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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캐나다, '강제노동' 정면충돌… 10% 관세폭탄의 경제학

강제노동 단속 미흡 지목… 캐나다산 제품 10% 추가 관세 위기
미국 주도 공급망 검증 강화 속, 양국 무역 협정(CUSMA) 예외 조항이 변수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사진=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캐나다를 포함한 수십 개국을 상대로 강제노동 규제 미비를 이유로 10% 관세 부과를 예고하며 북미 무역 공급망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캐나다산 제품 대다수가 미·멕시코·캐나다 협정(CUSMA)의 예외 조항으로 인해 실질적인 타격은 피할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이 무역 장벽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강하게 밀어붙이면서 캐나다 경제의 불확실성은 한층 높아진 모습이다.

캐나다 방송사 CBC뉴스의 3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캐나다를 포함한 수십 개국을 강제노동 금지 규정 이행이 부실한 국가 명단에 올렸다.
이번 조치는 미국이 공급망 전반에 걸쳐 강제노동을 원천 배제하려는 강력한 통상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강제노동 타깃 삼은 관세, 美 통상 전략의 실체


미국 무역대표부는 조사 보고서를 통해 캐나다가 자국 내 강제노동 산물을 차단하기 위한 수입 금지 조치를 효과적으로 집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목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해당 국가들로부터 수입되는 제품에 대해 10%에서 최대 1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번 조치는 최근 미국 대법원이 기존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관세 부과를 무효화한 이후 나온 후속 대응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과거 펜타닐 유입 차단 등을 명분으로 IEEPA를 활용해 관세를 부과했으나, 사법부의 제동으로 근거를 잃자 ‘미국 무역법 301조’를 동원해 새로운 압박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미국이 이번에는 강제노동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통상 환경을 자국 중심의 공급망 관리 체제로 완전히 재편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특히 미국 무역대표부가 3월부터 301조에 근거한 조사를 강행한 점은 이번 관세 부과가 일시적인 정치적 수사가 아닌, 정교하게 설계된 무역 규제임을 시사한다.

'CUSMA' 방패막이 있지만… 캐나다의 고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현지시각 3일 의회에서 이번 관세 부과 예고에 대해 "이미 수개월 전부터 예상했던 일"이라며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카니 총리는 "대부분의 캐나다산 제품은 CUSMA 규정을 준수하고 있어 이번 관세의 직접적인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다"며 시장의 우려를 일축했다.

하지만 현지 통상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번 조치가 단순한 관세 부과 이상의 정치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경고한다. 올해 예정된 CUSMA 의무 검토(Review)를 앞두고, 미국이 캐나다의 노동 규제 이행 수준을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2021년 캐나다 내 유통되는 북한산 의류나 중국 신장 지역 토마토 제품에서 강제노동 흔적이 발견되면서 캐나다의 감독 부실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도미닉 르블랑 캐나다 무역부 장관은 미국 측과 CUSMA 재협상 방안을 논의하며, 강제노동 차단을 위한 새로운 국내 규정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통상 압박은 '현재진행형'… 강화되는 북미 공급망 검증


야권은 즉각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마이클 총 캐나다 보수당 외교 담당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정부의 6년간의 안일한 대응이 결국 캐나다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며 강력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관세 위협이 향후 북미 무역 관계에서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강제노동 규제를 통해 자국 시장에 유입되는 중간재와 원자재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함에 따라, 캐나다를 포함한 수출국들은 훨씬 엄격한 공급망 이력 추적과 증빙 자료 제출을 요구받게 될 전망이다.

미국 주도의 이러한 통상 전략은 공급망 내 노동 인권 검증을 무역 거래의 필수 조건으로 격상시켰다. 향후 캐나다가 미국의 통상 규제 체계 안에서 어떤 협상력을 발휘하며 자국 수출 산업을 보호할 수 있을지가 북미 무역 관계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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