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첫 소형 원자로 폴란드서 2028년 착공… 2030년대 초 상업 가동 목표
벨기에 원전 국유화·인도 2.8GW 대단지 추진 등 글로벌 ‘원자력 르네상스’ 가속
벨기에 원전 국유화·인도 2.8GW 대단지 추진 등 글로벌 ‘원자력 르네상스’ 가속
이미지 확대보기탄소 중립과 에너지 주권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글로벌 원전 경쟁이 ‘소형화’와 ‘국가 주도’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폴란드가 유럽 최초의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 계획을 확정하며 앞서가는 가운데, 벨기에는 민간 원전의 국유화를 통해 에너지 통제권을 강화하고 있으며 인도는 대규모 원전 단지 건설로 급증하는 전력 수요 대응에 나섰다.
11일(현지시간) 폴란드 WNP와 벨기에 비르고 보도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GE 히타치(GEH)는 폴란드에 차세대 SMR인 'BWRX-300'을 오는 2028년 착공해 2030년대 초반부터 전력을 생산하겠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발표했다.
폴란드, 2028년 SMR 착공… "종이 위 설계도 시대 끝났다"
GE 히타치는 내년 중 폴란드 원자력청(PAA)에 건설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SMR은 모듈형 제작을 통해 건설 기간을 기존 대형 원전 대비 3년가량 단축할 수 있어, 2028년 착공 시 2030년대 초에는 '탄소 없는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이는 국내 SMR 관련 부품주와 시공 능력을 갖춘 건설사에 직접적인 수주 기회로 연결될 전망이다.
벨기에 "원전은 국가 자산"… 비용 부담·폐기물 논란은 숙제
에너지 안보를 위해 시장 논리를 접어두는 국가들도 늘고 있다. 현지 매체인 비르고 보도에 따르면, 벨기에 정부는 지난달 30일 프랑스 에너지 그룹 엔지(Engie)로부터 자국 내 모든 원전 자산을 인수하기 위한 의향서에 서명했다. 사실상의 원전 국유화다.
마티유 비헤 벨기에 에너지부 장관은 "단순한 몰수가 아니라 자산의 순 가치를 지불하는 방식"이라며 에너지 주권 확보 의지를 명확히 했다. 하지만 노후 원전 현대화에 기당 최대 10억 유로(약 1조 7300억 원)가 투입되어야 하고, 방사성 폐기물 처리 비용에 따른 약 30억 유로(약 5조 2100억 원)의 재정 결손 우려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는 원전 산업이 단순한 수익 사업을 넘어 국가 재정 리스크와 직결되는 '안보 자산'임을 시사한다.
인도, 2.8GW급 '원전 대단지' 건설… 8조 6600억 원 시장 열린다
인도 국영 전력기업 NTPC는 비하르주에 총 2.8GW 규모의 원전 건설을 추진하며 '원전 100GW 시대'를 향한 시동을 걸었다. 11일 머니컨트롤 보도를 보면, 700MW급 원자로 4기를 짓는 이 프로젝트의 총 사업비는 5600억 루피(약 8조 6600억 원)로 추산된다.
인도 의회가 지난해 민간의 원전 참여를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가운데, NTPC는 프랑스 EDF 등 글로벌 기업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인 인도의 원전 비중 확대는 한국 원전 업계에 대규모 기자재 수출 및 운영 관리 시장이 열리고 있음을 의미한다.
글로벌 '원자력 르네상스', 韓 공급망·투자자에 보내는 3대 복합 신호
현재 글로벌 원전 시장의 급격한 재편은 한국 경제에 중대한 이정표를 제시한다. 첫째, 폴란드 사례처럼 SMR이 단순 구상을 넘어 실제 건설 단계에 진입함에 따라 관련 공급망(Supply Chain)의 폭발적 성장이 예고된다. 둘째, 벨기에의 국유화 움직임에서 보듯 원전이 에너지 안보를 위한 국가 주도의 공공재로 확실히 자리 잡고 있다. 셋째, 인도를 필두로 신흥국의 거대 원전 시장이 개화하며 대규모 발주가 본격화하고 있다. 이는 국내 SMR 부품사와 기자재 기업들에 향후 10년의 수익을 결정지을 전례 없는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다.
투자자 체크리스트, 무엇을 지켜봐야 하나
글로벌 원전 시장의 격변기 속에서 한국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지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캐나다 BWRX-300 완공 여부다. 2030년으로 예정된 캐나다 실증 노형의 성공적 가동은 폴란드 프로젝트의 확실성을 높이는 가늠자가 된다.
둘째, 벨기에 국유화 최종 계약(10월) 여부다. 정부와 엔지 간의 비용 분담 합의 내용은 향후 유럽 내 노후 원전 수명 연장 모델의 표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셋째, 인도 NTPC 타당성 조사 결과다. 10월 완료 예정인 조사 결과에 따라 8조 원 규모 프로젝트의 구체적 입찰 가이드라인이 드러날 것이다.
원자력은 이제 단순한 발전원이 아니라 국가의 생존과 산업 경쟁력을 결정짓는 전략 물자다. 글로벌 SMR 착공 주기에 맞춘 국내 공급망의 선제적 대응이 향후 10년의 수익을 결정할 것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