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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스 美 부통령, 미·중 무역전쟁 격화 속 인도 모디 총리 회담 예정

90일간 유예된 對인도 관세 문제와 양국 무역 확대 방안 논의 계획
부통령 아내의 인도 배경이 양국 관계 강화의 '소프트 파워'로 작용할 듯
관세, 무역, 지정학적 긴장이 주요 논의 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J.D. 밴스 미국 부통령(왼쪽)이 뉴델리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날 예정이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관세, 무역, 지정학적 긴장이 주요 논의 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J.D. 밴스 미국 부통령(왼쪽)이 뉴델리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날 예정이다. 사진=로이터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인도를 방문해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주요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만남에서는 최근 발표된 미국의 '호혜적' 관세 정책과 인도·태평양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등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라고 18일(현지 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아시아가 보도했다.
밴스 부통령은 부통령 취임 후 첫 인도 방문을 위해 인도계 미국인이자 힌두교도인 아내 우샤, 세 자녀와 함께 4일간 일정으로 인도를 찾는다. 그는 14일 뉴델리에서 모디 총리와 회담한 후 타지마할이 있는 아그라와 '핑크 시티'로 불리는 자이푸르를 방문할 예정이다.

이번 방문은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4월 2일 인도 수출품에 대해 27%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가 90일간 유예한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다. 이는 미국이 중국에 대해 최대 245%의 관세를 부과하는 등 미·중 무역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시점이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뉴델리에 있는 비베카난다 국제재단의 프레르나 간디 부연구원은 "관세 혼란 속에서 밴스 부통령의 방문 시기는 트럼프 행정부가 아시아 거대 기업 중 하나를 끌어들임으로써 스스로를 전략적 독불장군이자 협상가로 묘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다른 거대 기업에 대한 압박을 두 배로 늘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분석했다.
인도 외무부 대변인 란디르 자이스왈은 17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회담이 "인도와 미국 간의 모든 양자 문제를 다룰 것"이라면서 "관세 문제와 관련해 우리는 현재 진행 중인 양자 무역 협정에 대한 회담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타결될 수 있도록 미국 정부와 지속적인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국은 지난 2월 모디 총리의 워싱턴 방문 당시 무역 규모를 현재의 2000억 달러에서 2030년까지 5000억 달러로 확대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또한 가을까지 무역 협정의 '첫 번째 트랜치'를 협상할 계획이며, 인도 언론에 따르면 첫 단계에서는 상품 거래가, 이후 단계에서는 제조 기술 이전 등의 주제가 다뤄질 전망이다.

UAE BITS 필라니 두바이 캠퍼스의 샴샤드 아흐마드 칸 국제관계학 교수는 "이번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 이후 미국과 인도 지도부 간 첫 대면 회담이기 때문에 인도는 관세 문제를 제기할 기회를 확실히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칸 교수는 미국의 관세가 인도와 미국의 관계를 억제하고 향후 5년간 무역량을 두 배 이상 늘리겠다는 양국의 약속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도는 약한 경제적 관계가 강력한 전략적 유대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 양보를 모색해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밴스 부통령의 방문은 그의 아내 우샤의 인도 배경으로 인해 양국 간 문화적 연결을 강화하는 '소프트 파워'로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간디 부연구원은 "밴스 부통령은 전임자에 비해 명료한 지도자로 인정받고 있지만, 그의 강한 보수적 성향과 트럼프 의제에 대한 확고한 충성심 또한 비판을 불러일으켰다"고 평가하면서도 부통령 부부의 인도 방문이 양국 관계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경제 이슈 외에도 전략적 협력이 중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도는 미국·일본·호주와 함께 '쿼드(Quad)'의 회원국으로서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포용적인 인도·태평양"을 추구하고 있다. 이는 이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한 공동 전선으로 해석된다.

칸 교수는 "밴스 부통령의 인도 방문은 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면서 인도는 이 지역에서 중국의 공세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워싱턴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모디 총리와 밴스 부통령은 지난 2월 모디 총리의 미국 방문 당시 발표된 국방 및 에너지 안보 분야의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한 진전 상황도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동 상황과 같은 지역 안보 이슈도 회담 의제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경제 이슈가 지정학적 관계보다 더 중요해진 만큼, 이번 밴스-모디 회담에서도 무역과 관세 문제가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국이 이 회담을 통해 관세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그리고 이것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전략적 협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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