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인텔은 사모펀드와 전략적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알테라 지분 매각을 제안했다. 인텔은 알테라의 가치를 약 170억 달러(약 22조7000억 원)로 평가하고 있으며, 최소 수십억 달러의 자금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인텔은 2015년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 전문 업체인 알테라를 167억 달러에 인수했다. 하지만 이후 알테라 사업은 시장 점유율 하락과 주가 급락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
FPGA란 필드 프로그래머블 게이트 어레이(Field-Programmable Gate Array) 라고도 불리는데, 용도에 맞게 회로를 변경할 수 있는 반도체다. 쉽게 말해, 하드웨어를 소프트웨어처럼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반도체다.
"알테라 매각, 인텔의 미래 전략 수정 의미…반도체 제조 집중"
이번 매각 추진은 인텔의 미래 전략 수정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알테라 사업을 인텔의 미래 핵심 사업으로 꼽았다. 하지만 최근 반도체 시장 경쟁 심화와 실적 부진에 직면하면서 알테라 지분 매각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고, 핵심 사업인 반도체 제조에 집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알테라 지분 매각은 투자자들의 신뢰 회복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인텔 주가는 올해 들어 엔비디아 등 경쟁사에 밀려 50% 가까이 하락했다. 알테라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반도체 제조 경쟁력을 강화하고, 투자자들에게 미래 성장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퀄컴, 알테라 인수 관심…반도체 시장 재편 가능성도
한편, 퀄컴도 알테라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퀄컴이 알테라를 인수할 경우, 반도체 시장에 상당한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 다만, 이 거래는 규제 당국의 엄격한 심사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인텔은 알테라 지분 매각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외신들은 매각 협상이 진행 중이며,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텔의 승부수 통할까…뼈를 깎는 노력 필요할 것"
인텔의 알테라 지분 매각은 반도체 시장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생존을 위한 승부수로 해석된다. 하지만 알테라 매각만으로는 인텔의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 인텔은 핵심 사업인 CPU 경쟁력 강화, 파운드리 사업 확대 등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회복해야 할 것이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