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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쏘아 올린 전력 전쟁”…월가는 지금 ‘원전·전력망’ 사재기 중

두산에너빌리티 330%·美 오클로 400% 폭등…“2026년에도 주도주”
MS 등 빅테크, 전력 확보에 수백조 원 ‘베팅’…송전망 대기만 5년 ‘병목’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 일본 전체 인구 수요와 맞먹어
인공지능(AI) 기술의 폭발적 성장이 전례 없는 전력 수요를 촉발하며 글로벌 증시에서 원자력 발전이 유일한 대안으로 급부상한 가운데, 노후화된 전력망(Grid)이 AI 혁명의 최대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인공지능(AI) 기술의 폭발적 성장이 전례 없는 전력 수요를 촉발하며 글로벌 증시에서 원자력 발전이 유일한 대안으로 급부상한 가운데, 노후화된 전력망(Grid)이 AI 혁명의 최대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이미지=제미나이3
인공지능(AI) 기술의 폭발적 성장이 전례 없는 전력 수요를 촉발하며 글로벌 증시에서 원자력 발전이 유일한 대안으로 급부상한 가운데, 노후화된 전력망(Grid)AI 혁명의 최대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구루포커스와 매뉴팩처링다이브는 9(현지시각) 월가가 AI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의 해법으로 원자력을 지목하며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지만, 정작 생산된 전기를 보낼 송전망 부족이 심각한 병목 현상을 빚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가 휩쓴 원전 르네상스AI 패권의 열쇠


구루포커스 분석에 따르면 올 들어 블룸버그 원자력 지수는 38% 상승했으며, 관련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5660억 달러(832조 원)나 불어났다. 이는 규제 완화 흐름과 AI 컴퓨팅이 요구하는 막대한 에너지를 충당하려면 원자력이 필수적이라는 시장의 합의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의 두산에너빌리티는 330% 이상 급등했고,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사 오클로(Oklo)400% 가까이 치솟았다. 기존 대형 원전 운영사인 콘스텔레이션 에너지(Constellation Energy)와 비스트라(Vistra) 역시 안정적인 전력 공급원으로 재평가받으며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미국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데이터센터 개발업체들이 향후 25년 동안 3500억 달러(514조 원) 규모의 신규 원전 설비를 필요로 할 것으로 추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원전 건설 가속화 지침에 서명하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원자력을 ‘AI 발전의 미래라고 언급한 점도 투자 심리에 불을 지폈다.

BNP파리바와 NH-아문디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기존 원자로가 24시간 탄소 배출 없는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원전 인프라를 가장 확실한 ‘AI 인프라 대체 투자처로 꼽았다.

데이터센터 전력수요, 일본 경제 전체와 맞먹어


원전 투자 열풍 뒷면에는 전력망 병목이라는 구조적 위기가 도사리고 있다. 매뉴팩처링다이브는 지난달 13일 뉴욕에서 열린 ‘IFS 인더스트리얼 X 언리쉬드행사 내용을 인용해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전력망이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을 집중 조명했다.
사빈 얼링하겐 지멘스 그리드 소프트웨어 CEO는 이날 행사에서 데이터센터 건설이 늘고 자동화 수요가 커지면서 전력망이 AI 혁명의 병목 구간이 될 위험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얼링하겐 CEO“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는 인구 12500만 명 규모인 일본 경제 전체의 수요와 맞먹는 수준이라며 현재 전력망 연결을 위한 대기 시간은 과거 2~3년에서 평균 5년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AI 기업들에 데이터센터 가동을 위해 5년을 기다리라고 한다면 AI 혁명 속도는 현저히 늦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 국전기제조협회(NEMA)는 지난 4월 보고서에서 데이터센터와 운송 전기화 영향으로 2050년까지 전력 수요가 50% 폭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MS, 연간 800억 달러 베팅…가상화 제조 혁명도 가속


빅테크 기업들은 전력망 제약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인프라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대릴 윌리스 MS 에너지 및 자원 산업 부사장은 “2022년 연간 200억 달러(29조 원) 수준이던 데이터센터 인프라 투자액이 현재 800억 달러(117조 원)4배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는 주당 약 15억 달러(2조 원)를 쏟아붓는 규모다.

윌리스 부사장은 단순한 시설 확충을 넘어 물 활용 최적화와 칩 냉각을 위한 마이크로 기술 등 혁신 분야에도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현장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프라사드 사티아볼루 액센츄어 인더스트리 X 아메리카 책임자는 제조업체들이 공장의 물리적 환경을 컴퓨터 속 가상 공간에 똑같이 구현(가상화·Virtualization)하기 위해 인간과 로봇이 협업하는 시스템에 투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전기화(Electrification)’ 흐름은 원전 연료인 우라늄 시장으로도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세계 최대 우라늄 생산국인 카자흐스탄의 국영기업 카자톰프롬 주가는 런던 증시에서 올 들어 63% 상승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2026년을 목전에 둔 지금도 이 흐름이 유효하다고 입을 모은다. 글로벌 자산 배분 전략가들은 과거 골드러시 시대에 금을 캐는 사람보다 곡괭이와 삽을 파는 사람이 돈을 벌었던 것과 같은 이치라며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원전과 전력망 인프라가 AI 시대의 진정한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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