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까지 50조 이상 풀리는 토지보상금, '잠자는 부동산시장' 깨우는 뇌관될까

전국의 토지 가격이 8년 9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에 올해 연말과 내년까지 공공주택지구의 토지 보상금 50조 원 이상이 풀릴 전망이어서 '부동산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3일 국토교통부와 부동산개발정보 플랫폼 '지존'에 따르면, 지난 2017년 발표한 주거복지로드맵에 따라 지정된 공공주택지구의 토지 보상금이 오는 10월부터 연말까지 수도권 11곳 사업지구에서 모두 6조 6784억 원 가량 풀릴 예정이다.

이어 내년에도 3기 신도시를 포함해 앞으로 지구 지정될 공공주택지구와 도시개발사업, 산업단지 등 전국에서 대규모 토지보상금 45조 원 규모가 방출될 것으로 지존은 예상했다.

이는 역대 정부 최고치였던 지난 2009년의 34조 8554억 원을 넘어선 최고 수치로 기록될 전망이다.

우선 오는 10월부터 연말까지 토지보상금 지급 대상인 공공주택사업지구 면적은 여의도 면적(2.9㎢)의 2.4배가 넘는 7.23㎢에 이른다.
10월 성남복정1, 2 공공주택지구(65만 5188㎡)가 1조 1200억 원으로 추산되는 토지보상을 시작하는 것을 비롯해 남양주 진접2지구(129만 2388㎡), 의왕월암 지구(52만 4848㎡) 등 모두 5곳에서 토지보상이 시작된다.

11월에는 구리 갈매역세권 공공주택지구(79만 9219㎡), 군포 대야미 지구(62만 2346㎡), 인천 가정2 지구(26만 5882㎡)가 감정평가를 거쳐 각각 토지보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어 과천주암 기업형 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도 지구 지정된 지 3년 5개월 만에 토지보상에 들어간다. 이곳에서 풀리는 보상금 규모는 9000억 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준강남인 과천에서 대규모 토지보상금이 풀리는 것은 지난 2015년 과천지식정보타운 공공주택지구에서 8000억 원 규모의 보상비가 풀린 이후 4년여 만에 처음이다.

12월에는 시흥 거모 공공주택지구(152만 2674㎡)에 토지보상이 이뤄진다. 이 곳은 지난해 12월 지구 지정됐으며, 신혼부부·청년 등 사회활동이 활발한 젊은 계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 신혼희망타운 등 1만 1140가구를 짓는다는 계획이다.

성남 금토 공공주택지구(58만 3581㎡)도 12월부터 1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토지보상금을 푼다는 계획이다. 이 곳은 성남복정 지구와 함께 입지여건이 뛰어나 시장의 관심이 큰 지역으로, 지난 8월 26일 보상계획 공고를 마친 상태로 오는 10월부터 감정평가에 착수한다.

내년에 적용되는 토지 보상금 대상 공공택지 사업지역은 남양주 왕숙1·2지구, 하남 교산, 계양 테크노밸리 등 3기 신도시를 비롯해 검안 역세권, 의정부 우정, 안산 장상, 안산 신길 등이다.

또한 도시공원 일몰제 대책으로 공원부지와 그 연접부지를 활용하는 부천역곡,성남낙생, 고양탄현, 안양매곡 공공주택지구가 10월 지구지정을 거쳐 내년부터 토지보상에 착수한다.

이같은 역대 규모급 토지 보상금 지급을 앞두고 정부가 시중의 유동성을 줄이기 위해 현금이 아닌 대체토지로 보상하는 '대토보상'을 확대하는 한편, 리츠(부동산투자펀드)를 도입할 예정이어서 실제로 부동산시장에 풀리는 토지보상금 규모는 예상치보다 다소 줄어들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신태수 지존 대표는 "현재 대출규제 정책 등 정부의 고강도 수요 억제책으로 현재 집값이 잠잠해진 상태지만 '똘똘한 한 채' 수요 등이 여전한 상태에서 대규모 토지보상금이 투자처를 찾아 수도권지역의 주택과 토지 시장으로 유입되고 1000조 원에 이르는 단기 부동자금이 추격매수를 이어간다면 부동산 가격 연쇄상승의 '불의 고리'가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오은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esta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