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러시아와 인도 등 20여개국 정상들에게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에 맞서 ‘질서 있는 다극 세계’를 함께 구축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 다극화 세계 강조한 시진핑
1일(이하 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중국 톈진에서 열린 지역 안보 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상들에게 이같이 호소했다.
시 주석은 정상회의 회의 개막 연설에서 “세계는 격동과 변화를 겪고 있다”며 “자유무역을 지지하고 보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글로벌 거버넌스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각국은 협력의 폭을 넓히고 고유한 강점을 살려 평화와 안정을 위한 공동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회의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의 틀을 빌려 개최된 정상급 회담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이 참석했다. 시 주석은 회의 기간 모디와 양자 회담을 진행했으며 푸틴과는 2일 별도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 전승 80주년 기념 군사 퍼레이드
중국은 이번 정상회의를 제2차 세계대전 종전 80주년 군사 퍼레이드와 연계해 개최하며 자국의 전승국 이미지를 적극 부각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항일전쟁’에서 자신들이 중심적 역할을 했다는 자국의 입장을 강하게 내세우며 미국의 기여를 축소하는 논리를 앞세우고 있다.
특히 올해는 카이로선언과 포츠담선언을 근거로 대만이 중국 영토라는 주장을 재차 강조했다. 시 주석은 과거 연설에서 언급하지 않았던 대만 문제를 이번 기념식과 연계하며 국제사회에 대한 정당성을 부각하려 했다.
◇ 서방과의 갈등 심화
전문가들은 이번 행사가 미국과 동맹국을 겨냥한 대외 메시지라기보다 중국 내 여론 결집과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을 상대로 한 상징적 행보에 더 가깝다고 평가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