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등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반제품 수출 3배↑… 무관세 국가 '새로운 통로'
中 정부, 고부가가치 제품 집중 위해 '빌릿 수출 제한' 고려… 업계 "수익성 따라 판매"
中 정부, 고부가가치 제품 집중 위해 '빌릿 수출 제한' 고려… 업계 "수익성 따라 판매"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의 기록적인 철강 수출은 지난해 1월 이후 여러 나라에서 38건의 반덤핑 조사가 이루어지는 등 전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최대 무역 상대국인 베트남과 한국은 국내 제조업체들이 값싼 중국산 철강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이에 대응하여 중국 수출업체들은 일반적으로 관세가 적게 부과되는 철강 반제품 블록인 철강 빌릿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중국 해관총서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철강 빌릿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3배 증가한 472만 톤을 기록했으며,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철강 수출량의 거의 10%에 해당한다.
컨설팅 회사 Kallanish Commodities의 토마스 구티에레즈 데이터 책임자는 중국 수출업체들이 관세와 자국 수요 약화로 인해 판매 기회를 찾아야 한다며, 이러한 추세는 지난 가을부터 시작되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빌릿 수출이 수익성이 있을 때마다, 그것들은 수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관 데이터에 따르면, 철강 빌릿의 상위 5개 수출 대상국은 인도네시아, 필리핀, 사우디아라비아, 이탈리아, 튀르키예이다. 이 중 인도네시아, 튀르키예, 사우디아라비아는 일부 철강 완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철강 빌릿에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한국이나 베트남을 포함한 다른 주요 철강 수출 대상국도 마찬가지로 완제품으로 가공된 후 건설 및 제조에 사용되는 빌릿에 대해서는 관세가 없다. Mysteel 애널리스트들은 지난주 메모에서 철강 빌릿과 완제품에 대한 무역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것이 수출의 급속한 성장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수요의 일부는 '환적(transhipment)'에서 비롯된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중국산 빌릿을 수입하여 가공한 다음 유럽과 미국으로 재수출하는 방식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철강 수입에 대한 50% 관세는 국가들이 미국으로 선적하는 것의 수익성을 크게 떨어뜨려 환적 무역의 일부를 교란시켰다.
철강 빌릿이든 완성 철강이든 수출 촉진을 뒷받침하는 것은 취약한 중국 경제와 몇 달 동안 생산량 감축을 미뤄온 타격을 입은 부동산 부문이 생산된 막대한 양의 철강을 흡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빌릿 수출의 급증은 중국 국영 산업 단체인 중국철강협회(CISA)의 경고를 촉발시켰다. CISA는 철강업체들이 대신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하기를 원한다. 지난달 현지 언론에 보도된 성명에 따르면 CISA는 중국철강업계가 고부가가치 철강 제품 수출에 계속 집중할 수 있도록 빌릿 수출을 제한할 것을 정부에 권고했다.
로이터 통신은 중국이 철강 빌릿에 수출세를 부과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으며, 논의가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세금 부과 여부와 그 규모에 대한 세부 사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Mysteel과 Fubao 컨설팅 회사에 따르면 철강 빌릿의 부가가치는 철강 완제품보다 400~500위안(약 7만6000원~9만5000원)이 낮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