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간 팔리세이드 원전, 폐쇄 4년 만에 재가동… 빅테크 SMR에 천문학적 자금 투입
AI 전력난 해소가 목표… 현대건설·두산 등 한국 기업 ‘글로벌 원전 파운드리’ 부상
경제성·러시아산 연료 의존도가 변수… 2030년 상업 운전 성패가 ‘핵 르네상스’ 가늠자
AI 전력난 해소가 목표… 현대건설·두산 등 한국 기업 ‘글로벌 원전 파운드리’ 부상
경제성·러시아산 연료 의존도가 변수… 2030년 상업 운전 성패가 ‘핵 르네상스’ 가늠자
이미지 확대보기멈춰 선 원전의 부활과 빅테크의 베팅
미국 에너지 시장의 판도가 급변하고 있다. 지난 2022년 경제성 부족을 이유로 가동을 멈췄던 미시간주 팔리세이드 핵발전소가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플로리다 소재 에너지 기업 홀텍 인터내셔널(Holtec International)은 기존 800메가와트(MW)급 원자로를 재가동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는 2031년까지 부지 내에 300MW급 SMR 2기를 추가로 건설해 전력을 공급한다는 계획을 확정했다.
이러한 ‘원전 회귀’ 흐름을 주도하는 세력은 정부가 아닌 실리콘밸리의 빅테크 기업들이다. 24시간 가동해야 하는 데이터센터 특성상, 태양광이나 풍력 등 날씨에 의존하는 간헐적 에너지원만으로는 전력 수급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구글은 카이로스 파워와 500MW 규모 전력 구매 계약을 체결했고, 아마존과 메타 역시 엑스에너지(X-energy)와 오클로(Oklo) 등 유망 SMR 스타트업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며 안정적 무탄소 전력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K-원전’의 기회
익명을 요구한 원전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원천 설계 기술과 한국의 정밀 제조 능력이 결합한 이상적 형태”라며 “한국이 단순한 부품 공급처를 넘어 글로벌 SMR 파운드리(위탁 생산)의 거점 역할을 수행하며 제2의 원전 수출 붐을 준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과거 대형 원전 중심이던 수출 전략이 차세대 모듈형 원전으로 다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비용 폭증과 연료 수급의 덫
하지만 낙관론 이면에는 해결해야 할 난제가 산적해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경제성’이다. 에드윈 라이먼 참여과학자연대(UCS) 핵발전 안전국장은 “SMR은 여전히 사치품”이라며 “초기 건설 비용을 낮춘다는 명분과 달리, 실제 생산 전력 단가는 재생에너지나 천연가스보다 훨씬 비쌀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미국 SMR 선두 주자였던 뉴스케일 파워는 앞서 지난 2023년, 건설비 폭등과 전력 수요처 미확보로 아이다호 프로젝트를 전면 백지화한 바 있다.
연료 수급 문제 또한 치명적인 약점이다. 차세대 SMR 가동에는 고순도저농축우라늄(HALEU)이 필수적인데, 현재 이 연료의 글로벌 공급망은 러시아가 독점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자국 내 공급망 구축을 서두르고 있지만, 러시아 의존도를 단기간에 해소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앨리슨 맥팔레인 전 미 핵규제위원회(NRC) 의장은 “기술을 충분히 입증하기도 전에 시장에 내놓는 격”이라며 성급한 상용화에 우려를 표했다.
2030년, 성공과 실패의 분수령
트럼프 행정부는 규제 완화와 막대한 예산 지원을 앞세워 원전 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 에너지부는 최근 홀텍에 8억 달러(약 1조 1720억 원) 규모의 자금 지원을 승인하며 정책적 의지를 재확인했다. 리안 바라 미 에너지부 부차관보는 “첨단 원자로 배치는 정부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반면 규제 완화가 안전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도 거세다. SMR이 에너지 시장의 ‘판도를 바꿀 변수’가 될지, 한낱 ‘신기루’로 끝날지는 실제 상업 운전이 시작되는 2030년경 판가름 날 것이다. 마이클 크레이그 미시간대 교수는 “SMR은 잠재력이 크지만, 실제 건설 현장은 훨씬 복잡하고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내 인허가 과정의 지연 가능성과 경제성 확보 여부를 냉정하게 주시해야 한다. 막연한 테마성 기대감보다는 기업들의 구체적인 수주 실적과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확인하는 안목이 필수적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