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주식 시장 전망을 놓고 비관과 낙관이 엇갈리고 있다.
월스트리트 터줏대감인 골드만삭스와 뱅크 오브 아메리카(BofA)가 8일(현지시각) 스탠더드앤드 푸어스(S&P)500 지수 연말 목표가를 상향 조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 14개국에 8월 1일부터 상호관세를 부과한다는 무역서한을 보낸다고 밝히며 관세전쟁을 재개하기로 했지만 시장이 크게 신경쓰지 않는 가운데 이들의 목표가 상향 조정이 나왔다.
트럼프는 언제나 고비에서는 후퇴한다는 이른바 타코(TACO) 트레이드가 시장 흐름을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스티펠 시장전략가 배리 배니스터가 6일 S&P500 지수가 하반기에는 지금보다 12% 낮은 550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등 비관 전망도 다른 한편에서 강화되고 있다.
비관론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7일 무역서한에서 지난 4월 2일 상호관세율 수준과 크게 차이가 없는 관세율을 예고한 것은 시장의 타코 트레이드와 달리 트럼프가 관세에 진지하다는 것을 뜻한다며 관세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신중한 낙관
BofA 미 주식전략 책임자 사비타 수브라마니안은 8일 분석 노트에서 올해 말 S&P500 지수 예상치를 6300으로 잡았다. 지금보다 고작 1.1% 높은 수준이다.
수브라마니안은 올 3분기 S&P500 지수가 강한 상승세를 지속하게 해줄 촉매를 찾기 어렵다면서 깜짝 기업 실적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트럼프의 감세법은 시장 영향이 제한적이고,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는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고 그는 판단했다.
대신 BofA는 S&P500 지수가 1년 뒤인 내년 이맘때에는 지금보다 6% 높은 6600을 찍을 것으로 기대했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코스틴 주식전략책임자는 앞서 7일 밤 올 들어 네 번째 S&P500 지수 목표가를 상향 조정했다. 연말목표가를 6400으로 제시했다.
코스틴 역시 내년 전망이 더 낙관적이었다. 1년 뒤 S&P500 지수가 지금보다 11% 높은 6900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했다.
트럼프는 정말 관세 원한다
그러나 시장이 트럼프의 관세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위험하다는 경고도 잇따르고 있다.
시장이 오판하고 있다는 것이다.
파이퍼샌들러의 미 정책 리서치 책임자 앤디 라피에리에르는 7일 분석노트에서 트럼프가 놀랍도록 투명하다면서 그는 역대 그 어떤 대통령보다 자신의 대선 공약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라피에리에느는 7일 트럼프가 무역서한을 보내면서 4월 2일 발표한 상호관세율과 크게 다르지 않은 관세율을 통보한 것은 그가 정말로 대규모 관세를 원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에서는 4월 2일 상호관세 발표와 이후 90일 유예, 무역 협상으로 관세와 관련한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미 과거의 일이라고 판단하고 있지만 트럼프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강조했다.
UBS는 미국의 실효관세율이 시장이 예상하는 10%를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UBS는 가중평균을 토대로 한 관세율은 이미 16%에 이른다면서 4월 2일 상호관세율이 부활하면 21% 수준으로 뛸 것이라고 예상했다.
레이먼드 제임스도 비관적이다.
에드 밀스 정책 애널리스트는 트럼프의 10% 기본관세율은 말 그대로 출발점이지 천장이 아니라면서 영국과 베트남의 사례에서 보듯 이보다 낮은 관세율로 무역합의에 이르기는 어렵다고 못 박았다.
영국은 자동차 품목 관세를 면제받지 못한 채 10% 기본관세율에 합의했고, 베트남은 20% 관세율에 합의했다.
울프 리서치의 스테파니 로스는 트럼프 관세가 현실이 되면서 미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상방 위험을 안게 됐지만 투자자들은 이를 무시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로스는 관세로 인플레이션이 뛰거나 관세를 흡수한 기업들의 순익 마진이 낮아질 수 있다면서 어쩌면 기업들이 관세충격 일부만 흡수하면서 물가상승과 마진 축소가 병행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는 단기적으로 주식 시장에 악재가 될 수 있다고 그는 경고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