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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스톤 CEO 누적 보수 51조 원…골드만삭스 넘어선 사모펀드 시대

사모펀드 임원 평균 보수 23억 달러, JP모건·골드만 등 전통 은행의 7배
운용자산 6879조 원 규모…"2008년 금융위기 재현 우려" 경고 나와
월스트리트의 권력 중심이 JP모건체이스와 골드만삭스 같은 전통 투자은행에서 블랙스톤과 아폴로 같은 사모펀드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이미지=빙 이미지 크리에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월스트리트의 권력 중심이 JP모건체이스와 골드만삭스 같은 전통 투자은행에서 블랙스톤과 아폴로 같은 사모펀드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이미지=빙 이미지 크리에이터
월스트리트의 권력 중심이 JP모건체이스와 골드만삭스 같은 전통 투자은행에서 블랙스톤과 아폴로 같은 사모펀드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배런스가 5(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사모펀드 고위 임원들의 평균 보수가 23억 달러(33800억 원)로 전통 은행 임원(33100만 달러, 4870억 원)의 약 7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런스는 급여 컨설팅업체 에퀼라에 의뢰해 JP모건체이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전통 4대 은행과 아폴로, 아레스, 블랙스톤, 블루아울, 칼라일, 해밀턴레인, KKR, TPG 등 상장 사모펀드 8개사 주요 임원의 보수를 비교 분석했다.

슈워츠먼 51조 원으로 1, 전통 은행 평균 보수는 1590억 원 수준


분석 결과 개인별 누적 보수 1위는 블랙스톤 최고경영자(CEO)이자 공동 창업자인 스티브 슈워츠먼으로 350억 달러(515600억 원)를 기록했다. KKR 공동 창업자인 헨리 크래비스와 조지 로버츠가 각각 110억 달러(162000억 원)로 뒤를 이었다.

이들 3명의 창업자를 제외하더라도 사모펀드 임원들의 평균 보수는 10억 달러(1460억 원)를 넘어섰다. 블랙스톤 최고운영책임자(COO) 존 그레이는 76억 달러(111900억 원), 아폴로 CEO 마크 로완은 50억 달러(73600억 원)를 받았다. 전통 은행 임원 가운데는 JP모건체이스 CEO 제이미 다이먼만이 10억 달러를 넘겼다.

중간값으로 비교해도 격차는 뚜렷했다. 전통 은행 임원의 중간 보수는 13300만 달러(1590억 원)였지만, 사모펀드 임원은 37600만 달러(5530억 원, 창업자 제외시 324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운용자산만 6879조 원, 1620조 원 임금 지급


사모펀드 기업들의 시장 영향력도 급속히 커지고 있다. 분석 대상 8개 사모펀드의 시가총액 합계는 4920억 달러(724조 원), 운용자산 총액은 46700억 달러(6879조 원)에 달했다. 이들 기업이 주도하는 사모대출 시장 규모도 15000억 달러(2209조 원)를 넘어섰다.

미국 사모펀드 기업들이 고용한 근로자는 1330만 명으로, 이들의 임금과 복리후생은 11000억 달러(1620조 원)에 이른다. 사모대출 거대 기업인 아폴로는 미국 내 수백개 병원을 소유하고 있으며, 블랙스톤과 KKR은 데이터센터와 수십만개 주거용 부동산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최근 보도를 인용한 배런스는 "골드만삭스 파트너들이 모든 것을 사들이던 시절이 있었지만, 이제는 사모펀드 사람들이 사들이고 있다"는 햄프턴스 지역 부동산 중개인 폴 브레넌의 말을 전했다.

백악관부터 스포츠까지, 사회 전반 영향력 확대


사모펀드의 영향력은 금융을 넘어 사회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칼라일그룹 출신이며,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지명자는 헤지펀드 매니저였다. 스티븐 파인버그 차기 국방부 부장관은 서버러스캐피털매니지먼트 공동 창업자다. JD 밴스 부통령은 벤처캐피털리스트 출신이다.

주 정부 차원에서도 버지니아 주지사 글렌 영킨은 칼라일 공동 CEO 출신이며, 펜실베이니아주 상원의원 데이비드 매코믹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전 CEO.

스포츠 분야에서는 피치북 분석에 따르면 사모펀드가 북미 주요 스포츠 구단 74곳에 투자했으며, 이들의 가치는 2584억 달러(380조 원)에 달한다. 레드버드캐피털파트너스와 아레스 같은 사모펀드 투자자들은 스페인,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의 유명 축구팀에도 투자했다.

대학 재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이비리그를 비롯한 대학 기금들이 사모펀드 투자를 대폭 늘렸으며, 마크 로완과 피터 틸 같은 벤처캐피털리스트, 빌 애크먼과 리언 쿠퍼먼 같은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대학 경영진과 교육과정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재현 가능성 커진다" 경고


전문가들은 사모펀드의 급성장이 금융 시스템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워싱턴대 법학과 앤드루 터크 교수는 영향력 있는 논문 '월스트리트의 재편'에서 사모펀드 기업들이 전통 투자은행보다 재정이 튼튼할 수 있지만, 이들이 운영하는 대출펀드와 증권 중개업무가 "금융 시스템 전체를 흔들 수 있는 위험을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지워싱턴대 법학과 명예교수이자 은행법 전문가인 아서 윌마스 주니어는 "사모펀드 기업들은 규제를 받지 않아서 증권 중개, 대출, 보험 사업으로 마음대로 확장할 수 있었다""이들이 과거 투자은행들을 대체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 역사를 다룬 '파트너십' 저자 찰리 엘리스는 배런스에 보낸 이메일에서 "섀도우 뱅킹은 더 강력한 규제를 받아들이거나, 조만간 하나 이상의 기업이 시장을 뒤흔드는 혼란에 휘말릴 것"이라며 "구체적 시기와 규모는 미리 알 수 없지만, 2008년 리먼브러더스와 베어스턴스 파산 때처럼 금융 시장 전체를 뒤흔드는 심각한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월가 안팎에서는 사모펀드 사업 모델이 지속 가능한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윌마스 교수는 "사모펀드들이 투자금을 회수해 투자자들에게 돌려주려면 투자 기업을 매각해야 하는데, 현재 속도로는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이들은 갚아야 할 막대한 빚을 기한을 계속 늘려가며 버티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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