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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왜 일본 증시를 가장 강타했나?

거래 시간대·매크로 헤지펀드 영향·엔화 강세 3대 요인이 도쿄 시장 취약성 노출
유럽 투자자 2월 7740억엔 순매도..."도쿄는 아시아에서 가장 숏하기 쉬운 시장"
2025년 4월 4일 일본 도쿄의 증권사 밖에서 닛케이 평균 주가를 보여주는 주식 시세 게시판을 보행자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4월 4일 일본 도쿄의 증권사 밖에서 닛케이 평균 주가를 보여주는 주식 시세 게시판을 보행자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동맹국과 적국을 가리지 않고 관세를 부과한 이후 일본 증시가 아시아 시장 중에서도 특히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도쿄 시장의 독특한 특성 때문으로 분석한다고 7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일본 증시의 약세 원인으로 거래 시간대, 매크로 헤지펀드 거래, 엔화 강세 등 세 가지 주요 요인을 꼽고 있다. 이러한 도쿄 시장의 변동성은 외국 자금의 움직임에 대한 민감성과 국내 투자자 육성의 중요성을 부각시킨다.

트럼프 대통령이 '해방의 날'로 명명한 관세 발표 이후 일본 증시는 급락했다. 오사카 거래소의 닛케이 선물은 3일 한때 6.6% 하락했으며, 닛케이 평균주가는 장중 1,600포인트(4.5%) 이상 떨어져 8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가는 4일에 이어 7일 오전에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는 같은 기간 한국 코스피의 2.7% 하락, 홍콩 항셍지수의 2.4% 하락, 싱가포르 스트레이츠 타임스 지수의 1.3% 하락과 비교할 때 두드러진 폭이다. 다우존스 산업지수가 4.1% 하락한 반면, 런던의 FTSE 100 지수는 2% 미만의 하락에 그쳤다.
"우리가 종종 농담하는 것처럼, 도쿄는 항상 뺨을 얻어맞고 있다"고 마쓰이 증권의 선임 시장 분석가인 구보타 토모이치로는 말했다.

도쿄가 특히 취약한 첫 번째 이유는 그것이 글로벌 거래일에 열리는 첫 번째 주요 주식 시장이라는 점이다. 주말 동안의 사태 진전과 백악관의 밤샘 발표에 가장 먼저 반응하게 된다. 트럼프의 관세 발표가 예정보다 한 시간 늦어져 미국 거래 시간을 벗어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도쿄 시장에서는 항상 불확실성이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도카이 도쿄 인텔리전스 연구소의 료타로 사와다 선임 애널리스트는 설명했다.

두 번째 요인은 유럽 매크로 헤지펀드의 영향력이다. 사와다는 이들이 "최악의 상황을 예상하고 매도하고 있다"며 "도쿄는 그들의 마음대로 휘둘리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거래소 에 따르면, 지난 2월 유럽 투자자들은 일본 주식을 7740억 엔(약 53억 달러) 이상 순매도했는데, 이는 북미 투자자들의 거의 6배에 달하는 수치다.
"일본은 이 시간대에서 가장 유동성이 풍부하고 숏하기 쉬운 시장"이라고 UBP 인베스트먼츠의 주하이르 칸 선임 펀드 매니저는 설명했다. "아시아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글로벌 매크로 투자자들이 있을 때, 일본이 바로 그들이 이용하는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노무라증권의 스다 요시타카 크로스에셋 전략가는 트럼프의 관세 발표 시점에 매크로 헤지펀드들이 일본 주식에 대해 상당한 숏 포지션을 갖고 있지 않았던 상황에서 부과금이 예상보다 높았기 때문에 시장이 더 큰 충격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지난주까지 유럽과 미국 매크로 헤지펀드의 일본 주식 숏 포지션은 지난 여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최근 이틀간 "매크로 펀드는 순 숏 포지션을 확대했다"고 그는 밝혔다.

세 번째 요인은 최근 엔화의 절상이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일본 경제에서 엔화 강세는 해외 구매자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의미해 수출업체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 지난주 일본 엔화는 달러 대비 144.54를 기록하며 6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에서는 많은 기업들이 미국 달러로 사업을 하고 있다. 엔화 강세는 투자자들이 일본 자동차 및 전자 회사의 주식을 매각하도록 압박했다"고 구보타는 설명했다. 일본 자동차 제조업 협회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의 최대 시장으로 수출의 30%를 차지했다.

미쓰이 스미토모 DS 자산 관리의 이치카와 마사히로 수석 시장 전략가는 "이는 일본 주식 시장이 매도 가능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때때로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자유롭고 개방된 시장이기 때문에 "외국인 자금 유입과 유출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이치카와는 일본의 수출 중심 산업 구조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비과세 투자 프로그램인 일본 개인 저축 계좌(NISA)와 같은 이니셔티브를 통한 젊은 투자자 기반 확대가 시장 역학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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