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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오스탈 지분 19.99% 인수 승인 결정 임박…1640억 원 투자로 미국 군함 시장 현실화?

FIRB 결정 이달 중 예정, 오스탈은 호주 정부와 15년 조선 계약 체결해 사업기반 강화
오스탈 조선소의 전경. 사진=글로벌데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오스탈 조선소의 전경. 사진=글로벌데이터
한화그룹의 호주 방산업체 오스탈 지분 19.99% 인수 승인 여부가 이달 중 결정되면서 한국 방산기업의 미국 군함 건조 시장 진출이 현실화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호주파이낸셜리뷰는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한화의 오스탈 지분 승인에 대한 호주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FIRB)의 결정이 이번 주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 FIRB 승인 절차 막바지, 미국은 이미 승인 완료


한화는 지난 3월 오스탈 지분 9.9%를 1억8000만 호주달러(약 1640억 원)에 직접 매입하고,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통해 추가 9.9% 지분의 경제적 권리를 확보했다. 호주 회사법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가 상장기업 지분 10% 이상을 보유하려면 FIRB 승인이 필수다.

짐 차머스 호주 재무장관은 지난 6월 "한화의 오스탈 지분 인수 승인에 4개월이 더 걸릴 수 있다"면서 "심사숙고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차머스 장관은 이번 승인을 "매우 중요하고 민감한 사안"으로 규정하며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강조했다.

한화는 지난 6월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로부터 이미 "해결되지 않은 국가안보 우려가 없다"며 최대 100% 지분 보유까지 가능하다는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호주 정부는 지난달 오스탈을 '국가전략기업'으로 지정하고, 외국인이 20% 이상 지분을 취득할 경우 정부가 자회사 지분을 인수할 수 있는 '콜옵션' 조항을 포함한 방어 조치를 도입했다.

오스탈은 새로 설립한 자회사 '오스탈 디펜스 오스트레일리아'를 통해 호주 내 방산 계약을 전담하는 이중 구조를 구축했다.

◇ 오스탈, 호주 정부와 15년 조선 계약으로 사업기반 확대


한편 오스탈은 사업기반 확대를 위해 호주 정부와 전략적 조선협정(SSA)을 체결했다고 글로벌데이터가 최근 전했다. 이 협정에 따르면 오스탈의 새 자회사인 오스탈 디펜스 조선 오스트레일리아가 서호주 헨더슨에서 2단계 수상 전투함의 주요 조선소로 지정됐다.

주 계약자로서 오스탈 디펜스 오스트레일리아는 설계·건설·조달·테스트와 승인을 담당하며 비용 절감과 효율성 향상을 보장한다. 초기 사업은 호주 육군을 위한 LAND8710 상륙정 중형(LCM) 18척과 상륙정 중형(LCH) 8척 프로그램이다. LCM의 경우 8년간 건조하며 내년 1분기 계약 마무리가 예상되고, LCH는 올해 말까지 계약을 완료할 예정이다.
패디 그레그 오스탈 최고경영자(CEO)는 "SSA 서명은 오스탈 역사상 결정적 순간을 의미하며, 오스탈 디펜스 오스트레일리아를 2단계 수상함의 영연방 조선소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그레그 CEO는 "이 파트너십은 호주의 주권 해군 조선 능력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헨더슨 구역의 역할을 강화한다"고 덧붙였다.

SSA에는 서호주에서 꾸준한 조선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최대 15년 기간이 포함됐다. 성과에 바탕을 둔 '이득 공유-고통 공유 메커니즘'을 특징으로 하는 목표 비용 인센티브 모델을 통합한다. 이 협정은 또한 '주권 있고 탄력 있는 현지 공급망'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하며 영연방이 보유한 '주권 지분'을 통해 지식재산권 관리를 확립한다.

◇ 한국 방산업계 미국 군함 시장 진출 교두보 확보


한화가 19.9% 지분을 확보하면 오스탈의 최대주주로 부상한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최대주주인 타타랑 벤처스의 지분은 17%대로 알려져 있다. 한화는 최대주주 지위를 바탕으로 이사회 진출을 통한 경영 참여를 모색하고 있으며, 이는 오스탈의 지배구조와 전략적 방향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투자가 성사되면 한국 방산기업으로는 최초로 미국 군함 건조에 직간접으로 참여한다. 오스탈은 미국 내 소형 수상함과 군수 지원함 시장에서 40~60%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체 매출의 80%를 미국에서 올리고 있다. 미군 함정을 직접 건조하는 4대 핵심 공급업체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레그 CEO는 "19.9% 지분 보유가 민감한 기술 정보에 대한 접근을 허용하지는 않지만, 다멘이나 미쓰비시중공업 같은 파트너사들에 일부 우려를 야기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오스탈은 현재 네덜란드 다멘과 협력해 중형 상륙정을 건조하고, 일본 미쓰비시중공업과 함께 모가미급 호위함 건조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세계적 방산 분야 투자 급증과 조선업 재건 필요성을 감안할 때 한화의 기술력과 자본이 오스탈 재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의 조선 기술과 오스탈의 미국 시장 접근성이 결합되면 세계 해양 방산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시장에서는 호주 정부의 산업 주권 보호 의지와 한화의 전략적 협력 제안 사이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 주목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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