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오픈AI 등 미국의 주요 IT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는 경쟁에 뛰어들면서 이같은 흐름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8일(현지시각) 분석했다.
이들 IT 업체들이 자체 칩 개발에 나서는 배경에는 엔비디아의 독점적 지위가 있다는 지적이다.
엔비디아는 AI 모델 훈련에 필수적인 GPU 시장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고 현재 시가총액은 4조6000억 달러(약 6730조 원) 규모다.
AI 모델 훈련 비용 역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2016년 이후 훈련 비용이 매년 2.4배씩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고 이같은 추세가 유지되면 2027년 초대형 모델 훈련에 10억 달러(약 1조4630억 원)가 필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로이터는 “이런 비용 압박은 기업들의 자체 칩 개발을 촉진하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고 전했다.
현재 알파벳의 핵심 계열사 구글은 TPU를 활용해 AI 훈련과 추론에 모두 대응하고 있고 아마존, MS, 메타도 각자의 클라우드 플랫폼에 최적화된 ASIC(특정용도 반도체)을 개발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설계는 자체적으로 수행하되 생산은 브로드컴, 마벨, 미디어텍 같은 파운드리 협력사에 맡길 수 있어 진입장벽이 낮다는 점도 확산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AI ASIC 시장은 2028년까지 600억 달러(약 87조78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연평균 성장률은 55% 수준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엔비디아 매출은 3750억 달러(약 548조6000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오픈AI는 최근 브로드컴과 함께 10기가와트 규모의 AI 가속기 칩을 공동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는 데이터센터 1기가와트가 엔비디아 매출 350억 달러(약 512조 원)에 해당한다고 밝힌 바 있어 이번 협력이 엔비디아의 잠재 매출을 상당히 잠식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브로드컴의 ASIC 이익률이 최대 60%에 달해 비용 절감 효과 상당 부분이 제조사로 이전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있다.
구글은 핵심 칩 설계 능력을 자체 확보하면서 후공정과 일부 주변 설계를 미디어텍에 맡겨 연간 약 50억 달러(약 7조3150억 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애플이 아이폰에서 자체 칩을 통해 약 40%의 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는 점은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언급됐다.
다만 성능 격차 문제도 남아 있다. 엔비디아의 최신 블랙웰 GPU는 아마존의 트레이니엄2 칩보다 전력당 성능이 1.9배 높다는 분석이 있어 자체 칩이 성능에서 뒤처질 경우 같은 작업을 위해 더 많은 전력과 장비가 필요해지고 결과적으로 전체 비용이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모건스탠리는 블랙웰 GPU 2만4000개로 구성된 클러스터 구축 비용을 8억5200만 달러(약 1조2465억 원), 연간 감가상각비를 2억1300만 달러(약 3116억 원)로 추산했다. 같은 규모의 구글 TPU 클러스터는 장비 비용이 9900만 달러(약 1448억 원), 연간 감가상각비는 2500만 달러(약 366억 원)로 훨씬 낮다. 다만 성능 차이를 감안하면 단순 비용 비교만으로 우열을 판단하기 어렵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