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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기차, 유럽서 반값 이하로 폭락… ‘중고차 무덤’ 되나

가격 경쟁력 앞세운 중국산 전기차, 현지 신뢰도 바닥에 ‘잔존가치’ 곤두박질
독일 데이터분석기관 DAT “향후 5년 내 시장 퇴출 우려”… 유럽발 전기차 시장 위기론 확산
수출을 위해 선적 대기 중인 BYD 전기차.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수출을 위해 선적 대기 중인 BYD 전기차. 사진=연합뉴스
유럽 전기차 시장의 ‘게임 체인저’를 꿈꾸던 중국산 브랜드들이 중고차 시장에서 극심한 가치 하락을 겪으며 유럽 자동차 업계의 새로운 뇌관으로 떠올랐다.
최근 유럽 내에서 거래되는 3년 차 중국산 전기차의 잔존가치가 신차 가격의 38% 수준까지 주저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일(현지시각) 프랑스 기술·경제 매체 레 뉘메리크(Les Numériques)와 다수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BYD, MG, 리프모터(Leapmotor) 등 중국 제조사들의 공격적인 저가 공세가 중고차 시장에서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는 단순한 브랜드의 문제가 아니라, 전기차 전반의 가격 불안정과 맞물려 유럽 시장 전체의 신뢰도를 흔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고가 반토막 난 中 전기차, 독일서 ‘잔존가치’ 급락 경고


독일 자동차 업계의 공신력 있는 데이터 제공기관인 DAT(Deutsche Automobil Treuhand)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산 전기차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의 잔존가치가 일반 시장 하락세보다 두 배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독일 중고차 매물 중 중국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1% 미만이지만, 지난 2022년 이후 매물 수는 세 배 가까이 급증했다. 문제는 공급은 늘고 있는데 이를 뒷받침할 수요가 따라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마틴 바이스(Martin Weiss) DAT 수석 분석가는 지난 2일(현지시각) 보고서를 통해 “뛰어난 사양만으로는 부족하다”며 “부품 공급망, 탄탄한 서비스 센터망, 그리고 안정적인 서비스 사후관리(AS) 체계가 확보되지 않는다면 중고차 구매자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DAT의 자체 설문조사에서도 독일 소비자의 절반 가까이가 “향후 5년 내 중국 브랜드 상당수가 유럽 시장에서 철수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신뢰의 위기’ 직면한 리스 업계… 대책 마련 고심


중고차 가치 하락은 리스(Lease)와 렌터카 업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히고 있다. 리스사들은 반납되는 차량의 중고 가치를 예측하기 어려워지자, 중국산 모델 도입 자체를 꺼리거나 높은 위험 프리미엄을 요구하는 추세다.

크리스티안 슈슬러(Christian Schüssler) 아르발(Arval) 독일 법인 관계자는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 뉴스 유럽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산 차량의 낮은 잔존가치는 시장 전체의 신뢰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회사의 바트 베커스(Bart Beckers) 부대표 역시 “예상보다 낮은 중고 시세로 인해 리스 요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러한 흐름은 중국 제조사들이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사용했던 ‘밀어내기식’ 자가 등록과 법인 판매 비중이 중고차 시장에 과잉 공급을 초래했다는 지적과 궤를 같이한다.

전기차 시장 전반의 침체와 ‘테슬라 효과’


중국 브랜드의 몰락은 전기차 시장의 구조적 한계와 맞닿아 있다. 시장 분석기관 인디카타(Indicata) 데이터에 따르면, 영국 시장 기준 3년 차 전기차는 신차가의 38%만을 유지하고 있다. 가솔린(45%)과 하이브리드(51%) 차량과 비교하면 가치 하락 폭이 훨씬 크다.

시장 전문가들은 테슬라(Tesla)가 촉발한 연이은 가격 인하 경쟁이 중고차 시장의 가치 붕괴를 가속화했다고 진단한다. 신차 가격이 내려가면 자연스럽게 기존 중고차의 가격도 동반 하락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 기업 특유의 빠른 모델 교체 주기 또한 독으로 작용한다. 신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기존 모델이 구형으로 전락하는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 중고차 시장에서의 가치 보존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고차 시장은 브랜드의 지속 가능성과 부품 수급의 안정성을 증명하는 ‘지표’와 같다”며 “현재의 가격 낙폭은 유럽 시장이 중국 브랜드를 ‘일회성 소비재’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평가했다.

향후 유럽 리스 시장의 냉랭한 반응이 지속될 경우, 중국산 전기차의 유럽 시장 안착은 상당한 난관에 봉착할 것으로 전망된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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