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삼성 ‘갤럭시 XR’, 애플 비전 프로와 정면 승부…“가격 매력적이지만 완성도는 부족”

가벼운 디자인·제미니 통합 강점…시선·손추적·UI 정확도는 비전 프로에 뒤져
XR 헤드셋 대중화 ‘아직 요원’…차세대 스마트 글래스 향한 과도기적 디딤돌
사진=구글 제미나이를 통한 이미지 생성이미지 확대보기
사진=구글 제미나이를 통한 이미지 생성
삼성전자가 구글과 협력해 개발한 갤럭시 XR(Galaxy XR) 헤드셋이 애플의 비전 프로(Vision Pro)와 아직 작은 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 몰입형 혼합 현실(XR) 헤드셋은 기술적으로 인상적이지만, 부피가 큰 디자인, 높은 가격, 그리고 일부 디자인 상충이 대중적인 인기를 제한하고 있다는 평가라고 18일(현지시각) 더스타가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이들 기기가 궁극적인 목표인 주류 증강 현실(AR) 안경이 자리 잡기 전 아이디어를 탐구하는 중요한 디딤돌이자 캔버스 역할을 한다고 분석한다.

2025년 현재, 소비자들은 여전히 세련되고 가벼운 스마트 글라스(예: 레이밴 메타 글라스)와 몰입형 혼합 현실 헤드셋(예: 메타 퀘스트, 애플 비전 프로, 삼성 갤럭시 XR)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 스마트 글라스는 일상적인 착용이 가능하지만 기능이 제한적이고, XR 헤드셋은 기능이 풍부하지만 외관이 부피가 커서 일상생활에서 착용하기에는 부담스럽다.
애플 CEO 팀 쿡은 비전 프로가 "대중 시장용 제품이 아니다"라고 인정했으며, 이는 주로 3,499달러라는 높은 가격 때문이다. 메타의 500달러짜리 퀘스트 3는 훨씬 저렴하지만 기술 수준도 낮다. 삼성의 1,800달러짜리 갤럭시 XR은 중간 가격대로 비전 프로의 약 절반 수준이다.

비전 프로는 오랫동안 무겁다는 비판을 받아왔으나, 삼성은 갤럭시 XR에 경량 디자인을 우선시했다. 그러나 갤럭시 XR의 고정되고 엄격한 디자인은 침대나 소파에 누워 사용할 때 불편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애플의 업데이트된 스트랩은 머리 뒤와 윗부분에 조절 가능한 패딩이 있어 장시간 사용에도 편안함을 제공한다. 비전 프로는 또한 헤드 스트랩과 라이트 씰 같은 여러 부품이 교체 가능한 반면, 갤럭시 XR은 문제가 생기면 전체 유닛을 수리해야 하는 구조다.

갤럭시 XR은 렌즈 아래와 옆구리에서 주변 시야를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점이 장점이다. 아래를 내려다보면 휴대폰이나 연결된 블루투스 키보드가 명확하게 보여 편리하다.
디스플레이는 모두 고해상도 마이크로 OLED를 사용하지만, 비전 프로는 더 부드러운 120헤르츠(Hz) 주사율로 작동하며, 갤럭시 XR은 72Hz로 제한되어 패스스루 모드에서 지연이나 흐림이 느껴질 수 있다. 비전 프로의 내장 스피커도 갤럭시 XR보다 풍부한 사운드를 제공한다.

두 헤드셋 모두 외부 배터리 팩을 연결해야 작동하며, 유선 환경에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린다. 비전 프로는 정교한 시선 추적 기능을 사용해 원하는 것을 보고 엄지와 검지로 집기만 하면 되는 반면, 갤럭시 XR은 손 추적에 더 의존한다. 갤럭시 XR은 어두운 환경에서 손 추적 인식이 잘 안 되는 문제가 있으며, 가상 키보드 타이핑도 비전 프로가 더 직관적이다.

갤럭시 XR의 안드로이드 XR 운영체제는 애플의 visionOS에서 많은 영감을 받은 것이 분명하며, 부동 앱 그리드, 앱 창 크기 조절 제스처 등이 유사하다. 두 헤드셋 모두 앱을 열고 3D 공간 어디든 배치할 수 있어 몰입감 있는 작업 및 멀티미디어 경험을 제공한다.

그러나 visionOS는 애플이 공간 컴퓨팅에 많은 고민을 기울였음을 보여주며, 더 우아하고 자연스러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애플의 M5 칩은 갤럭시 XR 내부의 퀄컴 스냅드래곤 XR2+ Gen 2 프로세서보다 훨씬 뛰어난 성능을 보이며, 이로 인해 갤럭시 XR은 그래픽 섬세함이 부족하다.
비전 프로는 물리적 공간을 이해하는 데도 더 뛰어나 가상 위젯을 집 곳곳에 배치하고 헤드셋을 끈 후에도 위치를 기억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반면 갤럭시 XR은 창이 원래 위치에서 이동하는 경우가 있으며, 위젯 기능은 아직 제공되지 않는다.

갤럭시 XR의 진정한 강점은 구글 제미니(Gemini) AI와의 깊이 있는 통합이다. 제미니는 헤드셋의 카메라를 통해 주변 세상을 인지하고, 사용자가 보고 있는 것에 대해 더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질문에 답할 수 있다.

하지만 갤럭시 XR의 테더드 디자인 때문에 공공장소에서 사용하기 어려워 제미니의 현실 세계 인식 기능은 주로 집 안에만 국한될 것이다. 이는 구글 AI가 더 작고 슬림한 스마트 글라스를 염두에 두고 개발되었음을 시사한다.

갤럭시 XR은 비전 프로에는 없는 유튜브, 유튜브 TV, 구글 맵, 넷플릭스 등 앱을 기본 제공하여 멀티미디어 측면에서 강점을 보인다. 구글 지도의 몰입형 오버헤드 뷰는 도시를 날아다니는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XR용 넷플릭스는 혼합 현실에 최적화되지 않은 태블릿 앱의 확대판 수준이다. 비전 프로는 웹 브라우저를 통해 이러한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지만, 오프라인 다운로드 같은 기능은 제한된다.

영화 감상은 두 헤드셋 모두에서 훌륭하지만, 갤럭시 XR에는 현재 여행 모드가 없어 움직이는 기차나 비행기 안에서는 사용이 불편하다.

생산성 측면에서 비전 프로는 맥과 연결하여 가상 디스플레이를 활용할 수 있으며, 높은 해상도로 눈의 피로 없이 작업할 수 있다. 삼성도 비슷한 생산성 기능을 제공하지만, 자사 갤럭시 북 노트북에서만 작동하여 활용도가 제한된다.

삼성의 갤럭시 XR은 비전 프로의 약 절반 가격에 개인용 영화관으로서 훌륭한 기능을 제공하며, 구글 지도와 포토 같은 독점 앱, 제미니 AI 통합은 큰 잠재력을 보여준다. 그러나 하드웨어의 미완성된 느낌과 소프트웨어상의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많아 향후 업데이트를 기다리는 것이 좋다.

반면 애플의 비전 프로는 전반적으로 훨씬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고 visionOS는 미래를 엿볼 기회를 제공한다. 하지만 비전 프로의 앱 라이브러리는 여전히 불안정하고, 가격이 너무 높아 부유한 기기 애호가들만이 구매를 고려할 만하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2027년 더 저렴하고 가벼운 비전 프로 버전을 보류하고 스마트 글라스 개발에 집중하고 있어, XR 헤드셋 시장의 대중화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