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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옴 프로젝트, 부패·노동자 사망·인종차별 등 윤리적 문제 직면

박정한 기자

기사입력 : 2024-09-13 08:20

네옴, 추진 과정에서 잡음 지속.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네옴, 추진 과정에서 잡음 지속. 사진=로이터

사우디아라비아의 2030 비전인 미래도시 프로젝트 ‘네옴’이 심각한 윤리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

11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의 대표적인 개혁 프로그램으로 주목받던 네옴 프로젝트가 부패와 인종차별, 여성 혐오, 노동자 사망 등의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네옴에 글로벌 투자 자금이 모이지 않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가 자체 재정으로만 사업을 추진하다 이 사업 규모를 줄이는 과정에 나온 것으로 사업 추진에 더 큰 어려움을 줄 가능성을 키운다.

실제, 사우디아라비아는 네옴 거대도시 프로젝트에 대한 목표를 축소해, 2030년까지 인구 목표를 150만 명에서 30만 명으로 줄였고, ‘라인’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직선거리 170km의 도시도 2030년까지 2.4km만 완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축소는 사우디아라비아의 2030 비전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WSJ이 입수한 문서, 이메일, 녹음 자료에 따르면, 네옴 프로젝트의 고위 임원들 사이에서 부적절한 행동이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미디어 부서를 운영하는 웨인 보그 전 할리우드 임원의 인종차별적, 여성 혐오적 발언이 도마에 올랐다. 보그는 인도 출신 노동자를 “멍청이들”이라 칭하며, 백인 우월주의적 사고에서 다른 인종을 열등하게 취급했다.

이뿐만 아니라 네옴의 최고경영자 나드미 알 나스르가 직원들에게 욕설을 퍼붓는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또한, 100% 친환경 에너지로 운영하는 미래 신도시 라인 개발을 이끄는 안토니 비베스의 경우, 스페인에서 공공 부정행위로 유죄 판결을 받았음에도 모하메드 왕세자의 지지 하에 계속해서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비베스의 구체적인 혐의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지만, 공직자로서의 윤리와 법을 위반했다고 볼 수 있다. 과거의 유죄 판결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는 점은 프로젝트의 윤리성과 투명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이는 네옴 프로젝트의 근본적인 취지와 배치된다. 네옴은 “최고의 지성과 최고의 인재가 선구적인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는 미래의 땅”을 표방하며 출범했지만, 오히려 불명예스러운 과거와 부적절한 직장 내 행동을 가진 임원들이 활개를 치는 사업 구조가 되고 있다.

그러나, 네옴 프로젝트가 지닌 긍정적 측면도 있다. 이 프로젝트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제 다각화와 혁신적 도시 설계 실험장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100% 재생 에너지 사용, 자율주행 대중교통 시스템, 첨단 물 관리 기술 등은 미래도시 개발에 중요한 통찰을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이 프로젝트는 국제적 협력과 기술 교류의 플랫폼으로서 잠재력을 가진다.

한편, 한국 경제와 기업에도 네옴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는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많은 한국 기업들이 네옴 프로젝트에 참여하거나 참여를 고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태는 프로젝트의 안정성과 윤리성에 대한 재평가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건설, IT,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한국 기업들은 네옴 프로젝트 참여에 따른 위험을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국내 대형 건설사들은 이미 네옴 프로젝트 일부 공사를 수주한 바 있으며, 삼성전자, LG전자 등 IT 기업들도 스마트시티 솔루션 제공을 위해 참여를 검토 중이다. 한화큐셀과 같은 신재생에너지 기업들 역시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 건설에 관심을 보인다.

이들 기업은 프로젝트의 불확실성 증가로 인한 계약 이행 위험, 현지 노동 환경 악화에 따른 평판 위험, 그리고 프로젝트 규모 축소로 인한 수익성 악화 가능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윤리 경영과 ESG 기준을 고려할 때, 네옴 프로젝트 참여가 기업 이미지에 미칠 영향도 신중히 평가해야 한다.

이 문제의 근본적 원인은 급격한 변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윤리적 고려의 부재로 볼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 의존 경제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으려는 노력은 이해할 만하지만, 이 과정에서 기본적 인권과 윤리적 가치가 무시되어서는 안 된다.

네옴 프로젝트의 문제점들은 급격한 경제 개혁과 대규모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제, 국제 사회와 투자자들은 이 메가 프로젝트에 더욱 신중하고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접근할 것이다.

네옴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는 단순히 사우디아라비아의 미래뿐만 아니라, 중동 지역 경제 개혁과 글로벌 투자 환경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사우디아라비아는 이 문제 해결에 진정성을 보여야 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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