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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동차 노조, 일본 자동차 관세 인하 협정에 격분...월가만 환호

“1조 5천억 날린 GM vs 할인받은 도요타…트럼프 관세의 뒤통수”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 있는 UAW 연대 하우스 앞의 전미 자동차 노동조합 로고 앞에 휘날리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 있는 UAW 연대 하우스 앞의 전미 자동차 노동조합 로고 앞에 휘날리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자동차와 부품에 25% 관세를 부과한 뒤 미국 자동차업계가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전미자동차노조(UAW)가 일본과의 관세 인하 협정을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3일 일본과 자동차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는 협정을 발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 24(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는 캐나다와 멕시코산 자동차에 여전히 25% 관세를 부과하는 것과 대조된다. 미국 자동차 공장들이 캐나다와 멕시코산 부품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미국산 자동차가 일본 수입차보다 높은 관세를 낼 수 있는 상황이다.

UAW 숀 페인 위원장은 처음에는 트럼프의 25% 관세 부과를 환호했다. 그러나 일본과의 협정에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페인 위원장은 "미국 노동자들이 또다시 뒤처지고 있다""이번 협정은 거래가 아니라 항복"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그는 "이번 협정이 다국계 자동차 제조업체에 승리를 안겨준다""미국산 부품이 거의 없는 일본산 수입차에 미국산 부품이 많이 포함된 북미산 차량보다 낮은 관세를 부과하는 협정은 미국 산업계와 미국 자동차 노동자들에게 불리하다"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 로비 단체도 성명을 통해 비슷한 불만을 표했다. 유럽연합과의 협상이 타결되면 미국산 자동차 수출에도 15%의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다.

◇ 관세 효과 기대와 달라…고용도 줄어


트럼프 대통령의 25% 자동차 관세는 미국 내 자동차 생산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페인 위원장은 이번 주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수입을 줄이거나 관세 비용을 흡수하는 방식을 택했다. 자동차 및 부품 생산직 근로자 고용은 지난 3월 이후 4100명 줄었다.

관세 부과의 여파는 자동차업계 실적에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는 이번 주 2분기 실적에서 관세 때문에 11억 달러(15200억 원)의 타격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UAW 직원들의 이익배분 보너스가 1100달러(150만 원) 삭감된 것과 같다.

스텔란티스는 관세 관련 생산 중단으로 북미 지역 출하량이 급감하면서 올해 상반기에 27억 달러(37300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스텔란티스의 UAW 직원들에게 이익배분 보너스가 지급되지 않을 수 있음을 뜻한다.

◇ 월가는 환영…자동차주 급등

그런데 월스트리트는 일본과의 관세 인하 협정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협정 발표 직후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 주가가 일제히 급등했다. 투자자들은 멕시코산 쉐보레보다 일본산 도요타에 유리한 관세율이 정치적으로 타당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페인 위원장이 이제 일본과의 제조업 격차를 줄이려고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를 철회하도록 행정부에 로비를 할 가능성은 낮다. 그는 북미 다른 지역이 아닌 미국에서 더 많은 자동차를 생산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UAW가 트럼프 대통령의 전반 관세 정책에는 지지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페인 위원장은 지난 3월 성명에서 "수십 년간 노동계급 공동체를 황폐화시킨 자유무역 재앙을 끝내려고 나선 트럼프 행정부를 환영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본과의 선별 협정에는 "유럽이나 한국과의 협정에 대한 틀이 될 수 있어 새로운 멕시코를 만들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보호무역주의는 변덕스러운 은인이라는 월스트리트저널의 분석처럼, UAW는 보호무역주의 자체보다는 노동자 보호 기준을 포함하지 않은 협상에 반대한다는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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