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통화감독청, 비트코인·XRP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 은행 보유 전격 승인

암호화폐가 마침내 미국 통화감독청(OCC, Office of the Comptroller of the Currency)의 공식 승인을 받아 미국 은행의 대차대조표에 등재될 수 있게 됐다고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게이프가 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OCC의 결정은 미국 전통 금융 산업에 대한 가장 큰 암호화폐 규제 승인 중 하나로 평가된다.


OCC가 발표한 해석서한 1186호에 따르면, 이제 미국 은행들은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솔라나(SOL), 리플 XRP 등 특정 암호화폐 자산을 운영 목적으로 직접 소유하고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은행은 이러한 암호화폐 자산을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가스 수수료(거래 수수료)를 지불하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지침은 국립은행이 블록체인 기반 결제를 완료하는 데 필요한 암호화폐 자산을 직접 보유하고 사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이는 이더리움이나 솔라나, XRP와 같은 네트워크에서의 거래 지불은 물론, 네이티브 토큰을 수수료로 사용하는 토큰화 플랫폼에도 적용된다. 이제 규제 대상 은행들도 분산형 네트워크에서 거래를 수행하고 검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그동안 규제 대상 은행들은 암호화폐 규제를 둘러싼 불확실성 때문에 대부분 제3자를 통해서만 간접적으로 암호화폐를 취급해왔다. 그러나 이번 OCC 지침을 통해 은행은 거래 결제, 플랫폼 테스트 등 합법적인 운영을 지원하는 데 사용되는 한, 특정 디지털 자산을 직접 취득하고 보유하는 것이 승인됐다. 이는 OCC가 은행-스테이블코인 파트너십을 허용했던 이전 조치에 뒤이은 진전이다.


OCC는 이번 조치가 은행 시스템에 블록체인을 도입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예를 들어, 은행이 토큰화된 서비스 레일이나 스마트 계약 서비스를 테스트할 때, 이제 운영상의 이유로 암호화폐 자산을 자유롭게 보유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움직임은 당국이 암호화폐가 은행업의 미래에 미치는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다만, OCC는 은행들이 관련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암호화폐 사용이 안전하고 건전하게 유지되도록 적절한 내부 통제, 사이버 보호 및 규정 준수 조치를 유지하는 것이 포함된다.
OCC의 이번 발표는 미국 금융 서비스 업계 내 블록체인 활용을 가속화할 새로운 명확성을 제공하며, 최근 CFTC(상품선물거래위원회)와 SEC(증권거래위원회)가 협력해 암호화폐 시장 규칙을 명확히 하려는 계획과 궤를 같이한다. 이는 정부가 업계에 대한 감독 권한을 유지하면서도 블록체인 기술을 수용하려는 의향을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