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중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출 승인 발표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의 고성능 인공지능(AI) 칩 ‘H200’에 대한 접근을 자국 내에서 제한할 계획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 구매 사유 제출 요구…공공부문 사용도 금지 가능성
FT가 접촉한 복수의 중국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H200 칩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며 구매자는 “국산 칩으로는 대체가 어렵다”는 사유서를 제출하고 정식 승인을 받아야 할 가능성이 크다.
규제안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공업정보화부는 공공부문에서의 H200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H200은 엔비디아가 개발한 고성능 AI 칩 중 두 번째 세대로 생성형 AI 개발과 대규모 연산에 사용된다. 중국은 미국의 수출 제재 이후 자국 반도체 산업의 독립을 추진해 왔으며 최근에는 자국 칩을 사용하는 데이터센터에 에너지 보조금을 지급하고, 외산 칩 수입에 대한 통관 검사를 강화하는 등의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 트럼프 “조건부 수출 승인”…상원은 반발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협의 끝에 국가안보에 영향을 주지 않는 조건에서 엔비디아의 H200 칩을 중국 내 승인된 고객에게 수출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판매 수익의 25%는 미국에 지불될 것”이라고 덧붙였으나 구체적인 구조는 밝히지 않았다.
엔비디아는 이미 중국 시장 전용 저성능 모델인 ‘H20’을 수출할 수 있도록 승인받았으며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납부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H20 칩의 성능이 자국산 대안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는 이유로 주요 기업들의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 중국 IT 기업들, 해외 우회 활용…의회는 30개월 금지법 발의
한편 미국 상원에서는 H200을 포함한 고성능 칩의 대중국 수출을 30개월간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중국에 칩을 수출하려면 미국 정부의 추가 승인을 받도록 하는 조항도 담겨 있어 트럼프 행정부의 수출 완화 조치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트럼프의 발표와 관련해 “중국은 미중 양국이 협력을 통해 상호 이익과 윈윈 결과를 이루는 것을 일관되게 추구해 왔다”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