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호주·일본도 잇단 ‘금리 인상 베팅’…연준만 비둘기 기조 유지하며 금리 격차 축소 가속
이미지 확대보기9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스와프 시장 가격 동향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이 2026년에 금리를 인하하기보다는 인상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도했다.
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9~10일로 예정된 이달 회의에서 금리 인하가 사실상 확실시되고 있다. 연준은 또한 내년에도 최소 두 차례 이상의 추가 금리 인하가 점쳐지고 있다.
FT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호주와 캐나다도 경기 회복에 힘입어 내년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다. 영국 중앙은행(BOE)의 경우에는 내년 여름쯤 금리 인하 사이클이 막바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TD증권의 푸자 쿰라는 유로존, 캐나다, 호주의 중앙은행에 있어 내년이 잠재적 ‘전환점(turning point)’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 “매파들이 더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FT는 이 같은 변화로 미국과 주요국 간 금리 격차가 더 좁혀지는 한편, 달러 약세 압력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달러화는 올해에도 주요 6개 통화 바스켓 대비 8% 넘게 하락했다.
금리가 낮아지면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이 해당 통화를 보유할 유인이 줄어들면서 통화가치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다.
현재 유로존과 일부 주요국의 금리는 해당 국가의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미국보다 낮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관세 충격, 생각보다 '미미'...매파적 기조 확산
FT는 그렇지만 ECB를 포함한 주요 중앙은행들이 성장을 부양하기 위해 금리를 추가로 내릴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전쟁이 당초 예상보다 미국의 교역 상대국에 미치는 악영향이 덜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스와프 시장에서는 현재 유로존 금리가 내년 말까지 평균 0.06%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반영하고 있다. 이는 지난주 후반 기준 0.04%포인트 하락이 예상됐던 것과 대조적이다.
T로우 프라이스의 토마스 비엘라덱 유럽 매크로 전략 책임자는 “글로벌 관세 충격이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완만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점차 매파적인 기조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날 이사벨 슈나벨 ECB 집행이사는 내년 유로존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베팅에 대해 ”상당히 편안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은 매파적 변화로 전날 글로벌 국채 금리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독일 10년물 국채(분트) 금리는 0.07%포인트(7bp) 급등해 2.87%를 기록했다. 다른 유럽 채권시장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났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열리는 미국 연준 회의에서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신호가 나올지 주목하고 있다. 연준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금리를 낮추라는 압박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ING의 크리스 터너는 “연준이 비둘기파적 기조를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해외 주요국의 금리 정책 사이클 전환이 2026년 달러 약세를 유도하는 또 하나의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FT는 유로존의 서비스 물가 등 곳곳에서 확인되는 인플레이션 압력과 예상보다 견고한 경제 지표가 결합되면서, 추가 금리 인하 필요성이 약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캐나다의 경우에도 11월 고용지표가 강하게 나오자 시장은 내년 초 금리 인상 가능성을 일부 반영하기 시작했다.
호주 중앙은행(RBA) 역시 지난주 가계지출이 강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시장은 내년 2월 소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일부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RBA는 이날 금리를 동결하면서도 “더 광범위한 인플레이션 확대 조짐”을 언급했다.
지난해부터 금리를 인상해 온 일본에서는, 이달 초 일본은행 총재의 발언 이후 시장이 2026년 말까지 최소 두 차례(각 0.25%포인트) 추가 인상을 예상하는 분위기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