목하는 핵심은 '재정'

CNBC에 따르면 금융시장이 이번 선거에서 가장 주목하는 변수는 브라질의 재정정책이다.

브라질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현재 81.9%로 룰라 대통령 취임 이후 약 10%포인트 상승했다.

레오나르두 포르투 씨티 브라질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정부부채 비율을 안정시키려면 GDP의 3~3.5%에 해당하는 재정조정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국유자산 민영화와 같은 일회성 조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지속적인 재정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지출 감축이나 증세 모두 쉽지 않은 상황이다.

CNBC에 따르면 브라질 정부 예산의 약 90%는 의무지출이다. 일부는 헌법으로 지출이 규정돼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브라질의 조세부담률은 32%로 중남미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차기 정부가 재정적자를 줄이면서 경제성장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금융시장의 핵심 관심사로 떠올랐다.

◇JP모건, 개혁 시 증시 상승여력 21~41% 추산

JP모건은 향후 정부가 강도 높은 재정·구조개혁을 추진할 경우 브라질 금융시장에 상당한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JP모건은 과거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연금개혁이 시행된 시기를 사례로 들었다.

당시 연금개혁을 통해 남성 65세, 여성 60세의 최저 은퇴연령이 도입됐다. 이전에는 일정 기간 보험료를 납부하면 연령과 관계없이 은퇴가 가능했다.

JP모건에 따르면 개혁이 진행되는 동안 브라질 2년물 국채금리는 한때 4.7% 가까이까지 떨어졌고 주식시장은 130% 상승했다.

JP모건은 향후 비슷한 수준의 개혁이 이뤄질 경우 브라질의 실질금리가 중립 수준인 6%, 명목금리는 10% 수준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 경우 MSCI 브라질 지수의 상승여력을 21~41%로 계산했다.

현재 8.6배 수준인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최고 13.3배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다만 이는 특정 후보의 당선을 전제로 한 확정적인 시장 전망이 아니라 재정개혁이 실제로 강하게 추진된다는 조건을 둔 JP모건의 시나리오 분석이다.

◇헤알화도 정책 경로 따라 전망 엇갈려

외환시장 전망도 두 후보의 정책 방향에 따라 차이가 난다.

JP모건은 룰라 대통령이 승리하는 경우 달러당 헤알화 환율이 5.50헤알,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후보가 승리할 경우 4.90헤알 수준으로 움직일 가능성을 각각 제시했다.

달러·헤알 환율이 낮아진다는 것은 달러 대비 헤알화 가치가 강해진다는 의미다.

JP모건의 이 같은 전망은 보우소나루 후보가 공약한 재정규율 강화와 개혁정책이 실제 시행된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한다.

CNBC는 최근 몇 달 동안 보우소나루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상승하는 시기에 브라질 증시도 함께 오르는 흐름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JP모건은 플라비우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상승한 날 MSCI 브라질 지수가 하루 평균 0.25% 오른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 결과는 기관에 따라 차이가 크고 두 후보가 결선투표에서 접전을 벌이는 조사도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현재 자산가격 움직임을 실제 선거 결과에 대한 확정적 전망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하원 전체·상원 3분의 1도 함께 선출

이번 선거에서는 대통령뿐 아니라 의회의 구성도 금융시장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브라질 하원 전체 의석과 상원 의석의 3분의 1이 이번 선거에서 새로 결정된다.

차기 대통령이 재정개혁을 추진하더라도 의회의 협조를 확보하지 못하면 관련 법안 처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브라질 예산의 대부분이 의무지출로 묶여 있어 재정구조를 바꾸려면 의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글로벌 금융환경도 변수다.

CNBC는 세계 금리가 다시 상승할 경우 브라질을 비롯한 신흥시장 자산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엘니뇨에 따른 농작물 피해 가능성도 농산물 수출 비중이 큰 브라질 경제에는 위험요인으로 꼽혔다.

결국 월가가 이번 브라질 대선을 바라보는 핵심은 어느 후보가 승리할지를 넘어 차기 정부가 재정적자를 얼마나 줄이고 구조개혁을 실제로 추진할 수 있느냐에 맞춰지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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