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이달 중 첫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커졌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준 개입 시도가 중앙은행 내부 의사결정 구도를 흔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리사 쿡 연준 이사를 해임하려 하면서 이달 16~17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WSJ는 지적했다.
◇ 쿡 이사 해임 시도와 법정 공방
트럼프 대통령은 주택담보대출 사기 의혹을 이유로 쿡 이사를 해임하려 했다. 이는 111년 연준 역사상 대통령이 이사를 직접 해임하려 한 첫 사례라고 WSJ는 전했다.
쿡 이사는 즉각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달 29일 워싱턴 연방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심리에서는 쿡 이사가 9월 회의에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을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쿡은 소송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피고로 지목하며 “의장이 나를 배제할 수 없다”는 판결을 요구했다. 연준은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재판부에 조속한 결정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 트럼프 임명자 세력 확산
현재 연준 이사회는 파월 의장과 바이든 행정부가 임명한 이사 2명, 트럼프 임명자 2명, 쿡 이사 등으로 구성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측근 스티븐 미런을 새 이사 후보로 지명했고 상원 은행위원회 인준 청문회는 다음달 4일 열린다. 상원 인준이 신속히 이뤄질 경우 미런은 9월 회의에 참여할 수 있어 트럼프 측 이사가 최소 3명이 된다. 법원이 쿡 해임을 허용하면 트럼프 측이 과반에 가까운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도 커진다.
◇ 금리 인하 규모 놓고 엇갈린 시각
◇ 파월 리더십 시험대
파월 의장은 임기 동안 총 661차례의 정책 표결에서 단 18차례만 반대가 있었던 만큼 내부 합의를 중시해왔다. 그러나 최근 쿡 사태와 트럼프의 압박이 겹치면서 이번 회의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크리슈나 구하 에버코어 ISI 부회장은 “파월 의장은 다가오는 회의를 외부 압력과 제도적 혼란으로부터 최대한 차단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