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트럼프, 의약품에 '최대 200% 관세' 위협…가격 상승·부족 사태 우려

"국내 생산 확대" 목표…중국·인도 등 해외 제조 의존도 낮추기 총력
소비자, '인플레이션 직격탄' 예상…제약업계 "복잡한 공급망, 쉽게 이전 못 해"
워싱턴 백악관에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워싱턴 백악관에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의약품에 막대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수십 년간 대부분 면세로 미국에 반입됐던 의약품 분야에 대한 전면적인 정책 전환으로, 의약품 가격 상승과 공급 부족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수십 년간 수입 의약품은 대부분 면세로 미국에 들어올 수 있었다. 하지만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미국과 유럽 지도자들은 최근 의약품을 포함한 일부 유럽 상품에 15% 관세율을 포함하는 무역협정을 체결했고, 트럼프는 다른 지역에서 제조된 의약품에 대해 최대 2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트럼프는 미국인들에게 의약품 비용을 낮추겠다고 약속했지만, 엄격한 의약품 관세 부과는 정반대의 위험을 초래한다. 복잡한 공급망을 혼란에 빠뜨리고 값싼 외국산 제네릭 의약품을 미국 시장에서 몰아내며 부족 사태를 야기할 수 있다.

금융서비스 회사 ING의 의료경제학자 디데리크 스타디그는 "관세는 인플레이션 효과로 인해 무엇보다 소비자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며 "약국에서 처방전을 지불할 때 직접적으로, 보험료 인상을 통해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저소득 가구와 노인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수십 년간 제약 제조업체들은 중국과 인도의 비용 절감과 아일랜드, 스위스의 세금 감면 혜택을 활용하기 위해 많은 사업장을 해외로 이전했다. 그 결과 미국의 의약품 및 의료용품 무역 적자는 작년 거의 1500억 달러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가 됐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위기 상황에서 외국에 의존하는 위험성을 부각시켰다. 특히 주요 공급국이 미국의 지정학적 라이벌인 중국인 경우 더욱 그렇다. 지난 4월 행정부는 의약품과 의약품 성분 수입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트럼프는 관세를 1년 또는 1년 반 연기해 기업들이 의약품을 비축하고 제조업을 미국으로 이전할 기회를 주겠다고 말했다. 리어링크 파트너스의 데이비드 리싱거 분석가는 대부분의 제약 제조업체가 이미 의약품 수입을 늘렸으며 미국에서 6개월에서 18개월 사이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많은 분석가들은 트럼프가 200%보다 훨씬 낮은 관세에 만족할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또한 관세 정책에 마진이 낮은 제네릭 의약품 같은 특정 제품에 대한 면제가 포함될지 주목하고 있다.
그럼에도 스타디그는 25% 관세라도 비축량이 줄어들면서 미국 의약품 가격이 점진적으로 10-14%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는 제약 공장을 미국으로 되돌리고 싶어하며 미국산 의약품에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제약회사들도 이미 미국에 투자하고 있다. 스위스 로슈는 지난 4월 미국 사업 확장에 500억 달러 투자를 발표했고, 존슨앤존슨은 향후 4년간 미국 내에서 550억 달러를 지출할 예정이다.

하지만 미국에서 처음부터 제약 공장을 짓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들고 몇 년이 걸릴 수 있다. 또한, 미국에서 건물을 짓는다고 해서 트럼프의 관세로부터 반드시 보호받는 것은 아니다. 의약품에 사용되는 수입 성분에도 세금이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파 성향 미국 행동 포럼의 제이콥 젠슨은 "항생제의 97%, 항바이러스제의 92%, 가장 인기 있는 제네릭 의약품의 83%에는 해외에서 제조된 활성 성분이 하나 이상 포함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