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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4 수주 전쟁" 앤스로픽 1조 달러 IPO에 삼성·SK하이닉스 운명 걸렸다

中 딥시크 74억 달러 기습 장전… 배터리·AI 묶은 CATL 역습에 고용량 낸드 비상
지금 반도체 들고 있다면 빅테크 '하드웨어 청구서' 이 지표 하나만 보라
글로벌 인공지능(AI) 패권전쟁이 기술 모델 개발 단계를 넘어 대규모 자본력으로 승부를 가르는 분기점에 진입했다. 미국의 강력한 AI 기업 앤스로픽이 월가 초대형 상장을 위한 주관사 선정에 착수한 가운데, 중국의 대표 AI 스타트업 딥시크는 첫 외부 자금 유치에 성공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 인공지능(AI) 패권전쟁이 기술 모델 개발 단계를 넘어 대규모 자본력으로 승부를 가르는 분기점에 진입했다. 미국의 강력한 AI 기업 앤스로픽이 월가 초대형 상장을 위한 주관사 선정에 착수한 가운데, 중국의 대표 AI 스타트업 딥시크는 첫 외부 자금 유치에 성공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글로벌 인공지능(AI) 패권전쟁이 기술 모델 개발 단계를 넘어 대규모 자본력으로 승부를 가르는 분기점에 진입했다. 미국의 강력한 AI 기업 앤스로픽이 월가 초대형 상장을 위한 주관사 선정에 착수한 가운데, 중국의 대표 AI 스타트업 딥시크는 첫 외부 자금 유치에 성공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3(현지시각) 앤스로픽이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를 기업공개(IPO) 주관사로 선정하고 이르면 오는 10월 상장을 추진한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영국 로이터통신은 딥시크가 텐센트와 CATL 등을 우군으로 확보해 최대 74억 달러(11350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눈앞에 두었다고 전했다. 두 진영의 천문학적인 자본 확충은 미·AI 공급망의 각자도생을 가속하며, 한국 반도체 업계의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고용량 낸드플래시 수출 지형을 근본적으로 뒤흔들 전망이다.

앤스로픽, 수천억 달러 몸값 상장 초읽기… '하드웨어 싹쓸이' 시동


앤스로픽은 수천억 달러 수준의 기업가치를 기반으로 초대형 IPO를 추진하며 오픈AI와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앤스로픽은 이미 비공개로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했으며, 제이피모건체이스도 공동 주관사로 합류해 월가 상장 초읽기에 들어갔다.
자본 확충의 일등 공신은 거대 언어모델 '클로드'의 기업용 시장 안착과 코딩 전용 AI 에이전트의 흥행이다. 특히 지난 2월 출시한 금융 연구 및 법률 자동화 도구가 월가의 선택을 받으며 기업 가치가 급등했다. 미국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앤스로픽의 상장은 기술 스타트업이 자본시장을 통해 독자적인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하는 대전환점"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미국 빅테크의 자금력은 고성능 하드웨어 구매력으로 직결된다. 앤스로픽은 우주기업 스페이스X로부터 매달 125000만 달러(19100억 원) 규모의 AI 연산 용량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는 수십만 개 규모의 엔비디아 GPU가 투입되는 초대형 클러스터 구축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시장이 주목하는 'GPU 출하량 증가=HBM 수요 폭증'이라는 공식에는 숨은 병목이 있다. 엔비디아 칩 주문이 늘어도 TSMC의 첨단 패키징(CoWoS) 슬롯과 인터포저, 테스트 캐파(생산능력)가 막히면 실제 HBM 출하량은 제한된다. 예를 들어 엔비디아가 GPU 주문을 30% 늘려도 TSMCCoWoS 캐파가 10% 증설에 그친다면, 최종 인도량과 HBM 탑재량은 10%에 수렴한다. 이에 따라 향후 실적의 핵심 변수는 TSMC의 패키징 증설 속도와 앰코·ASE 등 글로벌 후공정(OSAT) 업체로의 멀티소싱 여부, 그리고 스팟 가격이 아닌 장기공급계약(LTA) 및 선수금(프리페이) 확보를 통한 계약 구조의 안정성이 될 전망이다.

3파전 치닫는 HBM… 학습·추론 믹스 변화와 낸드 스토리지 압박


메모리 내부 경쟁 구도 역시 복잡해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파전을 넘어 마이크론이 5세대(HBM3E) 및 차세대 공정 진입 속도를 올리면서 가격과 점유율을 흔들고 있다. 이제는 "누가 먼저 양산하는가"보다 빅테크 고객사별 품질 인증(Qualification) 타이밍에 맞춰 "어느 플랫폼에 먼저 탑재되느냐"가 분기 실적 변동성을 결정한다. 현재 구도에서는 HBM 시장 선점 효과를 가진 SK하이닉스가 단기 수혜 강도가 높은 반면, 삼성전자는 후공정·패키징 및 수직계열화를 바탕으로 중장기 반격 여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시에 빅테크 설비투자(CapEx)의 질적 변화도 감지된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거대 모델 개발을 위한 '학습용(대형 클러스터)'에서 서비스 확산을 위한 '추론용(엣지·리전)'으로 이동함에 따라 메모리 믹스가 달라진다. 고성능 학습에는 HBM과 디램(DRAM) 비중이 절대적이지만, 추론과 데이터 레이크 단계에서는 쿼드러플레벨셀(QLC) 기반의 고층 낸드플래시 수요가 시장을 좌우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낸드 업계에 새로운 리스크가 부상했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초거대AI 기업(하이퍼스케일러)들이 자체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컨트롤러와 펌웨어 설비를 직접 설계하는 비중을 늘리고 있다. 이는 단순한 완제품 구매 축소를 의미하며, 한국 낸드 제조사들을 단순 셀 공급처로 강등시켜 평균판매단가(ASP)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배터리·에너지 결집한 중국 딥시크, 장비 규제 뚫을 '우회로' 마련


미국의 자본 공세에 맞서 중국은 민관 합동 형태의 '소버린(자주형) AI' 생태계로 맞불을 놨다. 그동안 외부 투자를 받지 않던 딥시크는 첫 자금 조달 라운드에서 500억 위안(74억 달러)을 유치하며 기업가치를 최대 590억 달러(90조 원)로 끌어올렸다. 창업자 량원펑이 사재 200억 위안(45200억 원)을 출연했고, 텐센트가 100억 위안(22600억 원), 세계 1위 배터리 기업 CATL50억 위안(11300억 원)을 투자해 최대 외부 주주로 올라선다. 넷이즈와 징둥닷컴, 중국 국가 집적회로 산업투자펀드(국가 IC 펀드)도 막바지 투자 조율 중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의 소버린 AI 전략이 현실적인 제약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한다.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등 첨단 반도체 장비의 수입이 막힌 상황에서 중국이 미·중 기술 격차를 좁히기는 쉽지 않다. 대신 현실적인 경로는 성숙 공정 하드웨어와 에너지 효율 최적화, 소프트웨어 스택 튜닝의 결합이다. 미세 공정의 열세를 비용과 전력 효율성, 극단적인 소프트웨어 맞춤화로 보완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중국의 자체 공급망 형성은 단기적으로는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한국 반도체의 대중국 고용량 낸드플래시 및 범용 디램(DRAM) 수출 축소를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배터리 제조사 CATL의 동맹 합류가 핵심 고리로 작용한다. CATL은 최근 AI 데이터센터용 전력 설비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 진출했다. 전력 소비가 막대한 AI 에이전트 구동을 위해 에너지 인프라와 AI 모델을 하나로 묶는 전략이다. 반도체 부족을 전력 최적화로 상쇄하려는 중국식 수직통합의 실체다.

전력·냉각·네트워킹… AI 데이터센터의 숨은 진짜 병목


실제 글로벌 AI 인프라의 최종 병목은 메가와트(MW)급 전력 공급과 전력 효율을 극대화할 냉각 솔루션(액침·수냉), 그리고 데이터 이동을 담당하는 고속 네트워킹 인프라로 옮겨가고 있다. 수만 개의 GPU를 하나의 초거대 컴퓨터로 묶기 위해서는 브로드컴, 마벨, 엔비디아 네트워킹 등이 공급하는 인피니밴드 및 800G·1.6T 에더넷 스위치 같은 고속 인터커넥트 장비가 필수적이다. 네트워킹 기업들의 수주 잔고(백로그)는 클러스터 규모와 메모리 수요를 가늠하는 가장 정확한 선행지표이며, 실제로는 GPU 수보다 스위치 포트 수가 데이터센터 확장의 상한을 결정한다.

하드웨어 청구서의 마지막 장은 전력 인프라가 채우고 있다. 초고압 변압기와 전력반도체(SiC), 그리고 데이터센터 열을 식힐 냉각 시스템 리스크를 해결하지 못하면 아무리 자본을 투입해도 구동이 불가능하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변동성, 미국의 반도체법(CHIPS Act) 보조금 조항과 수출 통제 등의 정책 변수는 소요 비용과 투자금(CAPEX) 회수 기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투자자가 지금 당장 확인해야 할 3가지 체크포인트


국내 투자자들은 글로벌 AI 자본 전면전 속에서 '글로벌 AI 인프라 총투자(Total AI infra spend) 증가율'을 최상위 지표로 삼되,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구글의 설비투자(CapEx) 가이던스, 엔비디아 GPU 납기, TSMC CoWoS 캐파를 핵심 대용지표로 병행 점검해야 한다.

첫째, TSMCCoWoS 캐파 증설 추이와 앤스로픽의 칩 인도 속도다. 엔비디아의 주문량보다 최종 패키징을 거쳐 출하되는 속도가 한국 HBM의 실질 공급량과 단기 실적 안정성을 결정하는 가늠자가 된다.

둘째, 하이퍼스케일러의 자체 SSD 컨트롤러 설계 비중과 QLC 수요다. 빅테크의 자체 칩 설계 확대는 국내 낸드 제조사의 마진을 압박할 수 있으므로, 추론용 고층 낸드 시장 내 커스터마이징 대응력을 확인해야 한다.

셋째, AI 데이터센터용 초고압 변압기와 네트워킹 스위치 수주 잔고다. CATL로 대표되는 에너지·전력 공급망과 브로드컴 등의 고속 인터커넥트 백로그 추이는 반도체 수급 사이클의 고점을 예측하는 가장 확실한 선행지표다.

·AI 경쟁의 본질은 더 이상 모델 성능이 아니라, 전력·패키징·네트워크를 포함한 하드웨어 인프라를 누가 먼저 확보하느냐의 싸움으로 이동하고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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