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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9 운명 걸렸다" 카이사르 800대 폭격… K-방산 유럽 전선 비상

"K-9 맹신하다 위기 직면?" 현대전 생존법 바꾼 '가벼운 대포'의 역설
5.2조 잭팟 카이사르… K-방산 수주전, 'MRO·가성비'로 틀어야 산다
대한민국 방산의 상징인 K-9 자주포의 글로벌 입지가 유례없는 도전에 직면했다. 지난 수십 년간 글로벌 자주포 시장을 호령하던 화력과 장갑의 아성이 차륜형 자주포의 비상에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대한민국 방산의 상징인 K-9 자주포의 글로벌 입지가 유례없는 도전에 직면했다. 지난 수십 년간 글로벌 자주포 시장을 호령하던 화력과 장갑의 아성이 차륜형 자주포의 비상에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지=제미나이3

대한민국 방산의 상징인 K-9 자주포의 글로벌 입지가 유례없는 도전에 직면했다. 지난 수십 년간 글로벌 자주포 시장을 호령하던 화력과 장갑의 아성이 차륜형 자주포의 비상에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차륜형 자주포 '카이사르(CAESAR)'가 현대전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며 유럽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면서 한국 방산 기업들의 전략 수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쏘고 튄다'… 드론 시대가 부른 '가벼운 대포'의 생존학


프랑스 군사 전문 매체 포럼 밀리테르(Forum Militaire)는 지난 10(현지시각) 프랑스 국영 방산기업 KNDS의 카이사르가 최근 전 세계 누적 수출 800, 매출 30억 유로(52200억 원)라는 이정표를 달성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프랑스의 간판 무기인 라팔 전투기에 버금가는 상업적 성공으로 평가받는다.
카이사르의 이 같은 '슈퍼 사이클'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초래한 현대전의 급격한 양상 변화를 정확히 꿰뚫은 결과다. 드론과 대포병 레이더의 비약적인 발달로 과거처럼 육중한 장갑으로 포신을 보호하는 것은 더 이상 생존을 담보하지 못한다.

오히려 적의 탐지망을 피해 순식간에 사격을 마치고 진지를 이탈하는 '슛 앤 스쿠트(Shoot and Scoot)' 능력이 필수적이다. 카이사르는 궤도형인 K-9과 달리 트럭 위에 포를 얹은 차륜형 구조로 기동성을 극대화했다.

방탄 강철 대신 '시간'을 택한 것이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4만 발 이상의 실전 사격을 통해 단 수십 초 만에 전개와 철수가 가능한 민첩성을 입증했다.비용 경쟁력 역시 압도적이다. 카이사르의 대당 가격은 300~400만 유로(52~69억 원) 수준으로, 고사양 궤도형 자주포 대비 절반 이하다. 국방 예산이 한정된 동유럽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줄지어 카이사르를 선택하는 결정적인 이유다.

K-방산, '운용 유지비'라는 새로운 전선… 실용주의에 밀리는 스펙 우위


방산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들이 경계해야 할 가장 치명적인 지점으로 '운용 효율성'을 꼽는다. K-9이 압도적인 화력과 방호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최근 체코(62)와 벨기에(9) 등 전통적인 유럽 시장이 프랑스산으로 기우는 배경에는 '실용주의 노선'이 자리 잡고 있다.

차륜형 자주포는 궤도형보다 유지보수가 훨씬 쉽고 도로 주행 속도가 빨라 전략적 전개가 용이하다. , 전쟁의 장기화와 운용 유지비(MRO) 대란을 겪은 국가들로서는 스펙상 최강보다는 장기적으로 '굴리기 편한' 무기를 선호하게 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방산 기업들도 K-9의 개량형뿐만 아니라 차륜형 자주포 라인업의 수출 경쟁력을 전면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화력의 우위만으로는 빠르게 변하는 글로벌 수주전에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투자자 체크리스트, 방산주 '2의 도약' 판별할 3가지 지표


카이사르의 독주는 한국 방산주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기업 가치 평가 기준을 제시한다. 철갑을 두른 거대 병기가 승리하던 시대는 저물고 있다. 앞으로 투자자들이 반드시 확인해야 할 옥석 가리기 지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차륜형 라인업의 수출 가시성이다. 폴란드 등 대규모 계약 이후 후속 수출지에서 K-9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차륜형 모델의 점유율이 실제 확대되는지 점검해야 한다.

둘째, 유지·보수·정비(MRO) 수익 비중이다. 판매 대수 증가가 실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려면 부품 공급과 정비 등 서비스 부문의 매출 비중이 유의미하게 높아져야 한다.

셋째, 현지 생산 및 기술 이전 유연성이다. 프랑스 KNDS가 유럽 내 협력을 강화하듯, 한국 기업들이 현지 생산 거점을 통해 지정학적 리스크를 얼마나 잘 관리하는지가 관건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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