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과학보다 물리과학 분야 선택했을 것"

황 CEO는 중국을 방문 중이던 지난 16일 베이징에서 한 기자로부터 “2025년 오늘 막 대학을 졸업한 22세의 젠슨 황이라면, 같은 야망을 갖고 어떤 분야에 집중하겠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21일(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황 CEO는 “20살 젠슨이라면 소프트웨어 과학보다는 물리과학 분야를 선택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자신이 실제로 20세에 대학을 2년 일찍 졸업했다고 밝혔다.
물리과학은 생명과학과는 달리 비 생명계 시스템을 연구하는 학문 분야로, 물리학, 화학, 천문학, 지구과학 등을 포함한다.
황 CEO는 1984년 오리건주립대에서 전기공학 학사 학위를 받은 뒤, 1992년 스탠퍼드대에서 전기공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황 CEO는 이후 1993년 4월, 엔지니어 동료인 크리스 말라초스키, 커티스 프리엠과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의 한 식당에서 식사하며 엔비디아를 공동 창업했다. 그의 지휘 아래 엔비디아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황 CEO는 구체적인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지만, '물리적 AI(Physical AI)'를 인공지능의 ‘다음 물결’이라 칭하며 강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황 CEO는 지난 4월 워싱턴 D.C.에서 열린 '힐 앤 밸리 포럼(The Hill &Valley Forum)'에서 지난 10~15년간 인공지능이 여러 단계를 거쳐 진화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포럼에서 “현대적인 AI가 대중의 인식을 받기 시작한 것은 약 12~14년 전으로, 알렉스넷(AlexNet)이 등장하며 컴퓨터 비전 분야에서 획기적인 진전을 이뤘던 시기”라고 말했다.
알렉스넷은 2012년 이미지 인식 대회에서 딥러닝 기반으로 이미지 분류 정확도를 크게 끌어올린 AI 모델로, 현대 인공지능 발전의 기폭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황 CEO는 이를 첫 번째 물결인 '지각 AI(Perception AI)'라고 정의했다.
그는 이어 두 번째 물결은 '생성형 AI(Generative AI)'로, 정보의 의미를 이해하고 이를 언어나 이미지, 코드 등 다양한 형태로 변환해 내는 능력을 갖춘 AI라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는 지금 '추론 AI(Reasoning AI)' 시대에 접어들었다”면서 “이제 AI는 정보를 이해하고, 생성하며,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문제를 해결하고 상황을 인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의 인공지능은 단순한 연산을 넘어 논리적 추론을 통해 문제 해결이 가능한 단계에 도달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추론 AI는 일종의 디지털 로봇을 만들어낼 수 있게 한다”면서 “우리는 이를 '에이전틱 AI(Agentic AI)'라고 부른다”고 밝혔다. 황 CEO는 이러한 AI 에이전트는 논리적 사고 능력을 갖춘 디지털 노동자로, 현재 마이크로소프트, 세일즈포스(Salesforce) 등 여러 기술기업이 주력하고 있는 분야라고 덧붙였다.
황 CEO는 이어 “다음 물결은 ‘물리적 AI’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 4월 워싱턴 D.C.에서 열린 포럼에서 “‘물리적 AI’는 물리학의 법칙, 마찰력, 관성, 인과관계 등을 이해해야 가능하다”면서 “사물 영속성(object permanence) 개념처럼 눈에 보이지 않아도 물체가 존재한다는 인식이 AI에게 필요한 시기가 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