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중국 대장정에 올랐다.
16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황 CEO는 중국 전기차는 ‘세계 최고’라고 추켜 세우며 중국 칭송에 열을 올렸다.
그는 아울러 자신의 방중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계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CEO는 또 이번에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수출을 다시 허용한 H20 인공지능(AI) 반도체 성능을 뛰어넘는 반도체를 중국 시장에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그는 사전에 계획한 자사주 일부 매각도 지속했다.
트럼프와 사전 교감?
황 CEO는 자신의 방중이 트럼프 대통령과 사전 교감 속에 이뤄졌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허리펑 부총리를 비롯해 자신이 방중 길에 중국 고위 당국자들을 만나는 것에 대해 트럼프가 경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 트럼프가 엔비디아의 시가총액 4조 달러 달성을 축하했다면서 엔비디아에 미 대통령이 호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황은 트럼프에게 자신이 중국 출장을 간다고 말했고, 트럼프가 이에 대해 “출장 잘 하고 오라”는 덕담도 건넸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 백악관을 찾아 트럼프를 만났다.
트럼프 행정부가 4월 금지했던 H20 반도체 대중 수출을 돌연 푼 것에 대해 미 첨단 기술이 중국 군수산업에 활용될 것이라는 점은 기우라고 미 행정부가 판단했다는 점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
당분간 중국 변수가 엔비디아 실적에 장애물이 될 가능성은 낮다는 점을 시사한다.
한편 대만 출신 미 시민권자인 그는 이날 베이징에서 중국 띄우기에 입이 마를 시간이 없었다.
여전히 현금을 사용하는 미국과 달리 중국은 스마트폰으로 모든 결제가 이뤄진다면서 “여러분들은 첨단 기술에 적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H20 후속작
그는 또 중국에 H20보다 더 높은 성능의 AI 반도체를 수출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H20은 미 행정부의 대중 첨단 AI 반도체 수출 금지를 우회하기 위해 엔비디아가 성능을 일부러 낮춘 반도체다.
그는 H20 반도체 기반인 호퍼 반도체 설계가 여전히 뛰어난 성능을 갖추고는 있지만 앞으로 수년 뒤에는 훨씬 더 나은 기술과 더 뛰어난 반도체가 나올 것이어서 중국에도 H20보다 더 나은 반도체가 공급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은 미 빅테크들이 사용하는 반도체보다 훨씬 성능이 떨어진 H20 반도체로 딥시크의 AI 모델인 R1을 완성해 올해 초 세계를 긴장시켰다.
이와 관련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엔비디아가 기존 블랙웰 RTX프로6000 반도체를 기반으로 하는 중국 수출용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면서 이르면 9월에 출시된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현재 엔비디아 총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시장이면서 동시에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기도 하다.
황 CEO는 중국 AI 반도체 시장이 앞으로 2~3년 안에 5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면서 미국이 AI 반도체 대중 수출을 막으면 엄청난 손실을 초래하는 꼴이 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추가 지분 매각
황은 엔비디아 주가가 사상 최고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보유 지분 일부 매각을 지속하고 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그는 이번에 22만5000주를 더 내다 팔았다. 금액으로는 약 3700만 달러에 이른다.
앞서 지난 3월 황 CEO는올해 엔비디아 보유 지분 가운데 최대 600만주를 매각하겠다고 SEC에 보고했다.
지난달 지분 매각이 시작됐다.
인사이더스코어에 따르면 황 CEO가 올해 매각한 엔비디아 지분 규모는 120만주, 금액으로는 약 1억9000만 달러어치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7억 달러어치 넘는 주식을 매각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