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후폭풍에 ‘탈달러’ 가속…블룸버그 “트럼프 전략 역풍”
이미지 확대보기미국이 이란 전쟁에 개입한 뒤 글로벌 에너지·무역 질서가 흔들리면서 달러 패권 자체에도 예상치 못한 역풍이 불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9일(현지시각)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달러의 진짜 적은 중국이 아니라 미국 자신의 정책 실수일 수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이란 군사 개입이 오히려 탈달러 움직임을 자극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지난해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달러 패권을 고정시키는 것”을 최우선 목표 가운데 하나로 제시했다며 블룸버그는 이같이 보도했다.
그러나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호르무즈 해협 물류 차질과 유가 급등, 중동 지역 불안이 확대되면서 달러 중심 금융질서에도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 비트코인 결제·中 제재 무시…탈달러 움직임 확산
이란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 통행 안전 보장 명목으로 비트코인을 통한 통행료를 받기 시작했다. 이는 미국 중심 국제결제망을 우회하는 방식이다.
중국 역시 미국의 대이란 제재 압박에 맞서 민간 정유업체들에 미국 제재를 무시하라고 지시하며 달러 중심 질서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이 달러와 금융제재를 지정학적 무기로 적극 활용하면서 신흥국들의 경계심도 커지고 있다.
중국·홍콩·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아·태국 등은 국제결제은행(BIS)과 함께 미국 금융망을 거치지 않는 국제결제 시스템 ‘프로젝트 엠브리지(Project mBridge)’ 구축에 참여하고 있다.
BIS가 주도한 프로젝트 엠브리지는 여러 나라의 중앙은행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디지털 국제결제 시스템이다. 핵심 목표는 미국 달러와 기존 SWIFT 국제송금망 의존도를 줄이고 국가 간 돈 거래를 직접 처리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신흥국 중앙은행들도 금 보유량을 늘리고 달러 비중을 줄이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 중동 동맹 흔들리며 달러 기반도 약화 우려
블룸버그는 미국의 중동 안보 보장이 오랫동안 달러 패권 유지의 핵심 축이었다고 분석했다.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쿠웨이트·UAE 등 걸프 국가들은 미국 안보 지원을 기반으로 석유와 천연가스를 대부분 달러로 거래했고 그 수익을 다시 미국 국채 등 달러 자산에 투자해왔다는 것.
그러나 이란의 드론·미사일 공격이 이어지면서 이런 상호 의존 구조도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웨덴 투자회사 EQT의 페르 프란젠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이제 정말로 달러 자산 비중을 지금처럼 크게 유지해야 하는지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달러 지위가 단기간에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온두라스의 나스리 아스푸라 대통령은 “달러는 수십년 동안 세계 경제를 뒷받침해온 가장 쉬운 거래 통화”라고 평가했다.
신흥시장 투자회사 게이트웨이 파트너스의 V. 샹카르 CEO도 “달러 기축통화 지위는 강력한 경쟁 통화 등장 때문이 아니라 미국이 정책 실수를 반복할 때 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